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신 계약직노조 눈물로 해산 결정

KT사측 조합원 스스로 해산 결정하게 만들어
향후 비정규직등 투쟁 사업장에 큰 선례로 남을 듯

* 노조 해산 결정이 나자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하는 한통 계약직 이춘하 직무대행

한국 통신 계약직 노조는 지난 5월 18-19일 양일간 대전 유성유스 호스텔에서 임시 총회를 갖고 KT사측과의 잠정합의안 및 노조 해산 건을 장시간 논의 끝에 잠정 합의안(노사 합의서)은 146명중 92명의 찬성으로 , 노동조합 조건부 해산 건은 140명중 105명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로서 500여일이 넘는 파업 투쟁을 진행해온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조합은 사측과의 협상과 함께 노조 해산을 맞게 되었다. 이날 총회는 의결안건으로 1) 보상금 일괄 위탁관리에 대한 건 2)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일괄공제에 관한 건 3)조합원 포상에 관한 건 4) 노사 잠정 합의서 인준에 관한 건 5)노동조합 조건부 해산에 관한 건 6)청산 위원회 구성에 관한 건 등의 회순으로 안건이 상정되었으나 4번 안건인 '노사 잠정 합의서 인준에 관한 건'을 먼저 논의하자는 조합원들의 의견으로 4번 안건이 첫 번째 의결안건으로 상정되었다.

이날 총회에 모인 160여명의 조합원들은 노사 잠정합의서에 대해 어느 누구도 만족하지 못했다. 이춘하 직무대행은 "내가 도장을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한 안 아니다"라며 "하지만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지만 사측은 한통 계약직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며 "잠정 합의안이 굴욕적이지만 고용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이 직무대행은 또 "도급에 들어가면 조합이 있던 없던 큰 차이가 없다"며 " 최대한 노력을 했지만 조합 해산조차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해 합의안 토론 전에 조합원들이 합의안에 가결해 달라는 뜻을 비쳤다.

한통 계약직과 함께 지난한 투쟁을 해 왔던 공동투쟁위원회 남병준 집행위원장은 "이번 합의안의 독소조항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며 "모든조항에 문제가 있지만 4번조항이 더욱 무서운 것"이라고 말했다. 남 집행위원장은 "4번조항은 조직과 개인을 완전히 패배시키려는 계획을 가져온 것"이고 설명 했다. 또한 "노조 깃발은 명분이 아니다"라며 "생존권을 짓밟겠다는 분명하기 때문에 4번 입장은 결코받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에서는 끝까지 상경투쟁을 해왔던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부결하자는 의견들이 강하게 나왔다. "잠정합의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노조 깃발을 내리자는 것"이라며 "어떻게 세운 깃발인데 굴욕적인 잠정합의안 때문에 노조의 깃발을 내릴 수는 없다"며 강력하게 부결을 주장했다. 반면 찬성을 주장했던 조합원들은 "늘어나는 빚과 현실적인 여러 문제들로 인해 더 이상 투쟁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조합의 깃발을 내리는 것은 안타깝지만 잠정 합의안에 찬성해서 싸움을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총회에 제출된 노조와 사측이 맺은 잠정 합의안에는 남병준 공투위 집행위원장이 지적한 바대로 많은 독소 조항들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노사 합의서 4번 조항은 "합의서 체결 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법적절차에 따라 조합을 자진해산 하며..."라는 내용이 담겨 있어 노조 해산을 결의하지 않고서는 잠정합의안은 자동 파기 되도록 되어 있었다.

이 문제는 향후 장기 투쟁 사업장들이 사측과 최종합의를 하는 과정에 사측이 언제든지 조건으로 내걸 수 있는 사례로 남을 수 있다는 점에 있어 이 조항은 무엇보다 반 노동자적이다. 또한 노동조합 파괴에 조합원들이 직접 동의해야 한다는 점은 조합원들에게 투쟁과정에 대한 패배감마저 들게 해 향후 투쟁을 완전히 꺽어 버리겠다 것이어서 더욱 큰 문제로 남게 될 것이 뻔하다.

총회에 제출된 노사합의서는 조합원 과반수 성원에 과반수의 찬성으로 가결이 가능하나 노동조합 해산은 2/3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만 조합 해산이 가능했다. 그러나 잠정 합의서 안에 해산까지 담겨 있어 노조는 일단 잠정 합의서를 투표에 부치고 난 후 노조 해산은 다시 독립적인 안건으로 상정하였다. 때문에 잠정합의서가 일단 가결 된 후 노조 해산 건은 무수한 논쟁 끝에 가결되었다.

몇몇 조합원들은 일단 "노사합의 이행서"가 나올 때까지 만이라도 노조 해산 건을 의결하는 것을 연기하자는 번안 동의 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번안 동의안은 부결되고 노조해산건에 대한 찬반 투표를 한 끝에 찬성 105, 반대 35라는 표차이로 노조는 해산을 결정했다.

노조는 보상금 1차 지급이 약속대로 이행 된 것을 확인함과 동시에 법적 절차를 밟고 노조를 해산 할 예정이며 청산 위원회를 구성하여 517일간의 파업 투쟁 과정에서 발생된 각종 현안 문제와 노사 합의문에 입각한 합의 사항 이행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들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노조가 잠정합의안에 가결하고 나서 1차 보상금이 지급되고 난 후 조합 해산이 법적 절차를 밟아 버린 뒤, 사측이 합의안에 대한 이행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청산위원회가 실질적인 노동조합의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사측이 합의서를 불이행 할 경우 앉아서 당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조합원들은 큰 표차이로 해산 결정이 나자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잊지 못하였다.
<노사합의서>

KT(舊 한국통신. 이하 "회사")와 한국통신계약직노동조합(이하 "조합")은 현안사항의 종국적 해결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1. 회사는 조합원 211명의 생활안정을 지원하기 위하여 별도로 정하는 바에 의하여 회사가 필요로 하는 업무를 수행케 하고 이에 대하여 보상한다. 다만, 그 기간은 2002. 11. 31까지로 한다.

2. 회사는 조합원중 희망자에 한하여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에 도급업체에 취업을 알선하되, 늦어도 2002는 상반기 중에는 이를 마무리 한다. 이 경우 본인의 희망지를 적극 반영하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3년 동안 고용이 보장되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3. 회사와 조합(원)은 상호 신뢰회복을 위하여 법원과 수사기관에 계류중인 회사와 조합(원)간의 모든 사건에 대하여 이를 쌍방 취하하고, 향후 동일 또는 유사한 내용의 민사소송 및 고소, 고발의 제기 등 일체의 법률상 분쟁을 야기하지 아니한다.

4. 조합(원)은 본 합의서 체결 후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법적 절차에 따라 조합을 자진해산하며, 조합(원)이 이를 이행하지 아니 하거나 본합의서 체결 후 현안사항이 종국적 해결을 방해 또는 재연하는 조직적 행위를 할 경우에는 본 합의서는 그 때부터 효력을 상실하는 것으로 본다.

2002년 5월 4일
회사를 대리하여 노사협력팀장
송원중
한국통신계약직노동조합 위원장 직무대행
이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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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통 , 계약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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