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희망버스 참가 김세균 교수 징계 착수

서울대 법인화 이후 교과부의 전례없는 교수 징계...대학당국은 수수방관

한진중공업 파업 사태 당시 ‘희망버스’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김세균 교수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했다. 그동안 서울대학교 교원에 관한 징계는 학교 당국이 진행하였으나 교과부가 직접 징계위원회를 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부산지방검찰청은 지난 해 김세균 교수를 포함한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약식기소 했으며 법원은 김세균 교수에게 가납벌과금 200만원을 납부하라고 통보했다. 검찰은 이를 교과부에 알렸고 이후 교과부는 김세균 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김세균 교수는 지난 주 법원으로부터 벌금납부 약식명령서를 받았으며 이번 주 정식재판을 신청한 상태다. 김세균 교수는 <참세상>과의 전화통화에서 “벌금을 내는 것은 죄를 인정하는 것이기에 수긍하지 않고 정식재판을 신청했다. 또한 더 큰 문제는 서울대 법인화 이후 교원들에 대한 징계를 교과부에서 직접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며 “학교측이 교과부로부터 교원 징계 등에 관한 포괄적 위임을 받도록 총장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대학 당시 서울대학교의 교원은 공무원 신분이었지만 교원의 징계 등에 관해선 교과부가 학교당국에게 위임해 온 사항이었다. 그러나 서울대학교가 법인화 과정을 거치면서 일부 교원들은 법인교원으로 신분을 전환했고, 일부 교원들은 교육 공문원의 신분을 유지했다. 같은 학교 내에서 소속 기관이 법인과 교과부로 달라져 버린 것이다.

교과부의 징계절차 진행에 대해 서울대 교무처 관계자는 “예전 국립대 시절에는 교원 징계 등에 관해 교과부로부터 학교가 위임받은 규정이 있었는데, 지금은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에 학교측에서도 법인 소속이 아닌 교원의 징계에 관해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서울대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은 지난 27일 성명을 발표하고 교과부와 서울대를 규탄하고 나섰다.

서울대 민교협은 성명을 통해 “희망버스에 참여했다는 경미한 사안에 대해 교과부가 징계를 추진하는 것은 전례없는 일로 이는 사회적 불의에 맞서 발언하고 소신있게 행동하는 양심적 지식인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발에 족쇄를 채우려는 시도다”며 교과부에 징계절차 진행 철회를 요구했다.

또한 “오연천 서울대 총장과 대학 본부는 교과부로부터 교원에 관한 포괄적 위임을 받아 법인 교원이든 교육공무원이든 서울대 교수로서 신분상의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이처럼 교과부가 징계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포괄적 위임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서울대 법인화의 명분이었던 대학 자율을 지키는 차원에서 교과부의 징계 절차가 즉시 중지되도록 하고 졸속한 법인화의 폐해를 막는 대학 차원의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며 학교측의 대응을 촉구했다.

서울대 민교협과 김세균 교수는 다음 달 3일 서울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과부와 학교당국에 김세균 교수 징계 시도 중단을 요구할 계획이다.

교수의 정치적 활동에 대한 검찰과 교과부의 발빠른 조치에 비해 학교당국은 관련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방관하고 있어 법인화 이후 오히려 대학의 자율성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태그

서울대/김세균/법인화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서동현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