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8월 22일)에 (미국)주식시장은 크게 반등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제롬 파월(Jerome Powell)이 9월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시사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가 적절한지 평가하는 과정에서 파월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을 고려하는 동시에, 월간 고용보고서와 기타 데이터에서 나타난 노동시장의 약화 신호를 저울질하고 있었다.
핵심 쟁점은 파월이 제기한 다음의 발언에 요약된다.
“통화정책에서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가격 상승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문제의 위험을 실질적으로 높일 가능성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합리적인 기본 시나리오는 이러한 영향이 비교적 단기간에 그치리라는 것이다. 즉, 한 번의 가격 수준 변동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물론 ‘한 번’이라고 해서 ‘즉시’라는 뜻은 아니다. 관세 인상의 영향이 공급망과 유통망을 통해 파급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게다가 관세율은 계속 변화하고 있어, 조정 과정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또 다른 가능성도 있다.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 압력이 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역학을 촉발할 수 있으며, 이는 평가하고 관리해야 할 위험이다. 예를 들어, 물가 상승으로 실질소득이 감소한 노동자들이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고, 고용주들이 이를 수용할 경우, 바람직하지 않은 임금-물가 상승의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노동시장이 특히 빡빡하지 않고,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러한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정리하자면, 관세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파월이 묻는 것은 이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 것인지, 즉 추가적인 관세 인상이 없는 한 다시 안정될 것인지, 아니면 인플레이션 상승이 노동자들로 하여금 실질임금을 방어하기 위해 더 빠른 임금 인상을 요구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두고 있다.
파월의 “고무적인” 평가는 노동시장의 약화 신호로 보아, 이러한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이는 곧 노동자들이 실질임금 감소라는 형태로 관세의 영향을 감내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측면에서는 좋은 소식일 수 있지만, 생활비를 감당해야 하는 노동자들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파월은 현재 노동시장이 트럼프 관세로 인해 발생한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임금 인상을 확보할 만큼 강하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나 또한 파월의 의견에 동의하는 편이다. 노동시장은 약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들은 직장을 그만두기를 주저하고 있으며, 신규 채용도 둔화하고 있다. 또한 임금 상승률 역시 다소 둔화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2023년과 2024년 약 4.0% 수준이었던 임금 상승률은 최근 3개월 동안, 이전 3개월과 비교해 약 3.7%로 완만히 하락했다.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가장 낮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 둔화는 더욱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임금 상승률은 고작 2.5%에 불과하다. 따라서 트럼프의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부담의 상당 부분을 노동자들이 떠안게 될 것이라는 파월의 판단은 아마도 옳을 것이다.
불행히도 파월의 금리 인하가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만큼 경제를 활성화하지는 못할 가능성이 높다. 연준이 설정하는 단기 금리는 경제 전반에 미치는 직접적인 효과가 크지 않다. 금리 인하의 대부분 효과는 장기 금리, 특히 주택담보대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30년물 금리의 하락에서 발생한다.
지난 1년 동안 30년 만기 채권과 10년 만기 채권의 금리 차이가 상당히 벌어졌다. 지난해 8월 말 기준, 30년물 채권의 금리는 대략 4.15%로 10년물 금리(3.85%)보다 약 30bp(0.30%포인트) 높았다. 그러나 현재 30년물 금리는 거의 4.9%에 이르렀으며, 이는 지난 금요일 기준 10년 만기 국채 금리(4.26%)보다 60bp(0.6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 격차 확대는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우려, 또는 트럼프의 불안정한 행보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이 격차가 더 커진다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주택시장과 전체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트럼프의 연준 압박은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정책이 트럼프의 위협이 아니라 경제 데이터에 의해 움직일 것이라고 계속 주장해왔으며, 설령 9월에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 참고로, 나는 대통령이나 경제 자문들이 공개적으로 금리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러한 주장은 위협이 아니라 증거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연준은 교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파월을 해임하겠다”거나 최근에는 “리사 쿡(Lisa Cook) 연준 이사까지 해임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미국이 안전한 투자처라는 신뢰를 약화한다. 그 결과,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장기 금리가 오히려 상승할 수 있다. 그러나 치매를 앓고 있는 79세 노인이 이런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출처] Jerome Powell’s Good News on Interest Rates Is Not Necessarily Good News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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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베이커(Dean Baker)는 1999년에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를 공동 설립했다. 주택 및 거시경제, 지적 재산권, 사회보장, 메디케어, 유럽 노동 시장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세계화와 현대 경제의 규칙은 어떻게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드는가' 등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