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창출?...‘특별법’ 제정 돼야”

민주노총, 정부 ‘장시간 근로개선 계획’ 실행방향 제안

지난 1월 24일, 정부가 장시간 근로개선 계획을 발표하면서 장시간 노동관행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노사정위원회 근로시간업종개선위원회가 지난 31일, 현행 26개의 근로시간특례업종을 10개로 대폭 축소하는 공익위원안을 채택함으로써 노동계는 장시간노동 근절과 일 가정 양립 등에 일정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하고 나섰다.

하지만 노동계는 이후 정부의 계획 추진 과정이 실제로는 수치 늘리기에 치우친 전시행정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또한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킨다는 근로기준법 개정만으로는 다수의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에게까지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때문에 민주노총은 2월 1일, 브리핑을 통해 실 노동시간 단축과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주문하고 나섰다. 근로기준법 개정만으로는 대기업 노동자 외의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실 노동시간 단축을 이끌어내기에 한계가 있는 만큼, 강력한 의지와 제도의 뒷받침으로 노동시간 단축 및 일자리 창출 방안의 실효성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특별법’ 제정해야

김미정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지금 한국의 노동시간 구조는 복잡하고 비정상적이며, 고용 형태 또한 비정규직, 사내하청 등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사업장이 많아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김 국장은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특별법 제정으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사업장을 포괄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법적 강제 혹은 촉진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취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1년 8월 기준, 사업체 규모별 임금노동자 규모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 노동자의 비율은 11.2%인 반면, 299인 미만의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는 88.7%에 달한다. 때문에 이번 정부의 장시간 노동개선 방침이 대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다수의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에 대한 장시간 노동개선 방안도 제시돼야 한다는 주장역시 제기돼 왔다.

뿐만 아니라 현재의 노동시장이 비정규직, 사내하청, 간접고용, 특수고용 등 다양한 노동형태가 혼재하고 있는 만큼, 근로기준법 적용 예외 사업장에 대한 특단의 법적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한 민주노총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역시, 질적 실천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장치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특별법 입법 세부 내용으로 △2017년까지 연간 노동시간을 1,800시간으로 단축 △1인 이상 사업 또는 사업장, 즉 5인 미만 사업 또는 사업장에 예외 없이 적용 △노,사,정 동수가 참여하는 노동시간단축위원회를 구성해 ‘전사회적 노동시간단축 계획’을 종합적으로 수립, 시행 △산업별 노동시간단축위원회 구성 및 협약체결 촉진 △국가 차원의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 계획 마련 △노동시간 상한제와 휴식권 개념 명확히 규정 △노동시간 단축을 이유로 한 납품단가 저하와 포괄산정임금제 금지, 임금체계 합리적 개편 등 생활수준 저하 없는 노동시간 단축 △소득보전기금 설치 등을 포함시켰다.

근로시간특례업종, ‘보건업’은 여전히 포함
특례업종 포함 안 돼는 건설사는 ‘근로기준법’ 사각지대


또한 민주노총은 특별법 제정은 근로기준법 개정 및 노동부의 행정해석 폐지와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장노동에 대한 노동부의 행정해석 등 노동시간 단축의 취지와 충돌하는 내용을 우선 폐기하고, 제도의 허점이 없도록 특별법 제정으로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김 정책국장은 “정부의 장시간 노동 개선 추진과 관련, 1차적으로 노동부의 행정해석을 폐기하고 유연노동시간제 추진을 중단함과 동시에 특수건강진단 대상 확대, 기획감독 실시, 시간제일자리 확산 중단, 장시간 노동 개선 지원 마련, 특별법 방식의 노동시간단축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근로시간 특례제도 정비 역시 특별법 제정과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로시간 특례제도가 장시간, 저임금 노동을 가능하게 하는 기형적이고 불합리한 제도인 만큼, 폐지를 원칙으로 경과규정을 주어 근기법의 노동시간 규제 특례업종을 대폭 축소,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2008년 사업체 노동실태 현황에 따르면, 사업체의 54.5%, 노동자의 37.9%가 특례업종에 해당되는 등 과도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노사정위원회가 31일 공익위원안으로 채택한 근로시간특례업종 축소 방안 역시 사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방침에서, 보건업을 비롯한 10개 업종은 종전대로 근로시간 특례업종으로 유지한다고 밝혀 ‘특례업종’ 포함 기준에 대한 논란도 발생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보건업의 경우 24시간 3교대 근무제 운영과 응급상황에 대비한 시스템이 항상 가동되고 있어 실제 응급상황으로 인한 연장근로 발생은 극히 드물다”며 “오히려 보건업에서 발생하는 연장근로는 인력부족, 인수인계, 환자 입퇴원 처리시스템 등이 주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근로시간 특례대상 업종이라는 이유로 병원 측에서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는 폐혜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보건의료노조는 “노사정위원회와 고용노동부가 보건업에서의 장시간 노동실태가 어떤지, 원인이 무엇인지,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 지, 근로시간 특례조항이 어떻게 악용되고 있는지 실태를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보건업을 근로시간 특례업종으로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례업종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실제로는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서 장시간 노동 구조를 강요당하는 건설현장에 대한 대책마련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건설노조는 “건설사 국내 건설현장 직원의 연 노동시간은 최소 2,900시간이며, 해외 건설현장 직원 연 노동시간은 최소 3,100시간”이라며 “정부는 건설업을 논외로 추진하고 있는 근로시간 단축 정책이 의도적인지, 현황 파악 부실인지 밝히고 즉각 건설현장 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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