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참여, 혼자여도 괜찮아요

  박다솔 기자/ 사진 정운 기자   김성민(가명) 씨는 대형 집회가 있으면 꼭 참석하려는 편이지만 같이 갈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 주위엔 자기처럼 사회 참여적인 사람이 많지 않고 취업 준비생이다 보니 정당이나 시민 단체에 가입해 활동하기도 부담스럽다. 특히 집회가 주로 열리는 서울까지 이동하려면 왕복 4시간이 걸리는 김 씨에게 집회 참여는 어떤 결단을 필요로 한다. 그래도 사회에…

여성이 가사 노동을 더 잘한다고?

일하지 않은 자여 먹지도 말라! 반다 / 일상의 사소한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다큐인’, ‘팔레스타인평화연대’에서 활동한다.   “‘애는 누가 봐?’ 야, 저 질문이 무슨 뜻인지 알아? 집에 가서 애 보라는 뜻이야. 어쩌다 남편이랑 협상에 성공해서 퇴근 후 늦은 밤까지 뒤풀이에 있을 때가 있단 말이야. 그러면 꼭 나이 든 남성 활동가들이 나한테 저렇게 묻더라고. 처음엔 남편이 본다고 대답했는데,…

우리 엄마는 내가 제일 예쁘다고 했다

정리 • 성지훈 기자 [패널 소개] 윤규 / 큰 머리와 각진 턱이 콤플렉스다. 군대에서 59호 모자를 썼다. 어릴 때 생긴 흉터를 치료하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았으나 양악 수술을 권유받았다. 지금은 잘생기지 않았지만 잘생김의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희 / 자신의 외모 콤플렉스에 대해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 “굳이 꼽으라”는 압박에 내놓은 답은 굵은 종아리. 기회가 되면 성형…

내 임금은 또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대담 · 경제 무식자 1, 2, 3 김성구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   경제 무식자 월급이 몇 년째 150 근처에서 미동도 없어요. 최저임금 1만 원을 주장하는 운동도 하던데, 되면 좋겠지만 사실 최저임금을 주는 사업장들이 중소기업이잖아요. 그래서 될까 싶어요. 중소기업은 돈이 없다고만 하잖아요. 지금도 최저임금 안 주는 데가 많고요. 김성구 중소기업마다 상황이 달라서 노동자들의 임금을 획기적으로 올려 주는…

힐퍼딩의 ‘금융 자본’

  배성인 한국 정치와 사회 운동을 연구하면서 학술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며, 한신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 위기로 인해 ‘금융 자본’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새삼 급증했고, 이에 따라 국가 독점 자본주의와 조직 자본주의 이론으로 유명한 루돌프 힐퍼딩(Rudolf Hilferding)의 대표 저작인 《금융 자본(Das Finanzkapital)》(1910)에 대한 관심도 늘어났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하듯이 그의 저작이…

나약함이 평화의 언어가 될 수 있을까

군대보다 감옥이 안전한 시대의 병역 거부 운동 명숙 / 인권운동사랑방 상임 활동가. 인권운동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해외 파병 군인이 등장하는 드라마가 흥행했다. 잘생긴 남자 배우의 얼굴, 화려한 전투 장면 등으로 사람들은 군대 – 전쟁 – 살인을 떠올리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렇게 전쟁과 군대를 수용했다. 사람들은 2003년 11월 이라크에 파병된 현역 이등병 강철민 씨가…

피 흘리는 필리핀 농민과 캄보디아 노동자

나현필 •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 쌀을 달라는 농민에게 총탄을 쏜 필리핀 경찰 24살 여성 마조비(Majobie)는 지난 4월 1일, 자신의 삼촌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얼굴이 피범벅이 된 광경을 보았지만 도우러 갈 수 없었다. 모두가 경찰 발포에 놀라 도망쳤기 때문이다. 필리핀 인권단체 CTUHR(Center for Trade Union and Human Rights)은 지난 4월 1일 필리핀 키다파완(Kidapawan) 지역에서 발생한 농민…

우리는 느리게 걷자

성지훈 기자 “비장애인들의 발걸음은 너무 빨라요. 그 빠른 발걸음이 아마 자본의 속도일 거예요. 바쁜 아침 출근길 그 발걸음을 휠체어의 느린 속도가 막아서면 사람들은 익숙하지 않은 속도에 화를 내요.” 광화문 지하도에는 농성장이 있다. 2012년 8월에 자리 잡았으니 같은 곳에서만 햇수로 5년째다. 부양의무제와 장애등급제 폐지를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농성장이다. 그들은 5년째 아침마다 광화문역을 지나 출근하는 사람들의 바쁜 발걸음을…

한국판 양적 완화, 한국은행은 누구를 위해 돈을 뿌리나

송명관/ 참세상연구소(준). 《부채 전쟁》을 함께 지었고 참세상 주례토론회를 기획하고 있다. / 사진 정운 기자   ‘한국판 양적 완화’ 논쟁 공천 사태로 시작해서 큰절 정치로 마무리된 이번 총선은 정책 면에서 최악의 선거로 평가된다. 그런데 정책이 실종된 이번 총선에서 한 가지 눈여겨 볼 만한 이슈가 있었다. 바로 양적 완화이다. 다른 정책들을 제쳐 두고 왜 갑자기 양적 완화가 논란을 부르게…

너와 나의 계급 의식

  자수성가가 뭐 어쨌다고?   오승은 / 《자본론》 공부 모임과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인터넷 은어로 시작해 최근 항간에 퍼진 ‘수저 계급론’을 잘 들여다보면 몇 가지 눈에 띄는 장면이 건져진다. 이제 성공한 사업가나 연예인은 대중의 호감을 사기 위해 자신이 부잣집 자제가 아님을 입증해야 한다. 재벌 2, 3세의 후안무치는 감당 못 할 공분을 몰고 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