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목숨보다 아름다운 도시는 있을 수 없다"

9일, 박봉규 열사 비대위 "분신사태 책임자 처벌, 이명박 시장, 김동일 중구청장 공개 사과" 요구 기자회견 열어

* 박봉규 열사 유족들이 전경에 둘러쌓인 채 눈물짓고 있다

9일 오전 11시 서울시청앞에서 '박봉규열사 분신 책임자 처벌, 노점탄압 분쇄 및 민중생존권 쟁취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유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박봉규 열사 사망 책임자 처벌, 서울시 항의투쟁 및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전노련 김흥현 의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박봉규 열사는 생활보호대상자로 건축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하며 영구임대주택에서 4녀 1남을 키웠으며, 외환위기 이후 일자리가 줄어들자 1997년부터 청계천에서 노점상을 차려 하루에 3-4만원씩 월평균 6-70여만원의 수입으로 가족을 먹여 살리며 아파트 임대료 20만원을 냈던 전형적인 우리사회의 저소득 도시빈민"이라며 "8월 한달 동안만도 단속을 3번이나 당했던 열사는 얼마나 답답했으면 분신하기 전 당일 오전에 이명박 서울시장 앞으로 유서를 보냈을 것인가"라고 서울시를 비난했다. 또한 "노점상은 노동과 생활의 불안정화에서 파생되는 한국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와 맞물려 있는 것이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빈곤을 부추기는 신자유주의 정책이 노점상을 양산하는 실질적 본질"이라며 "노점상에 대한 단속과 처벌, 그리고 폭력과 모욕 등의 방식은 결코 노점상을 없앨 수 없음은 물론 거센 반발과 투쟁만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시는 올해 상반기 '가로정비 및 노상 적치물 관리'에 입각하여 단속방안으로 '용역반' 공개 입찰 등 예산안 책정을 이미 수억원대로 넓힌 바 있으며 지난 3월 26일 노점상 절대,상대 금지구역 확대와 4천 3백여개 노점상 일제정비를 선포하기도 했다.

김흥현 의장은 또한 "노점상들은 자신의 생존권 쟁취를 위하여 박봉규 열사의 한을 품고 '△강제단속, 분신사태 책임자 처벌 △분신 직후 불길 진압 등 초기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은 의문점 진상 규명 △이명박 시장, 김동일 중구청장의 노점상 단속에 대한 공개 사과 △도시빈민의 생존권을 유린하는 김대중 정권 퇴진'이 관철될 때까지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노련은 "열사가 분신할 때 옆에는 상당수 구청직원이 있었지만, 열사가 몸에 불을 붙이자 모두 도망가버렸다"며 "당시 상황을 찍은 테잎을 요구했지만, 구청에서는 계속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구청장은 유감만 표명했고, 공식사과를 요구하자 화를 내며 '사과 못한다'고 나가버렸다"며 박봉규 열사 사망직후 진행된 중구청장 면담 결과를 밝혔다.

박봉규 열사의 장녀 박진희씨는 "법없이도 살 양반이라고 모든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한번 받아본 적 없던 아버지가 이렇게 돌아가신게 너무 안타깝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며 "어제 아버지 영전에서 그 뜨거운 불길 속에서 아버지가 원하던 것이 무엇인가 생각했고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전노련 김경림 선전차장은 "박봉규 열사 사건은 자해가 아닌 분명 책임자가 있는 사건이며, 이시장은 청계천을 계속 복개하겠다고 해 이후 다시 열사가 생겨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사람목숨보다 아름다운 도시는 있을 수 없다"고 서울시를 비난했다.

전노련은 "살인적인 전월세 폭등으로 도시빈민은 삶의 의욕을 잃고 있으며, 이명박 서울시장은 청계천 복원에 따른 재정, 교통난은 고민하지만, 청계천 빈민들의 생활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청계천 복원 사업에 외국자본을 유치한다고 하는데, 이는 결국 청계천을 외국자본의 이윤추구 각축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비난했다. 또한 "서울시는 청계천 복원 공사를 위해 구청장들을 데리고 순회하는 등 난리법석을 피우며 사전정비로 노점상 단속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명박 서울시장의 청계천 복원 사업을 투쟁으로 무력화해 텅빈 '공약'으로 만들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전노련에 따르면, 현재 청계천 노점상은 약 2천여명 정도이다.

11시 30분경 비대위 대표들이 서울시장 면담을 진행하기 위해 시청안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미리 배치되어 있던 전경이 이를 막아 1시간 가량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전노련 소속 휠체어 장애인이 전경에게 밀려 휠체어에서 떨어지고, 타고 있던 휠체어가 부서지는 일도 발생했다. 이후 12시 10분경 비대위 대표들이 면담을 위해 시청안으로 들어갔으나 서울시에서는 '서울시청 면담 불가'를 고집해 '분신사태 해결 및 사과 촉구' 입장만을 전달하고 면담은 소득없이 종결되었다.

전노련은 이후 △10일 1시 종묘공원, 2차 투쟁대회 △11일 서울시내 지하철 선전전 및 차량 선동 △12일 1시 종묘공원, 3차 투쟁대회 △13일 1시 종묘공원, 4차 투쟁대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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