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주의 논란은 지난 1월 30일 경기도 구리와 하남의 예비후보 국민참여경선이 통합진보당 중앙선관위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해 선거 당일 새벽에 중단을 통보하면서 분출됐다. 당원이 아닌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한 투표인데다 이미 선거인단으로 신청한 각 가정에 30일부터 선거를 진행한다는 투표안내문이 배달되는 상황에서 선관위가 당일 오전 8시께 투표가 연기됐다는 문자만 한통 보낸 일이 발생한 것이다.
투표용지에 ‘기권’ 기표란을 넣기 위해 투표용지를 다시 제작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이 과정에서 선관위 결정과 각 선본에 공지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까지 나왔고, 선거 연기 문제가 공동대표단에 보고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공정성 시비는 더 확대됐다. 이번 일은 공정한 선거 업무를 담당해야할 통합진보당 중앙선관위까지 특정 정파에 휘둘린다는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 |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국민참여경선이 갑자기 연기되자 두 지역의 일부 후보와 당원들은 이날 저녁 중앙당 항의방문을 진행하고, 진상규명과 중앙선관위 위원장과 경기도당 선관위원장 등의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당원들은 구 민주노동당 당권파 계열의 특정 후보에게 국민참여경선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선관위가 투표 당일 날 투표용지에 ‘기권’기표란이 있는 투표용지 제작을 명분으로 내세워 투표를 연기했다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실제 구리의 경우 당권자 350명 중 민주노동당 계열이 210명, 국민참여당 계열이 90명, 통합연대 계열이 50명 정도 된다. 민주노동당 계열이 당원 투표에선 월등하게 유리하지만 선거인단 투표는 상황이 반대였다. 선거인단 신청자 2,160명 중 통합연대 계열 후보가 구리에서 20여년 넘게 지역 활동을 기반으로 1,000여 명이 넘는 선거인단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국민참여경선은 선거가 갑자기 연기돼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하남 지역에선 집단입당을 통한 당비 대납 문제도 불거져 패권에 의한 선거의 공정성 문제는 더욱 커졌다.
사태가 커지자 백현종 통합진보당 중선관위 위원장은 31일 “사실관계를 파악한 결과 하남·구리지역의 선거 연기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나 경기도당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식회의를 통해 결정된 것이 아님을 확인했다”며 “중선관위 위원장은 일련의 모든 상황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필요한 조치들을 취하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관련 지역 선거본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단순히 패권주의 문제가 아니”라며 “선거인단에 등록한 일반 유권자들은 통합진보당과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분들로 지역에서 가장 열성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엑기스 같은 분들인데 엄청난 실망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그는 “당원들이야 대충 문자로 연락이 가도 그런가 하겠지만, 어렵게 모은 선거인단에게 당의 신뢰를 상실했다”며 “어떤 분들은 ‘공당이 이렇게 허술 하느냐’고도 하고, 내부 내용을 눈치 챈 분들은 ‘가장 깨끗한 정당인 줄 알았는데 불합리한 이유로 선거가 연기 됐다’고 욕하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곳의 선거인단 모집 과정은 각 후보자들이 당원이 아닌 시민을 대상으로 선거인단을 모아 제출하는 형태였다. 해당 시에 투표소가 한 곳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선거인단에 등록한다는 것은 통합진보당과 후보에 대한 상당한 지지가 있어야 가능하다. 선거인단 모으기도 어렵지만 선거인단이 직접 투표를 하러 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 상황에서 선관위 결정은 통합진보당 자체에 대한 나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강력한 지지층 이라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이라 민주당과의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이나 본선에 돌입하면 조직력에 힘을 보탤 수도 있는 이들에게 신뢰를 잃은 것이다.
정성희, “특정정파의 무능과 패권이 통합진보당을 망치고 있다”
이렇게 중선관위의 공정성까지 패권주의에 얽혀들면서 구 민주노동당 당시 비당권파 쪽 당원들도 당권파 세력에 대해 패권주의가 통합진보당을 망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서는 형국이다.
정성희 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특정정파의 무능과 패권이 통합진보당을 망치고 있다”며 “특정정파의 패권놀음으로 몇몇 지역구 후보조정이 난항을 거듭해 당의 심각한 균열이 예상된다”고 썼다. 정성희 전 최고위원은 또 “'통합정신 최우선', '합리적이고 적절한 후보 평가'라는 전국운영위의 결정 취지, 후보 본인들이 따르겠다는 약속에 기초한 중앙 후보조정위원회의 권고와 공동대표단의 절절한 호소가 깡그리 무시되고 있다”며 “더 나아가 특정정파 입김이 작용하는 당 중앙선관위의 비상식적 여론조사방식 고집으로 후보경선의 왜곡, 파행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중앙당 지도부 존재 않는 무정부 상태
이런 일련의 상황은 유시민 공동대표의 당무 중단으로 갈등이 밖으로 표출됐다. 유시민 대표는 지난 1월 26일 저녁부터 당대표 업무를 중단했고, 30일 공동대표단 회의도 참석하지 않아 대표단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유시민 대표는 2월 1일 새벽 통합진보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당무 중단 배경을 두고 “후보경선 규칙과 관련한 불만 때문이라는 일부 보도는 부분적으로 사실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문제의 핵심은 아니”라며 “ 당의 통합과 총선 승리를 저해하는 여러 일들이 당 안팎에서 일어나고 있음에도 현실 앞에서 너무나 심각한 무력감을 느꼈기 때문이며, 우리 당은 중앙당 지도부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무정부상태”라고 직접 적었다.
유시민 대표는 “경기도 지역(구리, 하남) 후보경선에 어처구니없는 혼돈을 일으켰던 1월 30일 밤의 사건은, 벌써 일주일 전부터 그와 유사한 혼란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징후를 알았다”며 “미리 막아보려고 애썼지만, 이런 저의 우려를 전달조차 할 수 없었다”고 구리와 하남 참여경선 연기를 직접 거론했다.
유 대표는 이어 “어떤 분들은 '특정 정파의 횡포'를 거론하지만 저는 이런 진단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차라리 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정파가 있기라도 하다면 그 '특정정파'와 대화하고 교섭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만 지금 우리당은 누구도 전체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 가운데 개별적 애당심과 개별적 신념, 개별적 이익이 상황을 지배하는 일종의 '무정부상태'”라고 말했다.
유시민 대표의 이 같은 진단은 구 민주노동당 당권파 쪽인 이정희 대표와 합의 조정을 한 후에 후보조정과 경선규칙 등에 대표단의 권고를 내려도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 상태를 염두에 둔 것이다.
유시민 대표는 이미 1월 26일 대표단 회의에서도 이런 심정을 언론에 공개적으로 드러낸 바 있지만 곧이어 진행된 경기도당 선거 중단 건으로 패권주의에 의한 무정부적 상태는 더욱 확대 된 것이다.
유시민 대표의 이런 반응을 두고 구 민주노동당 비당권파였던 김창희 통합진보당 남양주시 예비후보는 “3개당이 통합할 때부터 ‘참여당 쪽이 당권파의 패권주의 문제를 바로 알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 였다”며 “유시민 대표가 민주노동당과 연애를 할 때는 좋아서 결혼까지 했지만 결혼을 해보니 속았다는 것을 이제야 안 것 같다. 사랑과 결혼은 다르다”고 말했다.
김창희 예비후보는 “통합진보당 지지율도 안 나오는 상황에서 패권주의가 옛날에도 당을 망쳤고, 지금도 당을 망치고, 앞으로도 더욱 망칠 것”이라고 밝혔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