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청와대는 “문서 파일 2,619건을 파악해 본 결과 이 가운데 80%가 넘는 2,200여건은 이 정부가 아니라 한명숙 현 민주통합당 대표가 총리로 재직하던 노무현 정부에서 이루어진 사찰 문건”이라고 반박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4월 1일 부산과 진주 총선 지원유세에서 “국민에게 힘을 드려야 되는 정부가 오히려 국민을 감시하고 사찰을 했다”며 “저에 관해서도 지난 정권, 이 정권 할 것 없이 모두 저를 사찰했다고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권은 청와대 반박이나 박근혜 대표의 사찰 피해자 운운은 모두 물타기라고 비난했다. 특히 청와대가 낸 반박 입장에 참여정부 당시 노동관련 동향만 거론해 노골적인 물타기 의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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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민주당] |
청와대는 “노무현 정부 사찰 문건에는 2007년 1월 현대차 전주공장 2교대 근무전환 동향 파악, 전공노 공무원 연금법 개악 투쟁 동향, 화물연대가 전국 순회 선전전을 벌이고 있는데 대한 동향 등이 포함돼 있다”며 “현 정부에서 작성한 문건은 공직자 비리와 관련한 진정, 제보, 투서, 언론보도 등을 토대로 조사한 400여건으로 대체로 제목과 개요 정도만 있고 실제 문서형태로 된 문건은 120건 정도“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어 “문서 내용이 대부분 지난 정부의 사찰 문건임에도 불구하고 민주통합당은 마치 2600여건 모두 이 정부의 문건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면서도 “청와대는 이와 관련된 모든 사안에 대해 정치권에서 제기하면 특검도 받을 용의가 있으며 수사 결과, 책임질 일이 있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질 것”이라고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였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청와대 입장을 근거로 두 정부의 희생양이라는 포지션을 취하면서 특검을 제안해 물타기 논란은 더욱 커졌다.
박 대표는 “이번에 공개된 문건의 80%가 지난 정권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 알려진 것을 볼 때, 어느 정권할 것 없이 불법사찰을 해왔다는 것이 이번에 밝혀진 것”이라며 “이런 구태정치, 과거정치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 저희 새누리당이 새로운 정치로 이 땅에 다시는 이런 불법사찰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만들겠다. 이제 사찰 문제는 특검에다가 맡겨두고, 정치권은 민생을 살리는데 집중을 해야 한다”고 사찰 정국을 민생 정국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참여정부 경찰의 적법한 자료, 왜 개인 USB에 있나”...다른 의혹 제기
야권은 대통령 하야를 공식입장으로 언급하는 상황인데도 박근혜 대표까지 나서 물타기성 발언을 하자 참여정부 민정수석 이었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직접 나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참여정부 청와대와 총리실은 공직자들의 비리나 부패, 탈법이나 탈선 둥 공직기강 문제에 대해서만 적법한 복무감찰을 했다”며 “핵심은 ‘과연 어느 정부 때, 민간인과 공무원들에 대한 불법사찰이 있었느냐’“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고문은 “이명박 청와대가 ‘참여정부에서도 사찰이 이뤄졌다’며 물귀신 작전으로 기껏 든 예가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노조 2교대 근무전환 관련 동향보고> 등 세 건”이라며 “이는 일선 경찰에서 올라온 정보보고고 산업경제에 대단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대형사업장 노사협상과 노조 파업예측 보고로 민간인 사찰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문 고문은 “이명박 정부가 스스로의 범죄행위를 은폐하거나 물타기 하기 위해 참여정부를 끌어들이는 것은 뻔뻔한 일”이라며 “어떤 자료가 어느 정부 때 것이며, 어느 정부 때 불법사찰이 이뤄졌는지,어느 정부 때 적법한 공직감찰이 이뤄졌는지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햇다. 문 고문은 이어 “특히 주목해야 할 일은 민간인 사찰이 드러나면서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관련 자료를 불법적으로 폐기했다”며 “이번에 문제된 자료들은 총 25명 정도로 추정되는 관련 직원 가운데 단 한 명이 보관하고 있던 자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고문은 박근혜 대표의 발언을 두고는 “2600여건의 자료 중에 박근혜 의원 피습에 관한 일지 식의 단순자료가 1,2,3이 있었다”며 “내용은 다 같고 제목만 1,2,3 으로 붙었는데, 그 내용이 피습 당시 상황을 경찰에 보고한 그런 정황들로 그것을 갖고 사찰 받았다고 하는 것은 어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도 이날 특별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감시 정권의 책임여당인 새누리당이 이제 와서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총선 전까지 10일만 버티자는 시간끌기용, 꼬리 자르기용으로 특검이 이용되어선 안 된다”며 “우리는 이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명숙 대표는 “당장 조사대상인 권재진 법무부장관을 즉각 해임하고 범죄은닉에 연루된 검찰 수사라인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며 “새롭게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해 다시 수사하고, 불법민간인 사찰의 모든 자료를 즉각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통합당 MB-새누리 심판 국민위원회는 아예 “청와대가 대국민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고 조목 조목 반박했다. 국민위원회는 “공개된 USB자료를 소지하고 있던 김기현 경정은 참여정부 시절 경찰청에 근무하고 있었으며, 국무총리실에 근무한 적이 없다”며 “MB정권은 정권유지를 유해 국정운영에 반대하거나 걸림돌이 되는 시민, 언론기관, 공무원, 공기업 간부, 노조, 일반시민 등 대해 미행, 도청, 감시 등 온갖 불법적인 방법으로 사찰하여 약점을 캐내어 사법처리, 축출, 길들이기를 자행한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난 한국판 워터게이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위원회는 “KBS노조가 폭로한 사찰 문건은 2년 전 검찰이 압수한 김기현 경정이 소지하고 있던 USB 3개에 있던 것”이라며 “공직윤리지원관실로 파견된 경찰 직원이 국무총리실 파견 전 경찰청 업무과정에서 취득한 인사 및 직무감찰 자료를 왜 개인 USB에 불법적으로 소지하고 있었는지 밝혀내야 한다. 검찰은 참여정부 시절의 적법한 직무 자료를 활용하여 경찰의 인사개입 또는 불법사찰에 활용하였는지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통합진보, “대통령 하야해야 할 사태”
통합진보당도 긴급 대표단 회의를 열고 “청와대 민간인 불법사찰 사태는 이명박 정권에 의한 초유의 국기문란, 민주주의 파괴, 무차별적인 인권 유린 사태임을 확인했다”며 “우리 당은 이번 사태는 대통령이 하야해야 할 중차대한 사태라 보고,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 앞에 즉각적으로 모든 것을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정희 대표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제안한 특검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별검사가 사건을 맡는 순간, 사건의 수사는 본질을 비껴가고 하염없이 시간을 끌면서 이 사건을 국민의 관심사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기능으로만 작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희 대표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더 이상 자신이 이명박 대통령과 다른 피해자라고 스스로를 말해서는 안 된다”며 “박근혜와 이명박, 두 분은 정치적 동업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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