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는 올 상반기 평준화 해제와 공교육 붕괴의 선봉장 노릇을 담당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자립형 사립고를 확대 도입하려는 계획이었다. 교육부는 2월15일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에서 자립형 사립고 확대 도입을 보고한다. 평준화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자립형 사립고를 확대해야 하며 최근 시·도교육청 협의결과 일부 지역에서 ‘적극 추천하겠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전교조는 3월 14일 교육부와 정책협의회를 갖지만 교육부는 전혀 철회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다. 이 자리에서 교육부 이기우 기획관리실장은 “자립형 사립고 문제는 이미 작년 7·20 교육여건 개선 사업 속에 포함되어 있는 상황”이라 밝히고 “우리부가 앞장서서 추진하지 않으면, 경제부처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3월25일 10여개 학교를 추가 지정할 것이라 발표한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4월2일 공석이던 교육부 차관자리에 김신복 서울대 교수를 임명하는데 김신복 교수는 작년 자립형 사립고 선정심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던 사람이다. 그는 취임식직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국민의 60%가 평준화 유지에 찬성한다지만 무조건 다수결에 의해 평준화를 유지해야한다는 식의 논리는 반대한다”고 밝혀 자립형 사립고 도입 의사를 분명히 한다.
교육부는 자립형 사립고 도입을 관철시키기 위해, 지역교육청이 지정을 유보해달라고 낸 건의서도 묵살한다. 전북교육청은 5월 9일 전주 상산고를, 자립형 사립고 시범운영 평가결과가 확인되는 2005년 이후로 유보해 줄 것을 건의한다.
이를 위해 5월 16일 문용주 전북 교육감이 김신복 차관을 만나 도교육청의 입장을 전달했으나 교육부 김평수 지방자치지원국장은 “지난해 전북교육청의 추천심사과정에서 빚어진 하자를 시정하는 차원에서 지정하게 됐다”고 밝히고, “도교육감의 건의는 참고사항일 뿐”이라고 일축해 버린다.
그러나 결국 자립형 사립고는 전교조를 비롯한 교육단체들의 거세 저항에 밀려 10여개 학교를 추가 지정하려던 계획은 저지되고, 교육부는 자율학교의 단계적인 확대를 통해 평준화 해제를 시도하려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3월 19일 △중·고 보충수업 부활 △전국단위 학력평가 실시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공교육 내실화 대책’을 발표한다.
이는 당시 강제적으로 시행되고 있던 ‘0교시’ 보충·자율학습과 맞물려 학생들을 심각한 입시위주의 경쟁체제로 내몬다. 그러나 교육부 관료들은 이에 대해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전교조와 교육부가 정책협의회를 가진 3월 14일, ‘0교시’ 문제와 관련해 이상갑 학교정책실장은 “0교시 문제라 하지 말고 이른아침 자율학습시간이므로 조조자습시간으로 하자”며 “학생들이 일찍 와서 공부하겠다는 데 어떻게 하겠냐?”고 말해 강제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0교시’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보충수업 부활 문제와 관련해서도 학교정책팀의 이영만 팀장은 3월20일 불법적인 보충 수업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하는 교육단체 대표들에게 “우리는 방과후 교육활동을 허용한 것이지, 보충수업을 허용한 적이 없다”며 “방향이 옳다고 하면 같이 가야지 왜 교육단체들이 반대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며 이미 알려진 사실을 혼자만 철저히 부인하는 배짱을 부리기까지 했다.
또한 전국단위 학력평가 실시는 전국에 있는 학생들을 극심한 몸살로 몰아가고 있다.
또한 3월28일 교육부 예산지원으로 전국16개 시·도교육청 모두가 참가한 모의고사를 시작으로, 6월12일 전국 고교생 144만명이 참여한 학력평가, 7월 모의평가, 9월,10월 학력평가, 10월15일 초등 3년 대상 기초학력 평가 등 광역시별, 지역교육청별, 학교별 엄청난 평가들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현정부가 1998년 10월21일 ‘교육비전 2002’를 발표하면서 2002년부터는 새로운 대학입시제도에 따라 일체의 전국 및 지방단위 모의고사를 폐지하며, 획일적인 보충수업과 자율학습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스스로 개혁정책을 포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지난달 18일 교육부를 방문하여 “학력평가제도는 입시교육을 강화하고 학교 지름길을 부추기는 길”이라며 즉각적인 폐지를 요구했으나, 김원찬 평가관리과장은 계속 진단 평가를 실시할 것이고 밝혀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윤영훈 기자 partizan@ktu.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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