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으로 엮인 사람들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상임 활동가. 인권운동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 홍진훤 바스락바스락, 탁탁탁탁, 파아 파아 그리고 하하하… 맛있네요. 아스팔트 농성장에서 펼쳐지는 상차림으로 분주한 손들 끝에 나는 소리들, 마무리는 항상 웃음과 고맙다는 인사다. 농성장을 차지한 밥상의 마력으로 농성자들 표정도 따뜻한 밥마냥 부드러워지고 풀어진다. 농성자를 웃게 하는 ‘밥 연대’는 언제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운동의 경험으로…

어느 휴게소에 걸린 사과 현수막

0.5평에 갇혀 사는 화물차 기사들을 뭉치게 한 한 방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집행위원.   “지난 급수 부족 사태로 야간 화물 차량 운전자분들께 불편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며, 이번 일을 거울삼아 운전자분들께 쾌적한 휴식 공간 제공을 위하여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2002년 8월 2일.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덕유산 휴게소에 ‘화물차 운전자분들께 드리는 사과문’이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나약함이 평화의 언어가 될 수 있을까

군대보다 감옥이 안전한 시대의 병역 거부 운동 명숙 / 인권운동사랑방 상임 활동가. 인권운동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해외 파병 군인이 등장하는 드라마가 흥행했다. 잘생긴 남자 배우의 얼굴, 화려한 전투 장면 등으로 사람들은 군대 – 전쟁 – 살인을 떠올리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렇게 전쟁과 군대를 수용했다. 사람들은 2003년 11월 이라크에 파병된 현역 이등병 강철민 씨가…

노동법률원, 김앤장을 꺾다

[소소少笑한 연대기] 한 사법 연수생의 노동 상담 한 평 자리 박점규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집행 위원을 맡고 있다.)/ 사진 아이레이버   1999년 10월, 민주노총 사무실이 영등포에 있을 때였다. 한 청년이 어수룩한 표정으로 사무실에 나타났다. 사법 시험에 합격해 사법 연수원 2년 차 시험을 끝낸 청년은 민주노총에서 법률 상담을 해 보겠다고 했다. 김대중 정부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맞서 연일 파업과 가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