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사람

[사람이 사람에게] 더 좋은 <사람>을 위해

매서운 한파 속에서 인권활동가들은 명동성당 들머리를 지키며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을 수호하기 위한 노숙농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를 비판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인권활동가들이 국가인권위원회를 독립적인 기구로 지키기 위해 나서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문제는 단지 국가인권위원회로 끝나지 않습니다. 새 정부는 인권을 적극적으로 정치도구화하려는 기도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새 정부의 인권에 대한 공격을 막아내고, 인권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이 싸움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인식이 인권활동가들을 농성으로 불러 모았습니다.


이번 호에는 진보정당의 문제를 특집으로 다루었습니다. 대선 이후에 국내의 대표적인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의 내홍이 분당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자극하기 위해서입니다. 민주노동당의 내분이 이어져서 새로운 진보정당운동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도 고민거리입니다. 진보정당과 인권운동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를 진보정당운동을 하는 이들의 고민을 중심으로 엮어보았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고민할 수 있는 단초라도 제공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입니다.



<사람> 첫 호를 낸 뒤 이번에 32호를 냅니다. 앞으로 잠시만 쉬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사람>을 내면서 많은 한계와 문제점들을 느꼈습니다. 시사잡지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권운동 담론지로서의 역할도 아닌 애매한 상태로 유지해왔는데,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시사잡지이기 위해서는 취재인력이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도 못하고, 담론지이기 위해서는 한 달이라는 기간이 너무 짧기도 합니다. 매번 얘기를 하다 마는 식의 미적지근한 상태로 이어왔던 것은 아닌가 합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권 월간지로 자리를 잡아오기는 했으나, 보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지도 못하는 상황에 대한 고민도 있습니다. 이런 저런 문제들을 그대로 끌어안고 매월 잡지를 만들어내는 데에만 급급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잡지들은 어떤 고민들을 하고, 어떤 내용들을 어떤 형식에 맞추어 담아내는가도 조사부터 해야겠고, 인권운동 현장을 뛰는 인권활동가들이 필요한 욕구는 무엇인가도 확인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인권운동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재탄생하기 위한 길에 대한 고민을 담아 달라진 모습을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이런 연유로 두 달 동안 휴간을 하고 다시 출간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사람>의 구독자 여러분께 미리 양해를 구하지 못한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보다 충실한 인권잡지의 모습으로 여러분을 다시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드리면서 32호까지 이어져왔던 <사람>은 새로운 모색기로 들어갑니다. 휴간 하는 동안 치열하게 우리가 닥친 현실도 돌아보고, 문제의식도 발전시킬 것을 약속드립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을 때까지 <사람>을 기억해주시리라 믿습니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박래군 | 편집인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