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획-4월은 노동자건강권 쟁취의 달]산재 사업주 책임 물어야

박두용/한성대학교 교수(시스템공학부)
노동자가 일을 하다 사망했을 때 책임자와 처벌하라는 노동자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노동자가 사망하면 책임지고 처벌되는 구조가 당연히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할 것이다. 오래 전부터 산재보상보험법이 도입되어 있고,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경우 사법처리가 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것이다.

그러나 한 해 2천5백28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6만6천4백48명이 다치거나 병든 것에 대해 누가 어떤 책임을 졌는가, 다시 말해서 누가 어떤 법적 처벌을 받았는가? 아무도 없다.

그러니 산재가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산재에 대한 책임이란 궁극적으로 산재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할 책임을 말한다. 산재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는 힘은 사업주만이 갖고 있다.

다시 말해서 사업주에게 산재의 책임을 확실히 묻지 않으면 우리 노동자들은 매일매일 일터에서 '재수 없이' 죽거나 다치거나 병들지 않도록, 요행만 바라면서 살아가야 한다.

현재, 노동자가 일하다 사망했을 때 일반 형법의 업무상 과실치사상죄 등으로 사업주를 처벌하는 것이 가능할 수는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실제로 산재로 인하여 사업주가 일반 형법의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로 처벌받은 예가 거의 없는 현실이 이를 반영한다. 산재사고에 대해서는 일반 형사사건과 달리 근로감독관이 특별경찰로써 수사권을 가지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근로감독관의 수사범위는 산업안전보건법 상의 위반여부와 사고조사에만 국한되며, 일반 형법의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에 대한 수사까지는 하지 않는다. 즉, 근로감독관의 수사범위는 근로감독을 하기 위한 노동관련법에 국한되어 있다.

현실이 이러하니 산재사고에 대해서 사업주가 제대로 책임을 지지 않는 문제가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갖고 있는 구조적 결함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가 아닌지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사용자는 노동자를 고용하고 작업환경 및 조건을 제공할 때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법익을 침해할 위험성을 낮게 유지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즉, 노동자는 사용자가 안전하고 건강한 조건을 제공하고, 그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작업을 하도록 요구(허용)할 때, 그 한도내에서 노동자가 지켜야 할 안전보건상 주의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신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용자와 노동자간의 특수한 관계로 인해 일반 형법체계에서 (현실적으로) 포괄하지 못하는 사용자의 책임에 대한 형사처벌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둠으로써 사용자와 노동자간의 합리적인 위험분배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향후, 어떻게 하면 산재로 인한 노동자 사망에 대한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져, 노동자의 건강과 산재 문제에도 책임원리가 지배하도록 만들 수 있는지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83호] 4.15 ~ 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