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rael has completely eliminated the Syrian Ministry of Defense.#KurdsOnAlert pic.twitter.com/UjBGF7xbfa
— Kurds On Alert (@KurdsOnAlert) July 16, 2025
2025년 7월 16일 다마스쿠스에서 발생한 공습으로 시리아 국방부 건물이 크게 파손되었다. 출처: Kurds On Alert
2025년 9월 21일, 한 미국 고위 관리는 수개월간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이스라엘-시리아 간 안보 협정이 “99% 완료됐다”며, 2주 이내에 공식 발표될 것이라고 자랑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2주가 지난 지금, 현실은 그와 다르다. 2024년 12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Bashar Assad) 대통령이 실각한 이후 계속되어 온 이스라엘의 시리아 영토 침공을 끝내기 위한 합의가 양국 사이에 여전히 요원하다는 사실이 현장에서 드러나고 있다. 미국 관리가 그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협상이 계속되던 중에도,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 여러 목표물을 공격했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협정 체결이 지연된 가장 큰 이유는 이스라엘이 마지막 순간에 제안한 이른바 ‘인도주의 회랑’ 설치 요구 때문이다. 이 회랑은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골란고원과 시리아 남부 도시 수웨이다(Sweidah)를 연결하는 통로로, 이스라엘은 이 지역에 거주하는 종교 소수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수개월에 걸친 미국의 중재 하에 진행된 협상에서 이런 돌발 요구가 등장한 것은, 시리아가 이번 협상에서 얼마나 취약한 입장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쟁을 끝내고자 하는 현재의 시리아 지도부는 남은 내부 폭력을 진압하고, 국경을 안정시키며, 수십 년 동안 유지되어 온 유엔 중재 휴전 협정으로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군사적으로 우세한 이웃 국가와의 합의는 시리아의 영토를 더 분열시키고 주권 침해를 고착할 위험을 동반한다.
중동 전문가인 나는 이 협상과 마지막에 등장한 돌발 변수 모두가 이스라엘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판단한다. 한편, 시리아에는 안보 확보에 대한 열망이 있지만, 이스라엘의 지역 내 팽창주의 정책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이른바 인도주의 회랑 같은 제안이 최근 이스라엘이 장악한 지역에 대한 국제적 인정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의심도 지울 수 없다.
험난했던 시리아-이스라엘 관계의 역사
1947년 유엔이 팔레스타인을 분할하고, 1948년 이스라엘이 국가 수립을 선언한 직후, 시리아를 포함한 다섯 개 아랍 국가 연합군이 이스라엘에 전쟁을 선포했다가 패배했다.
Israeli forces let dozens of Druze cross the border fence in the Majdal Shams area and run into Syrian territory. pic.twitter.com/iI1r0wlI9f
— Clash Report (@clashreport) July 15, 2025
이스라엘 병사들이 경계 근무를 서는 가운데, 시리아 드루즈(Druze) 주민들이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골란고원의 마즈달 샴스(Majdal Shams)에서 이스라엘-시리아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돌아가고 있다. 출처: Clash Report
그 결과, 시리아는 1949년 7월 20일 이스라엘과 휴전 협정에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사실상의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후 25년 동안 양국은 여러 차례 충돌했으며, 특히 1967년의 6일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골란고원을 점령했고, 이 점령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1974년, 유엔은 이스라엘과 시리아 군대 사이의 '병력 분리 협정(Agreement on Disengagement)'을 중재했다. 이 협정은 정식 평화 협정은 아니었지만, 휴전 상태를 공식화하고 양국 사이에 유엔 감시단이 관리하는 완충 지대를 설정했다.
그 후 50년 동안 이 상태는 불안하게 유지되었고, 이후의 여러 평화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분쟁은 사실상 동결된 상태였으며, 때때로 폭력 사태가 터지곤 했다.
아사드 이후 시대로의 진입
2024년 12월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가 붕괴하면서, 이스라엘-시리아 관계는 새로운 불확실성 속으로 빠져들었다.
반군 출신의 과도 대통령 아흐메드 알샤라(Ahmed al-Sharaa)가 권력 공고화에 나서며 전쟁으로 피폐해진 국가에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한 가운데, 이스라엘은 공세에 나섰다.
아사드 정부가 무너진 직후,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총리는 1974년 병력 분리 협정이 “시리아에 질서가 회복될 때까지 무효”라고 선언했다. 그 결과, 이스라엘은 해당 협정을 위반하며 골란고원 내 비무장 지대를 점령했고, 시리아 내 통제 지역을 확대했다. 수개월 동안 이스라엘은 시리아 전역에서 공습을 벌였고, 다마스쿠스 대통령궁 인근을 포함해 시리아 군사 거점을 반복적으로 폭격했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공격이 이란으로부터의 무기 이전을 차단하고, 국경을 보호하며 자국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네타냐후와 극우 연정이 이슬람주의 정부를 이웃으로 두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이스라엘은 미국에 시리아를 계속 약하고 분열한 상태로 유지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은 샤라 정부와 가까운 사우디아라비아 등 동맹국들의 요구에 따라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 수개월에 걸쳐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시리아 간의 협상을 중재하고, 이스라엘의 점령과 공습을 멈추기 위한 합의 체결을 촉구해왔다.
샤라와 그의 협상단은 이스라엘의 영토 침공을 중단하고, 1974년 병력 분리 협정과 그에 따라 설정된 사실상의 국경으로 복귀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며, 이를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헤즈볼라와 이란 문제에서 드러나는 공동 이익의 가능성
시리아가 당장 원하는 최우선 과제가 자국 영토 내 모든 적대 행위의 종식이라는 점을 제외하더라도, 양국 모두의 관점에서 새로운 협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잠재적 이익이 존재한다.
아사드 정부는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 정치세력 헤즈볼라(Hezbollah)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헤즈볼라는 아사드를 지지하며 시리아 내전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
또한 아사드 정권하에서 시리아는 이란과 레바논을 잇는 육상 통로 역할을 했으며, 이를 통해 헤즈볼라 전투원들이 군사 장비, 자금, 마약 등을 운송했다.
그러나 샤라 정부 하에서 시리아 중앙정부는 이제 이란의 오랜 지역 라이벌인 걸프 아랍 국가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시리아가 안보를 강화하게 되면, 더 이상 이란과 헤즈볼라의 연결 지점 역할을 하지 않게 될 것이며, 이는 이스라엘에 이익이 된다. 동시에 시리아는 이란의 간섭으로부터 자국을 안정적으로 보호할 수 있게 된다.
시리아 추가 분열의 위험
그러나 이스라엘과의 협정은 시리아의 입장에서 볼 때 상당한 위험을 수반한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에 대한 자국의 침공을 정당화하면서, 시리아가 이스라엘에 가하는 안보 위협과 더불어 시리아 내 소수 집단들의 상황을 지적했다. 현재 시리아에서는 기독교 정교회와 드루즈 공동체와 같은 소수 집단을 향한 종파적 폭력이 증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골란고원 점령과 1974년 병력 분리 협정을 넘어 시리아에 장기적으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계획을 제시해 왔다.
논의 중인 방안 중 하나는 기존의 완충지대를 확장하고, 시리아를 자치구로 나누는 방식이다. 이 경우 수웨이다 주는 이스라엘과 시리아 사이의 비무장 완충지대 역할을 하게 된다. 최근 제안된 ‘인도주의 회랑’ 구상 역시 시리아 소수자 보호라는 명분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통해 더 넓은 지역에 대해 보다 명시적인 통제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를 가질 수 있다.
시리아의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모든 제안은 이스라엘이 아사드 이후 시기에 벌인 군사 행동을 1974년 휴전 범위를 넘어 기정사실로 하려는 우회적 수단이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조건에 따라 안보 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시리아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시리아 시위대가 다마스쿠스 시타델(Damascus Citadel) 앞에 모여,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규탄하고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는 어떠한 잠재적 합의에도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출처: 하산 벨랄(Hasan Belal)/아나돌루 통신(Anadolu) via 게티이미지(Getty Images)
앞으로 시리아 지도부가 직면할 과제
오랜 전쟁과 국가 분열을 겪은 뒤, 대부분의 시리아인들은 이스라엘과의 적대 행위가 중단된다면 그것을 반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대가로 이루어지는가도 중요하다. 많은 시리아인들은 자국의 추가 분열에 반대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학살과 강제 이주—최근 유엔 기구가 집단학살로 규정한 상황—를 고려하면, 범아랍주의에 대한 시리아의 역사적 헌신을 감안했을 때, 이스라엘과의 안보 협정이 2024년 12월 이후 이스라엘이 확보한 영토와 주권을 사실상 인정하는 결과로 이어질 경우, 상당수 시리아인은 이에 회의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 점은 샤라의 입장을 떠받치고 있는 중대한 딜레마를 보여준다. 현재 시리아는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으며, 특히 샤라가 시리아를 서방 세계에 개방하고, 경제를 회복시키며, 인근 국가로 흩어진 내전 난민들을 귀환시키려는 상황에서는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협상할 위치에 있지 않다. 정부의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하고 외국 군대의 주둔을 종식하기 위해, 샤라는 안보 협정을 당장의 국익으로 판단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한 협정은 시리아와 중동 지역에 일정한 안정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동시에 이스라엘의 사실상 도전받지 않는 지역 패권을 제도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출처] For war-weary Syria, potential benefits of security pact with Israel comes with big risks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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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레유 레베이즈(Mireille Rebeiz)는 디킨슨 칼리지(Dickinson College) 중동학과 학과장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