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주민들 극도의 불안, 심리적 상처”...마을 공동체 깨져

[인터뷰] 강정마을에서 미술심리치료봉사 현성숙 한양대 겸임교수

“찬성이든, 반대든 강정마을 주민분들 모두가 이 싸움이 끝나고 나서도 평화롭게, 반목 없이 지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현성숙 한양대 겸임교수는 지난 2월부터 강정마을에서 미술치료 봉사를 하고 있다. 강정마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페이스북 친구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보고 마음을 먹었다. 쌍용자동차 투쟁 이후 19명의 노동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지켜보고 이곳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현성숙 한양대 겸임교수.

지금까지 어떻게 진행해왔는지

처음 페이스북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지난 2월에 처음 강정마을에 왔다. 3박4일 정도 상황을 알아보기 위한 답사를 한 후, 매주 화요일 강정마을을 찾아와서 치료 봉사를 하고 있다.

주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여기 주민분들이 접근이 어려운 면이 좀 있다. 지나치면서 저를 볼때면 “저 아파요, 치료해주세요” 그러는데 막상 찾아오는 사람은 잘 없다. 섬이란 특수성과 4.3이란 역사적 배경 때문에 그런지 외지인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 같더라. 그래서 지금은 주민분들을 대상으로 상황을 알 수 있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주민분들과 친해지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주민들 외에 이곳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오신 활동가 분들의 심리치료도 함께하고 있다. 일주일에 3, 4명 정도의 활동가들을 만난다.

상황은 어떤가

예상대로 심리적으로 많은 상처를 안고들 있다. 특히 활동가들은 불안하고, 긴장된 상태에서 오랜 시간 노출되어 있어서 우울증 정도가 심해 치료를 받아야 하는 수준인 분들도 있다. 매일 사이렌이 울고, 연행되는 상황에서 극도의 불안과, 긴장 속에 노출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주민들도 현재까지 받은 걸로는 활동가들과 별로 다른 것이 없다. 불안지수, 우울지수, 예민지수가 치료를 받아야 하는 수준이다. 지금은 싸우고 있는 중이라 표출 되지 않지만 싸움이 끝나면 문제가 될 것이다.

  8일, 경찰과 주민들간 충돌 이후, 한 마을 주민이 경찰에 항의 하고 있다.

특별한 사례가 있나

이름을 밝힌 순 없지만 한 사람은 밤에 홀로 남으면 환청에 시달리고, 갑작스런 공포가 엄습해와 힘들다고 하더라. 지금 당장은 물리적 지원이 다급하지만, 심리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들도 만나봤나

힘들다.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더 예민한 부분이 있어서, 쉽게 접근할 수 없다. 강정초등학교가 있어서 접촉해볼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어른들은 이 싸움에서 아이들을 열외시키려고 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래도 아이들도 충분히 이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심리적 상처를 받았을거다. 일단 계획은 예방적 차원에서 놀이의 개념으로 아이들을 만나보려고 한다. 프로그램안에서 녹아둘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일단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조사를 끝내고, 집단심리치료를 실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4월까지는 실태조사를 하는데 주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문제는 저 혼자서 이렇게 해서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는 거다. 제 바람은 제주도에 계시는 분들 중에도 저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분들이 있을텐데, 그 분들과 함께 이 일을 했으면 하는거다. 일주일에 한 번 내려오는 것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다.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평화는 싸움 이후에도 이어져야 한다. 찬성이든 반대든 상관없이 이 마을 주민들이 싸움 이후에도 반목 없이 평화롭게 지낼 수 있기를 바란다. 또, 활동가들 개인의 행복도 중요하다. 싸움이 끝나고 그들이 불행해지면 그것도 옳지 않다.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활동가, 주민, 가족 세 측면에서 반드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해야 진정으로 평화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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