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 상급단체변경투표 대책문건 작성 발견돼

철도노조, "탈법 동원 행위 즉각 중단, 괴문서 책임자 즉각 처벌" 요구해 철도청, "노조의 협조 요청 일체불허, 감사활동 강화" 등 지침 내려

*철도청의 '노정현안사항대책' 문건[출처:철도노조 홈페이지]

철도노조의 상급단체 변경투표일인 11월 4일을 앞두고 철도청이 "△상급단체 변경의 문제점 교육 △노조 홈페이지에 의견싣기 △현수막과 불법유인물 부착 불허 및 불응 시 징계" 등을 분소장들에게 지시한 '노정 현안사항 대책' 문건이 발견되었다. 철도노조는 상급단체 변경투표를 막기 위한 철도청의 대책 문건을 분소장들에게서 입수했으나 문건의 작성자는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노조는 지난 21일 전국지부장회의를 통해 '상급단체 변경 압도적 가결 결의'를 다시한번 확인했고,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철도노조 조합원 중 82.7%가 상급단체 변경에 찬성했으며 그 이유로 '민영화 반대, 인력감축 반대 투쟁'을 들었다.

민주노총은 31일 성명서를 통해 "철도노조 상급단체는 2만 5천 노조원의 자유의사로 정하는 것으로 철도청이 개입할 일이 아니다"며 "방해공작을 즉각 중단할 것과 문건을 만들고 방해공작을 주도한 책임자를 색출해 처벌할 것, 민주노총과 철도노조원에 대한 명예훼손을 정중히 사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또한 "철도청은 이 문건에서 상급단체 변경 총투표를 '문제되는 노조동향'으로 단정하고 있으며 한 발 더 나아가 상급단체 변경 투표를 '노조를 민주노총의 하위 전위대로 만들어 조합원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고' '2.27 합의가 지켜지지 않는다고 왜곡 선동하며 철도청을 적대시하여 정치 투쟁목적을 달성하려는 행위'로 매도하고 있다"며 "거꾸로 문제되는 동향은 철도청의 부당노동행위로 사용주가 노조활동을 지배개입할 목적으로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면 엄하게 처벌받는다는 법 조항조차 모르는 공기업 철도청의 행태가 한심할 뿐"이라고 규탄했다.

철도노조 역시 3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노정현안사항 대책이라는 괴문서는 노조를 조직전복세력, 민주노총의 전위대로 규정하는 등 악선전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미 철도노조 게시판은 괴문서의 내용으로 도배되고 있으며 일부 현업 소장들은 이문서의 내용을 토대로 조합원에 대한 협박에 나서고 있음이 밝혀졌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철도노조는 또한 "서울역 수송과, 영업과, 영등포역, 부산역 등에서 관리자의 협박성 발언을 제보받아 조사에 착수했으며, 시설, 전기를 중심으로 관리자의 부당노동행위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철도청의 협박이 계속될수록 철도노동자는 더욱더 단결하고 강해진다는 사실을 철도청과 일부현업 관리자는 알아야 할 것이며 철도청은 탈법을 동원한 무모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괴문서를 만들어 현장에 유포시킨 책임자를 즉각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철도노조 백남희 선전국장은 "철도청은 문건을 작성한 것이 철도청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각지부의 분소장 등 중간관리자들 대부분이 이 문건을 복사해서 조합원들에게 뿌리고 있으며 영등포역 공식문서수발함에서도 노정현안대책문건이 발견되었다"며 "지금도 철도노조 게시판에 이 문건을 그대로 복사한 글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이 문건을 1장으로 요약한 정체불명의 유인물까지 나돌고 있다"고 밝혔다. 백남희 선전국장은 또한 "철도청은 민주노총을 반정부조직쯤으로 생각하는 등 민주노총에 대한 시각자체가 왜곡되어 있다"며 "철도청 또한 상급단체 변경이 통과될 것은 기정사실로 보고 있지만, 최대한 참여율과 찬성율을 낮춰 철도노조가 이후 투쟁을 힘있게 준비하는데 흠집을 내고자 하는 저의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서울, 부산, 영등포역 등에서 역장 등이 직무교육 시간에 '민주노총으로 가면 조합원들이 피해를 본다, 민주노총은 한총련과 마찬가지인 불법단체' 등의 발언을 했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으며 정부부처에서 사용하는 IP로 철도청의 문건에 나와 있는 '상급단체 변경시 문제점'과 똑같은 내용이 노조 홈페이지에 올라왔다"며 "최근 철도청은 우회적 경로를 통해 '노조가 상급단체를 변경하면 총파업과 관련한 70억 손해배상을 다시 청구하겠다, 다시 징계하겠다, 대의원대회에서 처리될 사항 아니냐'는 등의 해서는 안될 협박성 발언과 간섭을 하고 나섰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철도노조는 지난 28일부터 '국가기간산업 사유화 저지 및 2.27합의 완전관철을 위한 중앙간부 비상철야농성'에 돌입했으며 31일부터 전조합원 투쟁뺏지 착용 근무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상급단체변경 투표와 관련해서는 철도청의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한 증거를 최대한 확보해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할 계획이다.



철도청 '노정 현안사항 대책' 문건 발췌 [출처 : 철도노조 홈페이지]

□ 문제되는 노조동향
○ 상급단체변경(한국노총→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 실시
○ 청의 방침을 노조에서 잘못 이해, 조합원들에게 왜곡선전

□ 대 책
○ 상급단체변경 총투표의 가결을 위하여 노조집행부의 대대적 선전 및 홍보활동이 예상되는 바, 이를 위한 노조의 협조 요청 일체불허
○ 노조의 주장에 대한 사안별 대응 홍보(각본부 및 각 소속장)
- 2.27합의사항을 청에서 파기했다고 대내외에 주장하고 있는 바 합의사항 추진현황을 정확히 주지시켜 오해를 불식
- 특히, 각소속장은 직원 조회시간 등을 이용하여 전 직원에게 상급단체 변경시의 문제점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소속직원은 물론 노조 간부와의 대화를 통하여 현안사항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노력할 것
- 청 홈페이지, 통합그룹, 철마광장은 물론 노조홈페이지에도 필요시 게재
○ 현수막, 투쟁조끼착용, 불법유인물 부착 등 위법행위시 조치
- 현수막, 유인물 등 지부사무실 게시이외의 여객통로 등 일반고객이 많이 이용하는 곳은 일체 불허
- 현수막게출, 뱃지착용, 투쟁조끼 착용, 유인물 게시 등 불법행위에 대하여는 지부장 또는 행위당사자에게 3회 경고(벌금형, 불구속 기소 징계보류상태 임을 주지) 및 채증자료 확보, 기록유지
- 이에 불응시 징계 조치(인사전보)
○ 안전 및 복무관계 감사활동 강화
- 안전수칙 불이행, 노조활동을 빙자한 복무규정 위배자에 대한 감사 활동 강화

한편, 상급단체 변경시 문제점을 들면

첫째, 노사정위에서 탈퇴한 민주노총에 가입시 정부기관 노조로써 정부와의 대화통로가 두절되고, 정부의 철도현안에 대한 무관심이 증대되는 한편, 무리한 강경투쟁으로 정부의 통제권을 벗어날 경우 이에 따른 희생자만 늘어날 것이고

둘째, 고속철도 운영과 관련 정부에서는 철도청과 고속철도공단에 "고속철도자산및부채인수인계지침"이 전달되어 철도청이 사실상 고속철도 운영을 맡도록 하는 조치가 취해졌으나 상급단체 변경시에는 노조의 강경투쟁에 의한 고속철도 운영이 어려울것으로 예상, 운영주체를 철도청과 분리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하게 될것입니다.

셋째, 상급단체 변경은 범정부차원의 구조개혁 추진의 합리적 해결방안 도출에 역행하게 되어, 철도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최우선적인 구조조정 대상기관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며, 구조개혁 방안으로 '공사화'로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는 마당에 정부의 방침이 '민영화'로 급선회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될 것이며,

넷째, 철도발전을 위한 철도노조의 자주적 의사결정이 곤란하게 되어 원하지 않는 강경 연대투쟁에 참여가 불가피해지고, 결과적으로 민주노총 및 산하 공공연맹의 하위 투쟁도구 또는 전위대로 전락하고, 연대투쟁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음.

□ 철도노조는 5월30일 대의원 대회에서 선거를 통해 구성되는 차기 집행부에서 조합원 총투표에 붙이기로 결정한 상급단체 변경문제를 11월 초에 총투표를 시행키로 10월21일 전국지부장회에서 발표하였다. ..중략.. 이는 투쟁명분이 약해짐을 우려한 강경투쟁 세력의 입지강화책이자, 주변세력의 조정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됨

□ 정기단체교섭을 요구하는 한편, 총파업 프로그램을 일정대로 진행시키는 것은 노사관계 유지보다는 청을 적대시하여 조직 전복을 꾀하고 조합원의 희생을 강요하여 정치적 투쟁목적을 달성하자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음.

□ 청에서는 자체적으로 해결이 곤란한 해고자 문제와 수당·여비 지급 지연 등을 제외하고는 2.27합의사항 대부분을 이행하고 있으며 수당·여비도 관계법령 개정에 따라 바로 지급할 계획인바, 2.27합의사항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사실을 왜곡 선동하여 조합원을 희생양으로 만드는 악랄한 수단임을 전 직원이 공감하여야 할 것임.

다섯째, 노조의 불안정적이고 강경일변도의 투쟁에 대한 대국민 불안감 조성이 증대되어 철도지원을 회피하는 방향으로 정부정책이 전환될 경우, 2.27합의사항 중 현재 추진중인 3조2교대제 도입 등 근무체제 개선 및 각종 수당인상, 후생복지 지원 등에 범정부적인 지원획득이 난망해질 것인바, 결과적으로 현재 관계부처에서 심의중인 수당·여비인상 등은 당장 중단될 수 있다. 결국 어렵게 얻어낸 소득을 단번에 내팽개치는 결과가 되었을 때 과연 누가 책임지고 보상해 줄 것인가? 엄청난 조합원의 희생을 강요하여 얻게 되는 것이 조합 집행부의 투쟁기록이라면 누구를 위한 투쟁인가?

□ 결과적으로 철도구조개혁과 고속철도운영, 남북철도 연결 등 철도르네상스를 앞둔 중요한 시점에 노사협조주의를 거부하고 투쟁일변도의 민주노총에 과연 당장 가야하는지, 가면 누가 잘되고, 누가 희생되고, 철도가 얻을 것은 무엇인지 신중히 판단하여 자주적·독립적 결단을 내려야 할 때이다.

□ 초기 민주노총의 활약무대였던 대기업 노조가 결과적으로 합리적 노조로 전환된 사례는 수없이 많은데, 이는 노조활동은 결과적으로 경영층과 협의에 의한 건전노사문화 정착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며, 노사간 대화에 열중하면 '어용'이고, 투쟁을 부르짖으면 '민주'가 되는 어이없는 논리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서 진정 노조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정립해 나가야 할 때이다.

□ 철도가 대내외적으로 중요한 전환시점에 무리한 상급단체 변경 논의는 전혀 실익이 없고, 철도발전의 호기를 스스로 포기하는 결과가 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전직원이 철도의 주인된 심정으로 현명한 결정을 해야하며 따돌림이 걱정되어 스스로 철도발전에 동참할 권리를 포기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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