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종/변호사ㆍ민주노동당 인권위원
몇 가지 전제
우선 장애인 이동권 보장은 시혜나 자선의 차원이 아니라 장애인이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동등하게 차별받지 아니하고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인식은 이미 미흡하나마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이하 ‘편의증진법’) 제4조에서 ‘접근권’이라는 내용으로 규정되어 있다.
다음으로 이러한 장애인 이동권 문제는 단지 장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반인도 언젠가 거치게 될 노인과 임산부 등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에 따라 위 법률의 명칭도 단순히 장애인만이 아니라 노인과 임산부까지 언급하고 있고 제2조에서는 더 나아가 ‘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이동과 시설이용 및 정보에의 접근 등에 불편을 느끼는 자’를 위한 것임을 규정하고 있다.
이동권 보장의 내용
장애인 이동권 보장은 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정상인과 동등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제도적 보장을 문제삼는 것이므로 편의증진법의 규정과 같이 단순히 지하철역에 리프트를 설치하거나 장애인을 위한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장애인이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저상버스와 같은 새로운 교통수단을 도입하고 그에 따라 도로와 인도를 정비해야 하며 장애인이 스스로 운전할 수 있는 차량의 개발 및 보급, 그리고 타인의 도움없이 이동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을 위한 특별교통수단 등을 포괄해 검토해야 하는 것이다.
대안의 갈래
우선 편의증진법에 위에서 제기한 내용들을 포함하는 개정작업을 생각해 볼 수 있겠으나 이 법률은 이동권만을 다루는 것은 아니므로 체계상 부적절한 점이 있다. 게다가 이 법률의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가 교통문제에 대한 담당부서가 아니라는 한계점도 있다.
한편 미국의 ‘장애인차별금지법’과 같이 이동권만이 아니라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단일하고 종합적인 법률을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으나 이 또한 지나치게 방대하고 장기적인 과제가 될 가능성이 많아 어려움이 있다.
위 두 방안의 한계 및 가능성 등을 고려해 우선 건설교통부를 주무부서로 하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단일법 제정을 위한 노력과 장기적으로는 장애인차별금지법과 같은 단일한 종합법률의 제정도 검토해볼 수 있다.
마치며
저상버스도입은 이러한 이동권보장을 위한 법률의 핵심이 되는 과제인데, 천연가스버스(NGV)의 경우에서 보듯이 단계적 도입과 조세 및 재정 측면에서의 작업들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저상버스의 경우 승하차를 위한 버스의 작동 시간이 길어지고 저상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차도와 인도가 정비되어야 하므로 일반인들에게는 적지않은 불편이 초래될 수도 있는데 장애인 이동권 보장이 장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와 장애인을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하고 약간의 불편을 감수할 줄 아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 101호] 8.26 ~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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