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처가 육아휴직 기간은 근무 경력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법제처는 지난해 말,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도서관 1급 정사서 자격 취득 요건과 관련한 유권해석 의뢰를 받았다. 1급 정사서 자격을 취득할 시, 근무경력에 육아휴직 기간을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에 따라 법제처는 작년 12월 20일, 법학교수와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법령해석심의위원회를 열고, ‘육아휴직기간은 근무경력에 포함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동계를 비롯한 정당, 시민사회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이며, 저출산 심화를 부추길 수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남녀고용평등법애 따르면, 육아휴직을 이유로 근로자에게 불합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며 육아휴직기간을 근속기간에 포함시키고 있다.
민주노총은 12일, 논평을 발표하고 “이번 결정은 무엇보다 법에 반하는 위법적인 해석이며, 더욱이 누구보다 법의 취지를 잘 헤아려야 할 법제처가 그런 해석을 내린 것은 근시안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정부가 최근 출산율을 제고하기 위해 육아휴직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취해온 만큼, 법제처의 유권해석은 정부의 기존방침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법제처의 이번 유권해석은 철회돼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역시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가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고, 국회 차원에서도 여성 뿐 아니라 남성들에게 육아휴직을 장려하기 위한 각종 법안들이 상정돼 있다”며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이번 법제처의 유권해석은 이러한 사회적 요구를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또한 한국노총은 “법제처가 이번 유권해석을 즉각 철회하지 않을 시, 한국노총 뿐만 아니라 범여성, 노동, 시민사회의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보통합당도 논평을 내고 법제처가 대한민국 여성인권시계를 거꾸로 돌리려 한다며 반발했다. 진보통합당은 “법제처의 유권해석은 결국 육아휴직 억제정책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법제처가 법을 어기면서까지 육아휴직을 억제하려한다면, 복지국가로 가는 길에 여성들을 배제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이에 대해 법제처는 이번 유권해석이 도서관법과 도서관법 시행령 상의 자격제도인 ‘정사서’에 국한된 것으로, 남녀고용평등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이후 다른 직종의 육아휴직 제한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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