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영혼에게 꼭 맞는 1인 시위

윤지연 기자   이제 보편적인 시위 문화로 자리 잡은 1인 시위. 집회 신고를 하는 번거로움도 없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도 적용받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시위 형태다. 법원이나 국회, 광화문 같은 도심 및 입법 기관은 1인 시위를 위한 핫 플레이스로 꼽힌다. 물론 도심 곳곳 어디에서 1인 시위를 하더라도 이제는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지만. 대개…

“영화가 좋다”

홍재희, 박홍준을 듣다   홍재희: 독립영화감독. 인디포럼에 작품을 냈다가 떨어진 경험이 있다. 박홍준 감독을 만나 찌질하게 시비 걸다. 단편 <먼지>, <암사자(들)>, 독립 다큐멘터리 <아버지의 이메일>을 만들고 동명 책을 냈다. 박홍준: 인디포럼 작가회의의 새 의장. 법대 졸업 후 증권 회사에 다니다가 더 이상 정체를 숨기지 못하고 한예종 영상원에 들어갔다. 한예종 학생일 때 만든 단편 <소년 마부>가 2009년…

우리는 돈 안 받아도 ‘덕질’을 한다

   정리 · 성지훈 기자   [패널 소개] 정찬 – 덕질이라고는 모르고 살았을 것 같은데 알고 보니 <포켓몬스터> 덕후. 유년기부터 청소년 시절을 포켓몬 덕후로 보내고 이후엔 추리 소설 덕후로 전향했다.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는 진리를 몸소 보여 주는 오리지날 순종 덕후.   현우 – 주황색 풍선을 휘두르던 신화 팬클럽, 신화창조. 지금도 마음 한 켠 오빠들을…

집회 신고 하러 왔는데요

경찰의 집요하고 사소한 트집에 타협하지 않기   오진호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 집행위원. 노동과 사회 운동의 접점이 늘어나기를 바라며 활동 중이다.     2015년 1월의 어느 날, 서울지방경찰청 민원실로 잠입했다. 이현준 쌍용자동차 정비지회 동지는 혹시 몰라 카메라를 들었고, 나는 한 손에 봉투를 들었다. 마음을 졸이며 민원실로 들어가자 의경으로 보이는 직원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긴장된 표정으로 말했다. “집회 신고…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배성인 한국 정치와 사회 운동을 연구하면서 학술단체협의회 운영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며, 한신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누구에게나 회자하고 있는 유명한 정의를 습관적으로 내뱉게 된 것은 E. H. 카(Edward Hallett 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김택현 옮김, 까치, 1997) 때문이다. 이 책은 1980년대에 필독서였다. 그리고 영화 <변호인>을 통해서 다시 한 번 화제가 되었다. 역사에서…

부동산, 어디까지 구해 봤니

차경희 해방촌 문학 서점 ‘고요서사’ 서점 편집자.     다음 주면 서점은 새로운 곳에 다시 문을 연다. 개업 6개월 만에 무슨 이전이냐고 물으면 그저 미소 지으며 “독립 이전”이라고 답하고 있지만, 이 “독립”을 이루기까지 좌절과 분노와 낙담, 그리고 내려놓음의 단계를 거쳐야 했다. 새 공간을 구하기까지 약 네 번의 기회(?)들을 우여곡절 끝에 놓쳐 버렸고 이 중 한…

제8화 All Along the Watchtower

이재만 작가. 낮에는 노동하고 밤에는 글을 쓴다.   [지난 줄거리] 멸망을 앞둔 태양계의 지구 문명을 다른 행성계로 복원하는 오메가 플랜이 진행 중인 가까운 미래. 오메가 플랜의 데이터 분석학자 지민은 복원을 위해 백업 중인 역사 데이터에서 주요 전환점의 사건들에 개입하여 역사를 바꾸는 실험 중이다. 지민은 보안 담당자로 부임한 하미강 대위와 함께 가상 현실 속 평양으로 여행을…

어느 휴게소에 걸린 사과 현수막

0.5평에 갇혀 사는 화물차 기사들을 뭉치게 한 한 방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집행위원.   “지난 급수 부족 사태로 야간 화물 차량 운전자분들께 불편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며, 이번 일을 거울삼아 운전자분들께 쾌적한 휴식 공간 제공을 위하여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2002년 8월 2일.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덕유산 휴게소에 ‘화물차 운전자분들께 드리는 사과문’이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민생

  이재현 문화 평론가로서 중요한 모든 세상사에 끼어들려 한다. 운전 면허, 신용 카드, TV가 없다.   총선 직후 보수 정당들은 모두 민생을 내세우고 있다. 민생이란 보수 정당들이 평소에는 방치해 두었다가 정치적 곤경에 몰리게 될 때에서야 마지못해 내보이는 가짜 알리바이다. 한국 보수 정당들은 민생이란 말을 립서비스로만 쓴다. 한국의 보수 정당들은 불과 몇 년 전까지도 민생이라는 말…

“노동법 개악 반드시 저지할 것”

  울산 첫 노동자 국회의원 윤종오 당선자   김용욱 기자     공안 당국이 애절해 보일 만큼 황당한 행보다. 조선 산업 구조조정이 걸린 울산에서 윤종오 울산 북구 당선자를 집요하게 겨냥했다.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 출신인 윤종오 후보와 옆 지역 울산 동구 김종훈 후보는 선거 내내 종북 공세에 시달렸다. 보수 언론은 4.13 선거 도중 구조조정에 내몰린 강성 노조가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