신규원전 반대 시민행동, 311시간 이어진다

[인터뷰] 녹색당 창준위 하승수 사무책임자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3월 11일을 생각하며 신규 원전에 반대하는 311시간 시민행동이 12월 26일 오후 12시부터 광화문 사거리에서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 12월 2일부터 매일 오후 12시 광화문 사거리에서 신규 원전 부지 선정에 반대하며 녹색당 창당준비위원회 사무책임자 하승수 씨가 1인 시위를 벌여왔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지난 12월 23일 삼척과 영덕에 신규 원전 부지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신규 원전을 반대하는 시민사회 진영은 전국적인 반대운동을 벌이는 중이다. 311시간 시민행동 역시 이중 하나로 1인 시위, 시민참여행동, 문화프로그램 등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매일 12시부터 1시간씩 1인 시위를 해온 하승수 씨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기사제휴=가톨릭뉴스 지금여기)

기자: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터진 지 1년도 안 됐는데, 정부에서 신규 원전 부지 선정을 발표했다.
하승수: 후쿠시마 때문에 잠깐 보류하고 있다가 소위 말하는 핵마피아, 원자력마피아라고 하는 집단에서 국민 관심도 식은 거 같고, 밀어붙여도 되겠다고 판단해서 발표한 것 같다. 연말연시에 하면 그냥 넘어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
결국 경제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밀어붙이는 것이다. 원자력발전소 한 기가 3조 원에서 5조 원 정도의 공사다. 관련된 기업이나 각종 이익집단들에 엄청난 이권이라 할 수 있는데, 그것을 포기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하승수 씨는 “311시간 시민행동에 녹색당 창준위뿐만 아니라 관심 있는 모든 분의 참여를 환영한다”고 말한다.
기자: 이번 정부의 결정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가?
하승수: 원자력과 관련된 정책 결정이 우리나라에서는 정치권에서 이루어진다기보다는 원자력발전과 관련 있는 전문가와 이익집단들이 사실상 주도하는 것이 문제다. 대통령이나 고위 정치인들은 어떻게 보면 그냥 거기에 편승하는 것이다. 그러한 이해관계로 정책이 결정되기 때문에 수십 년 동안 원자력 발전이 확대됐다. 한 번도 원자력발전이 정치적으로 쟁점화된 적이 없다.

정치에서 쟁점화가 된다는 건 유권자들도 참여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미 FTA 같으면 FTA에 찬성하는 사람들, 반대하는 사람들 목소리를 낸다. 그런데 원자력은 그런 적이 없다. 그래서 소수 집단에 의해서 모든 결정이 내려졌다.

이 중대한 문제가 선거에서 쟁점이 되지 못하고 정책화되지도 못해 유권자들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상태로 밀실에서 결정되어 왔다는 것이다. 이제는 원자력발전에 반대하는 단체나 저희같이 녹색당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정치 쟁점화를 시켜서 유권자들이 핵발전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투표에도 영향을 미치도록 할 것이다.

기자: 정치 쟁점화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승수: 우선 많이 알려야 한다. 지금 하는 1인 시위와 311시간 시민행동도 그 일환이다. 시민의 관심이 상당히 호의적이다. 광화문 사거리가 통행량이 많아서 하루에 500명에서 1,000명은 이 피켓을 보는 것 같다. 차량도 500대는 넘기 때문에 작게나마 알리는 효과가 있다. 또 이런 상징적인 행동을 하고 있어야만 누군가는 관심을 두고 이 문제에 대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볼 것이기 때문에 1인 시위는 계속할 것이다.

시위 말고도 인터넷 방송을 통해 토크쇼를 진행 중이다. 핵발전 문제에 대해서 시민이 접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책은 좀 나와 있는데, 책을 보는 사람들이 요즘 많지 않다. 결국에는 동영상이나 방송을 통해서 진실을 알려야 하는 건데, 동영상이나 방송을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인터넷 방송이라서 <닥치기 전 탈핵> 방송을 시작했다. 이런 시도를 통해서 사람들이 원자력에 대해서 쉽게 알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4회를 방송했고, 저희는 계속 이 이야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계속 이어질 것이다.

기자: 시민들이 오해하는 것이 있다면?
하승수: 어떤 분은 전기도 안 쓰느냐고 물어본다. 버스 기사 아저씨가 그런 말씀을 하는 것을 들었다. 그런 분들에게는 최대한 설명하려고 하는데, 우리가 원자력 발전을 중단한다고 해서 전기를 못 쓰는 것이 아니다. 지금도 전기의 31%를 핵발전소를 통해서 공급받지만, 사 실은 독일도 우리 같은 상황에서 원자력을 점진적으로 중단해나가기로 했다. 다른 재생가 능에너지로 대체해나가고 전기 소비를 줄여나가면 원자력발전을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마치 원자력 발전을 안 하면 전기를 못 쓸 것처럼 왜곡된 인식을 많이 가지고 있다. 정부의 선전 때문인 것 같다. 그런 게 안타깝다. 워낙 잘못된 인식이 많이 심어져 있어서 진실을 계속 알려나가야 할 것 같다.

기자: 녹색당 창당을 준비하는 이유는?
하승수: 미래는 지금과 같은 소비와 성장 중심으로는 사회가 유지될 수 없다고 본다. 결국에는 우리가 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고 성장제일주의, 소비제일주의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데, 그런 성찰을 담아내고 있는, 철학을 가진 정당은 녹색당밖에 없다고 본다. 그래서 녹색당이 한국에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핵발전 같은 문제만 하더라도 가장 열심히 싸우고 대안을 제시하는 곳은 결국 녹색당이기 때문에 녹색당을 한국에서 꼭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발기인대회를 10월 30일에 했고, 지금 당원을 모집하는 단계다. 우리나라 정당법에 따르면 5개 이상 시도에서 1천 명 이상씩 당원을 모아야 한다. 굉장히 정당을 만들기 어렵게 만들어놨는데, 어쨌든 그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 당원 확대를 추진 중이다. 당원 확대를 하면서도 저희가 원래 하려고 했던 탈핵 운동이나 우리 사회에 녹색 대안을 만드는 활동도 같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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