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생방송 토론 중 무선마이크 빼고 퇴장

이상돈, “MB가 민간인사찰 사전에 알았으면 하야해야”

새누리당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이 5일 새벽 케이블 채널 tvN 생방송 ‘백지연의 끝장토론’ 도중 갑자기 퇴장해 사실상 방송사고가 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특히 이상돈 위원이 생방송이 진행되는 도중에 무선 마이크를 빼놓고 퇴장 준비를 했으며, 생방송을 알리는 불이 들어 온 상황(On Air)에서도 가겠다며 바지 주머니에 두 손을 집어넣고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날 방송은 이미 사전에 오전 7시까지 생방송을 하기로 예고 돼 있었다.


끝장토론 시민평가단에 참가했던 김아무개(23)씨에 따르면 이상돈 비대위원은 새벽 3시 30분께 바로 옆에 있던 백지연 MC에게 “몸도 안 좋고 스케줄도 있어서 가겠다”고 말해 백지연 MC가 급하게 생방송을 중단시키고 1분짜리 광고영상을 내보냈다.

이상돈 비대위원이 돌발 퇴장하던 당시 상황을 두고 김아무개씨는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사찰 토론이 본격적으로 되면서 이상돈 비대위원이 야당 토론자들의 공격에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하다가 갑자기 퇴장해 버렸다. 토론에서 너무 밀리자 줄행랑치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김아무개씨는 “이상돈 위원이 야당의 주장을 받아쳐야 하는데 계속 아니라고만 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자기들은 여당도 아니고 집권당도 아니라고 그런 식으로 시작했다”며 “저희도 토론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백지연 씨가 토론을 중단시켰다. ‘이상돈 위원이 몸이 안 좋다. 돌발상황’이라고 하더니 ‘토론을 더 못할 것 같다’고 제작진에 사인을 보냈다. 그때 이미 이상돈 위원은 녹화용 무선마이크를 주섬주섬 빼서 탁자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생방송 중인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아무개씨는 또 “이상돈 위원은 1분짜리 광고 영상이 나가는 도중에도 돌아가겠다고 혼자 일어서서 바지 주머니에 두 손을 넣고 있었다”며 “제작진 들이 광고가 끝나기 전에 온에어(On Air) 30초 전, 10초 전 이러는데도 계속 두 손을 넣고 가겠다고만 했다. 그러다 (생방송에 들어갔다는) 온에어 불이 들어오자 MC가 당황해 이상돈 위원에게 ‘어떻게 하실거냐’고 손짓을 하자 그때서야 주머니에서 허겁지겁 손을 바지주머니에서 빼고, 온에어가 들어온 상태서 나가버렸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어이가 없다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어 “광고가 나가는 사이 시민토론단으로 나오신 한분이 ‘생방송 중인데 장난하시는 것도 아니고 가버리면 어떻게 토론을 진행하느냐’ 물었지만 이상돈 위원은 아무 말도 안하고 가버렸다”고 덧붙였다.


이날 끝장토론은 tvN이 4일 밤 11시부터 5일 아침 7시까지 국내최초 8시간 생방송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2012년, 잘 봅아야 잘 산다"라는 주제로 야심차게 진행했다. tvN은 이날 생방송을 국내 최소, 최장 토론 생방송!, 진짜 끝장 볼 때까지 진행되는 8시간 토론"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며 젊은 층의 관심을 끌기 위해 배우 박중훈, 가수 서인영 씨를 특별 출연 시켰고, 배우 장혁 씨도 우정출연 시켰다. 생방송 현장에는 100명의 시민토론단과 시민평가단이 있었으며 시민평가단은 20대 젊은층 40명으로 꾸려 누가 토론에 승리했는지를 결정한다.

평가단의 일원이었던 김아무개씨는 “토론자로 나온 조기숙 교수가 노무현 정부의 감찰과 현 정부 사찰에 대해 애매한 것을 정해준다며 들고 나온 판넬이 대단히 설득력이 있었다. 그런데 이상돈 위원이 전혀 반박을 하지 못했다”며 “토론 전 까지는 사찰문제가 제대로 된 물증도 없고 그냥 정치공방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야당의 공격에 제대로 말도 못하는 것을 보고 확실히 사찰이 있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김씨는 또 “특히 이상돈 위원이 박근혜 위원장에 대해서는 그 이름 자체도 잘 언급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고 박근혜 위원장의 힘이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상돈 위원이 사찰 문제에 대해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자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서 이상돈 위원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상돈 위원이 퇴장할 무렵에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온 김진애 민주당 총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홍보본부장과 박원석 통합진보당 비례 후보, 자유선진당 문정림 비례 후보는 ”새누리당이 퇴장해 버린 상태에서 토론을 하는 건 무의미하다”며 이상돈 위원 퇴장 후 마지막 발언을 하고 이어서 퇴장했다

정당 쪽 출연자들이 모두 퇴장한 후 끝장토론은 시민토론단과 고성국 정치평론가, 조기숙 이대 교수 등이 오전 7시까지 이어갔다.

“미리 양해했다. 토론할 인적자원 제한 이해해 달라”

이상돈 위원은 생방송 퇴장 논란을 두고 5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제가 처음에 밤 2시 이상, 더 이상은 곤란할 거라고 미리 좀 얘기를 했다”며 “너무 힘들어서 불가피했다. 양해한 부분이며, 저는 전반부 끝나면 끝나는 것으로 이렇게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상돈 위원은 “솔직히 말씀드려서 (새누리당이) 여러 가지 토론에 대해 참가할 수 있는 인적자원이 굉장히 제한돼 있다 그런 걸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상돈 위원은 <시선집중>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민간인 사찰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다면 대통령 하야 수준의 상황이라고 언급해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돈 위원은 “이 대통령이 이 민간인 사찰에 대해 사전에 인지한 바는 없었느냐, 혹시 책임을 질만한 일을 한 것이 아니냐가 중요하다”며 “그런 부분까지 밝혀지면 이는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정말로 심각한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은 1970년대 초 미국에서 발생했던 워터게이트 사건 은폐를 보장한다고 협의한 사건을 그대로 빼다 박았을 때”라며 “중요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어느만큼 인식을 했느냐 하는 것"이라고 이 대통령의 하야를 언급했다.

그는 “만일 그런 경우면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오히려 경미한 것”이라며 “이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훼손이라 국민들이 사과 정도로 그냥 만족할 것인가 하는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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