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이 ‘살상 목록(kill lists)’까지 만들어내는 시대에, 인공지능이 군사 의사결정에 통합되는 것에 대한 우려는 정당하게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픈AI(OpenAI)가 12명 이상의 전직 국방 관료를 최근 채용한 것은 이러한 우려를 전혀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오픈AI의 수십억 달러 규모 지출은 수익을 크게 웃돈다. 이 재정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회사는 가능한 한 가장 자금력이 풍부한 고객층, 즉 미군과의 연결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전쟁에서 인공지능의 역할, 특히 이란 전쟁에서 민간인 사망과 관련된 역할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 훨씬 전부터, 챗지피티(ChatGPT)를 만든 오픈AI는 알고리즘 전쟁으로 이익을 얻기 위해 조용히 국가 안보 체계 내부로 스며들고 있었다.
이 과정에는 수십 년에 걸친 국가 안보 분야 경험을 가진 12명 이상의 초당적 정부 인사들을 영입한 것과, 트럼프와 연계된 주요 군수 계약 업체와의 파트너십 체결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인사들은 미국 국방 정책을 형성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윤리적 논란과 관계없이 트럼프 행정부의 전례 없는 국방 지출 확대에서 오픈AI가 수익을 얻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인사 전략은 지난달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이들 중 한 명이 백악관이 경쟁사인 앤트로픽(Anthropic)을 감시와 자동화 무기 사용에 대한 우려로 배제한 직후, 몇 시간 만에 오픈AI가 2억 달러 규모의 국방 계약을 따내는 데 기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의 이러한 채용 전략은 2024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회사는 자사 정책을 조용히 수정해, 고급 인공지능 모델을 “군사 및 전쟁”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던 기존 문구를 삭제했다.
당시 샘 올트먼(Sam Altman) 최고경영자의 지휘 아래 챗지피티는 주간 이용자 1억 명을 넘기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었고, 이용자들은 글쓰기, 조사, 계획 수립, 조언 등 다양한 개인적·전문적 용도로 이를 활용하고 있었다.
이 정책 변화는 곧 주목을 받았다. 회사는 처음에는 이를 단순한 표현 정비라고 설명하며, “기억하기 쉽고 적용하기 쉬운 보편적 원칙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인터셉트>(The Intercept)에 밝혔다. 그러나 추가 질문이 이어지자, 오픈AI 대변인은 “국가 안보 관련 활용 사례”를 추구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당시 회사는 자사 기술을 군산복합체에 어떻게 통합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내부 움직임은 분명했다. 오픈AI는 조용히 채용을 확대하며 국방부와의 연결을 강화했고, 권력 핵심과 긴밀한 관계를 가진 국가 안보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 군이 폭격 좌표 설정과 ‘살상 목록’ 생성에 인공지능을 활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군사 의사결정에 인공지능을 통합하는 것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다른 인공지능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오픈AI 역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지출이 수익을 크게 초과하면서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다. 2024년의 군사 분야 전환은 이러한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방부의 대규모 계약을 노린 전략적 선택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미래 사업 모델로 펜타곤을 바라봐 온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그리고 오픈AI가 이러한 국방 계약을 따낼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선택한 수단은 기업 영향력 행사에서 익숙한 방식, 즉 ‘회전문 인사’였다.
전례 없는 채용 공세
오픈AI는 2024년 초부터 의회, 국가안보회의, 국방부 등 국가안보 체계 전반에서 경력을 쌓은 인사들을 정치적 성향을 가리지 않고 대거 영입하기 시작했다.
2024년 2월, 오픈AI 모델의 군사적 사용 금지 조항을 해제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회사는 카트리나 멀리건(Katrina Mulligan)을 국가안보 파트너십 책임자로 채용했다. 이 직책에서 그는 국방부와 국가안보 관련 고객과의 계약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았다. 멀리건은 이전에 바이든 행정부에서 국방부 고위 인사들을 보좌하는 직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그 경력에는 국방부 특수작전·저강도 분쟁 담당 차관보실(SO/LIC)을 자문하는 고위 참모로 근무한 이력도 포함되어 있다. SO/LIC은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미군 특수작전사령부를 감독하는 매우 중요한 민간 직위 가운데 하나다.
군사 전문 기자 세스 하프(Seth Harp)에 따르면, 멀리건의 상사는 “9·11 이후 전 세계에서 암살과 납치를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군대 속의 비밀 군대’의 정점에 있는 자리”를 맡고 있었다.
펜타곤 특수작전 프로그램 전문가인 하프는 멀리건의 SO/LIC 인맥이 오픈AI가 군의 비밀 ‘블랙 예산‘, 즉 특수작전을 위한 기밀 예산 계약을 노릴 경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쪽에는 돈이 아주 많다”고 하프는 말했다.
멀리건 채용 4개월 뒤인 2024년 6월, 오픈AI는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인사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미 육군 4성 장군 출신인 폴 나카소네(Gen. Paul Nakasone)가 이사회에 합류한 것이다. 나카소네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국가안보국(NSA) 국장과 미 사이버사령부 사령관을 겸임하며 미국 국가안보 체계에서 가장 강력한 두 자리를 맡았던 인물이다. 오픈AI는 이 영입이 “중대한 안전 및 보안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AI의 채용 공세는 여름 내내 이어졌다. 2024년 8월에는 모건 드와이어(Morgan Dwyer)와 벤저민 슈워츠(Benjamin Schwartz)를 영입했다. 이들은 2022년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 집행에 관여한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인사들로, 이 법은 국방 시스템을 포함한 미국 반도체 제조 육성을 위해 수십억 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한 바 있다.
이들은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개발 지원을 위해 영입되었지만, 두 사람 모두 국가안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드와이어는 군사 연구와 기술, 특히 인공지능을 담당하는 민간 책임자의 최고 보좌관으로 일한 바 있다.
한편 슈워츠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방장관실에서 오랜 기간 자문 역할을 수행하며 테러와 남아시아 정책 관련 사안을 담당했다.
같은 달, 오픈AI는 사샤 베이커(Sasha Baker)를 국가안보 정책 책임자로 영입했다. 베이커는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의 국가안보 보좌관이었고, 오바마 행정부 국방장관 애슈턴 카터(Ashton Carter)의 부비서실장을 지냈으며, 이후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국가안보회의와 국방부에서 고위직을 맡았다.
이후 몇 달 동안 오픈AI는 바이든 행정부 출신 인사 두 명을 추가로 영입했다. 한 명은 국가안보회의 부대변인이었고, 다른 한 명은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 보좌관이었다.
오픈AI는 바이든 행정부 인사들을 대거 영입하는 동시에 공화당 인사들도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2024년 4월, 이 회사는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Lindsey Graham) 상원의원의 전 수석보좌관이자 입법국장이었던 맷 림쿠나스(Matt Rimkunas)를 연방 업무 책임자로 채용했고, 같은 해 가을에는 또 다른 그레이엄 측근인 메건 돈(Meghan Dorn)을 영입했다. 돈과 림쿠나스 모두 현재 오픈AI를 대신해 로비 활동을 등록한 인물들이다.
두 사람 모두 행정부 고위 경험은 많지 않지만, 그들이 보좌했던 그레이엄 의원은 상원에서 대표적인 강경파이자 예산위원장을 맡고 있는 인물로, 이러한 인맥이 이들의 영향력을 높였을 가능성이 있다.
권력 핵심과의 연결
2025년 6월, 오픈AI는 첫 주요 방산 산업 협력 계획 가운데 하나를 발표했다. 이 회사는 피터 틸(Peter Thiel)의 지원을 받는 방산 기술 기업 안두릴(Anduril)과 협력해 “무인 드론 공격으로부터 미국과 동맹국 군인을 보호하는 방어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안두릴은 트럼프와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방산 기업 가운데 하나로, 그 위치 덕분에 큰 혜택을 받아왔다. 예를 들어 창업자 팔머 럭키(Palmer Luckey)는 한때 트럼프 법무장관 후보였던 맷 게이츠(Matt Gaetz)의 처남이다. 이 협력은 단순히 수익 창출을 넘어, 오픈AI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이 트럼프 재집권 이후 피터 틸과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기술 우파’ 방산 스타트업 생태계에 접근할 기회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
오픈AI의 워싱턴 국가안보 체계와의 결합은 2025년에도 계속 강화되었다. 이 회사는 2025년 6월 국방부와 2억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오픈AI는 전투 영역과 행정 영역 모두에서 국방부에 인공지능 역량을 제공하게 되었다.
그 다음 달에도 추가 채용이 이어졌다.
2025년 7월, 오픈AI는 전 안두릴 임원이자 국방장관실 디지털·인공지능 담당 부책임자였던 조지프 라슨(Joseph Larson)을 ‘정부 담당 책임자’로 영입했다. 그는 “국가안보와 행정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인공지능 도입”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 계약 업계에서 인정받아, 2026년 이그제큐티브 모자이크(Executive Mosaic)가 수여하는 ‘Wash100’ 상을 받았다. 그의 인맥은 이후 오픈AI에 중요한 자산으로 작용했다.
같은 해 7월, 오픈AI는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이었던 라폰자 버틀러(Laphonza Butler)도 자문단에 합류시켰다. 그는 민주당 인사로, 상원 국토안보 및 정부업무위원회 소속이었다.
그해 여름에는 ‘회전문 인사’가 반대 방향으로도 작동했다. 펜타곤은 오픈AI 최고제품책임자 케빈 와일(Kevin Weil)과 전 최고연구책임자 밥 맥그루(Bob McGrew)를 육군 예비군 ‘혁신 군단(Innovation Corps)’ 장교로 임명해 군에 기술 자문을 제공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들은 향후 국방부와 오픈AI 간 계약 논의에서 배제될 의무를 지지 않았다.
이후 몇 달 동안 오픈AI는 국토안보부 입법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코니 라로사(Connie LaRossa)도 영입했다. 그는 국방부 입법국장, 구글 국가안보팀, 로비 회사 코너스톤 정부업무(Cornerstone Government Affairs), 방산 대기업 제너럴 다이내믹스(General Dynamics) 계열사 등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비슷한 시기에 오픈AI는 법무부 국가안보 자문관 출신과 국방부 연구·공학 담당 차관실의 전직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도 추가로 채용했다.
적절한 시점, 적절한 위치
대규모 채용에도 이란 전쟁 초기에는 오픈AI의 모델이 국방부의 선호 선택지는 아니었다. 대신 펜타곤은 지난해 앤트로픽과 2억 달러 규모의 주요 국방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가 충분한 안전장치 없이 자사 모델을 군사 용도로 사용하는 것에 반대한 앤트로픽과 갈등을 빚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오픈AI는 이 틈을 활용해 2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군사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국방부에서 오픈AI로 자리를 옮긴 전직 국방장관실 인사 조지프 라슨(Joseph Larson)의 주도 아래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펜타곤이 앤트로픽과의 계약 갱신에 어려움을 겪자 라슨에게 접촉했고, 그 결과 오픈AI와의 계약이 빠르게 이루어졌다.
이란 전쟁에서 인공지능이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펜타곤은 2월 28일 이란의 한 초등학교를 폭격해 어린이를 포함한 175명이 사망한 사건에서 인공지능이 사용되었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출처] OpenAI Is Bleeding Cash. Its Solution? Military Contracts.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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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버크(Henry Burke)는 리볼빙 도어 프로젝트(Revolving Door Project)의 선임 연구원이다. 이 기사는 수상 경력이 있는 독립 탐사 매체 <더 레버>(The Lever)에 처음 실렸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