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인화학교 학생 ‘성폭행’ 전 행정실장
올해 초등학생들 ‘멘토 회장’ 맡았다

광주 J초 멘토링 사업 18개월 동안 참여, 남녀학생과 등산 활동

영화<도가니>의 한 장면. @삼거리 픽쳐스

영화<도가니>의 배경이 된 광주인화학교의 전 행정실장이 현재 광주 한 초등학교의 학생 멘토링(결연) 사업 회장을 맡아 결연 학생들과 18개월 동안 잇달아 만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장애학생 성폭행 혐의자인 인화학교 김 아무개 교장의 친 동생인 김씨는 이 학교 학생 성폭행 혐의로 2008년 1월 징역 8월을 선고받고 복역한 인사다.

김씨에 대한 검증절차 없이 학생 만나도록…

12일 광주 J초와 광주 A재단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해 4월부터 현재까지 J초 ‘꿈 만들기 멘토링' 사업의 멘토 회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해 B재단에 이어 올해 A재단에서 협약한 이 사업에 참여한 김 씨는 올해와 지난해 4학년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의 멘토를 각각 맡아 한 달에 한 번 만나 3시간여 동안 등산하기, 문화재 관람하기, 음식 만들기 등을 함께 해왔다. 대상 학생 15명은 결손, 조손가정 등 생활이 어려운 아이였고 멘토로 활동한 15명은 따로 경비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김씨를 비롯한 멘토에 대해 J초는 신원조회 등 검증 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유사 사례가 다른 학교에서도 벌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J초는 올해 모두 7차례의 멘토링 사업을 벌였는데, <도가니> 영화 개봉 하루 전인 지난 9월 21일엔 김씨와 학생들이 광주 남구 민속문화체험관을 다녀왔다. 오는 19일에도 '케잌 만들기'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김씨 관련 사실이 드러나면서 학교는 이날 행사를 취소하고 김씨도 해임했다.

J초는 교육복지투자우선사업(교복투) 대상학교인데 올해 교과부 등으로부터 받은 1억여 원의 사업비 가운데 480만원을 이 같은 멘토링 사업에 배정했다.
광주 J초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멘토링 사업 설명.

“전국 학교에 있는 멘토링 사업, 검증 과정 필요”

J초 한 부장은 “김씨는 지금까지 굉장히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멘토링 활동을 해와 주변의 신망이 높았는데 깜짝 놀랐다”면서 “학교에서는 불미스런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멘토링 사업을 할 때 1:1 만남은 하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박삼원 전교조 광주지부 정책실장은 “전국 학교에는 J초와 유사한 멘토링 사업과 강연 사업이 무수히 벌어지는데 여기에 참여하는 인사들에 대한 검증 절차가 거의 없다”면서 “교육당국은 이른 시간 안에 학교 사업에 참여하는 인사들에 대한 신원조회 등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덧붙이는 말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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