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발전을 위해②]연예 기획사의 제 길 찾기

[문화사회 편집자주] 지난 7월 11일 검찰이 신인가수 매니저로부터 거액의 PR비를 제공받은 공중파방송 전 PD황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부터 그 동안 방송국와 기획사의 PR비를 통한 유착관계에 대한 전면수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후 방송사 PD들과 신문기자, 케이블 TV간부, 기획사 간부들이 소환되거나 구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는 방송사와 기획사의 유착관계가 그 동안 만연한 PR비 문제와 그 연장선상에 있는 대중음악 발전 저해를 가져왔다고 판단하는 결과, 대중음악 발전과 이번 PR비 사태를 해결을 위한 대안을 다섯 번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① 공중파 예능국 전면 개혁을 통한 투명한 제작시스템 마련
② 연예 기획·제작사의 방송권력으로부터의 독립과 새로운 생존 방안 마련
③ 케이블 음악전문 채널의 내실화:
④ 정부의 음반산업 진흥 정책 촉구
⑤ 방송중심에서 라이브공연 중심으로 대중음악의 환경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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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기획사의 제 길 찾기

"음반제작비 중 PD, 기자에게 가는 홍보비만 1억∼3억원이고 골프 접대와 술자리에서의 성상납도 관행화됐다. 일부 간부급 PD, 기자들과 기획사는 동업자 관계라고 봐야한다(A연예기힉사 대표)"(주간동아 제347호 'PD인지, 브로커인지…')
PR비 관련 수사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연예 기획·제작사와 방송국간의 유착관계이다. 7월부터 줄줄이 검찰 수사에서 이름이 밝혀지는 사람들은 방송사의 유명 PD뿐 아니라 이수만, 박남성, 서세원 등 대규모 기획사를 소유하고 있는 대표들이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즐거움과 교양을 줘야 하는 방송사가 검은 돈과 비리로 운영되고 있고, 또한 활발한 창작활동으로 오락 및 예술적 역할을 해야하는 연예인들이 꼭두각시처럼 기획사가 조정하고 있는 줄에 자기의 몸을 맡기고 있는 현재의 연예계, 정말인지 극단의 개선방향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방송사와 연예 기획·제작사와의 유착관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예 기획 제작사의 방송권력으로부터의 독립과 새로운 생존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현재처럼 방송권력에 유착되어 능력이나 재능이 아니라 돈으로써 연예인을 출연시키는 기획사의 독립을 위해서는 우선 방송 매체 중심으로 일원화되어 있는 마케팅 시스템에 대한 방향전환이 필요하다. 그 동안 많은 가수들의 공연은 TV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진행되어 왔다. TV를 통한 대중 홍보가 음반 홍보에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는 것은 앞서 이야기한 PR비와 같은 문제를 야기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TV를 제외하고는 가수의 음악을 홍보할 수 없다보니 TV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고 결국 연예 기획사는 방송권력과 유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수들의 내실있는 음반제작활동을 전제로 인터넷 등을 통한 대안매체의 활동 혹은 지속적인 라이브공연을 통해 방송 매체 중심의 활동을 탈피해야 한다.

두 번째 안으로는 현재 가요계를 형성하고 있는 댄스장르와 아이돌 스타 중심의 독점 기획사 전면개혁과 사업방향에 대한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 가요계를 댄스장르의 음악과 아이돌스타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하지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활성화되지 않고 한 장르가 중점적으로 생산되고 있는 지금의 구조 속에서 대중음악을 향유하는 사람들은 아이돌스타에 대한 식상함과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동경을 갖게 된다. 따라서 댄스가수 혹은 아이돌가수들의 방송활동이라는 것은 곧 음반판매 증가로 연결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스타일을 가진 가수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연예·기획사 역시 다양한 폭의 가수들의 활동 기회를 넓힐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와 같은 연예·기획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 번째 대안은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제작시스템의 도입 문제이다. 음반제작비는 과거에 비해 3∼4배 상승하였다. 특히 댄스 그룹들의 음반 제작을 위해서는 더 많은 제작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제작사에서는 제작비에 대한 과도한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리한 제작활동과 단기순익을 노리는 제작관행을 진행하여 왔다. 이러한 문제는 음반 산업의 질적 저하를 가져오는 데 한 몫을 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작비 절감을 위한 경제적인 마케팅 시스템 도입하고, 싱어송라이터 중심의 제작을 해야 한다. 또한 중·소규모의 제작사례들을 발굴하여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제작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근대적인 전속계약제를 근절해야 한다. 과거에 비해 기획사의 운영 시스템이 개선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가수와 기획사 사이의 전속계약제가 불합리한 것들이 많다. 일례로 어느 대형 기획사의 경우 10대 예비 가수들 수십 명을 미리 계약시켜 묶어두거나, 불리한 조건 하에서 장기계약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HOT의 해체와 둘러싼 문제는 이러한 전근대적인 계약시스템에서 나타났으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적을 받은 SM을 비롯한 대규모 기획사의 가수들과의 계약 문제가 이러한 전근대적인 계약제의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위에 제시한 대안은 현실 가능성이 없는 대안은 아니다. 따라서 지금의 어지러운 대중음악 판도에서 방송권력으로부터 당당히 독립을 하고 대중음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기획사 자체적인 자기 반성이 시급히 필요하다.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위의 대안들을 검토한다면 한국의 대중음악은 보다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 매체문화개혁위원회 활동가 김형진(aqua0723@jin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