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두산중공업 고 배달호 열사가 돌아가신 이후, 노조탄압 수단으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노조 간부, 조합원들에 대한 가압류, 손해배상의 문제점에 대한 관심들이 커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투쟁사업장들이 사측의 무자비한 손해배상, 가압류 청구로 노조의 투쟁은 물론이거니와 기본적인 생활도 이어나가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아래의 글들은 2001년 파업 이후 17개월째 노조간부 13명의 급여와 조합비를 가압류 당하고 있는 재능교사노조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지난 12월 26일에는 재능교사노조 김영식 교육부장이 여의도 국회 앞 CCTV 설치기 20여미터 위에 올라가 '부당해고, 가압류 철회, 성실교섭 실시' 등을 요구하며 고공시위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가압류 17월째를 맞이하고 있는 재능교사노조의 글을 읽으며, 노조탄압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가압류, 손배 등의 문제점과 그 대안에 대해 함께 고민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압류의 고통, 그야말로 절절한 생존의 문제로..
지난 12월 국회앞 고공시위를 진행했던 재능교사 노조 김영식 교육부장의 글입니다. 김영식 교육부장은 올해 1월로 가압류 1년 5개월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현재 재능교사노조는 가압류 17개월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2001년 9월 조합이 가압류의 상황을 맞이할 때만 하여도 "타 노동조합 사례에서 듣던 것이 우리조합에도 왔구나" 정도로 절박한 현실로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1년을 훨씬 넘기는 가압류 기간을 경과하면서 예전에 막연히 듣기만 했던 가압류의 고통이 지금은 그야말로 절절한 생존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 동안 남들처럼 어려울 때를 대비하여 저축이라도 해놓았더라면 개인적인 어려움은 이보다는 덜 했을 텐데 라고 푸념도 해봅니다. 그러나 게을러서인지 능력이 부족해서 인지 그렇게 하지를 못했습니다. 지금은 이리저리 융통을 하고 때론 아쉬운 소리를 해가며 한달 한 달을 힘겹게 맞이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불편함도 그러하지만 요즘에는 무엇보다도 아내의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기가 더욱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 스스로 면목이 없어져 가는 것 같아 때론 의기소침해지기도 합니다.
저희 집은 아내, 저, 아들 세 식구입니다.
저는 97년에 재능교육에 입사하였고, 99년에 결혼하였습니다. 당시 7년이 넘는 만남의 시간을 가지면서 제가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이유로 결혼이 지연되는 것이 미안하여 부모님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결혼 날짜부터 잡아놓고 결혼을 준비하였습니다. 다행히 집사람은 다른 회사에 정규직으로 다니고 있었던 터라 집사람이 어렵게 대출한 돈으로 임대아파트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열심히 생활한다면 몇 년 안에 집도 사고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재능교사노조가 만들어지면서, 지부간부로서 활동하다가 2001년 조합전임자로 중앙에 올라왔고, 2001년 2월에 아들 동하를 얻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1년 9월 가압류 상황을 맞게 되었고, 지금은 중앙 교육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자기 먹을 것은 타고난다지만 태어나자마자 본의 아니게 어려움을 겪게될 자식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때론 야속하기도 했습니다. 2002년 6월 임대아파트에서 월세로 옮겼습니다. 다소 숨을 돌리는가 싶더니 제돈 없이 남의 돈으로 출발한 살림이라 어렵긴 매 한가지였습니다.
몇 일 전 당장의 생활비 융통이 어려워 아들 동하의 돌반지와 제가 집사람을 처음 만나 마음의 증표로 주었던 쌍가락지를 함께 팔았습니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간직하겠다던 반지였습니다. 담담하게 현실을 인정해주는 아내가 고마워 똑같은 반지로 꼭 다시 사주겠노라 약속했습니다. 아내 하는 말. 다음엔 꼭 다이아몬드로 사달라고 하더군요.
저의 신세 한탄을 하는 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
그러나 가압류 상황을 한탄하거나 비관한 적은 지금까지 단연코 없었습니다. 그 누구라도 짊어져야 될 짐을 잠시 제가 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조합활동 과정 속에서 닥칠 수 있는 상황이거니와 조합의 힘으로 다시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급여 가압류 17개월째 되는 날... 그러나
가압류자를 옆에서 지켜본 재능교사노조 조합원의 글입니다
급여가압류 1년 5개월 !!!
조합비 가압류 1년 5개월 !!!
지금 중앙간부들은요.....
궁색스러워서 말씀드리기가 민망하군요.
그러나 그들이 떠맡고 있는 고통이 절대로 남의 일이 될 수 없기에 이렇게 올립니다.
2001년 임금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고통이 컸지만 (희생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임금협약의 기틀을 만들고 성과수당제도개선을 위한 논의구조를 만들고, 전문수당제도를 개선하고, 신임선생님 지원수당을 추가 확대하고, 공헌수당 정산과 지급률을 개선하고, 당기 순이익의 공정한 배분(회사는 이것도 실적에 따라 나누자, 2001년에 입사한 교사에게는 주지 말자고 하였습니다) 등의 성과를 획득하였습니다.
회사는 이에 앙심을 품고, 그 보복수단으로 임금협상의 과정을 문제삼아 중앙간부의 급여와 조합비를 가압류하였습니다. 그래서 1년 5개월간의 조합비가 조합에 인도되지 않고 있고 조합의 재정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물론 지부운영비와 전임자 급여도 원활히 지급될 수 없겠지요.
뿐만 아니라 반전임자들의 월, 화 회원관리 수수료도 50% 가압류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각종 적금, 보험 해약하면서 또 카드로 생활하면서 지내다가 카드도 사용할 수 없는 신용불량자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4인 가족의 가장도 있고, 꽤 많은 병원비와 지속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가족을 둔 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에서 궁상스러운 모습은 찾을 수 없습니다.
조합원에 희망을 걸고 밝게 생활하고 있지요. 끼니를 연속으로 컵라면으로 때우는 것을 볼 때 안타깝기는 하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조합간부들이 10시 이전에 퇴근하는 것을 별로 본적이 없습니다. 밤 12시까지 조합사무실에 전화를 안 받는 경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
토요일에 쉬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회사는 이렇게 생각했나 봅니다.. 니들이 돈 없어 봐라.. .... 활동을 할 수 있겠나, 숙이고 들어오지 않겠나............. 그러나 우리의 간부들은 꿋꿋합니다.
저들은 결코 이해 할 수 없을 겁니다.
우리를 지탱하는 힘이 무엇인지.... 왜 돈으로 되지 않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지......
우리는 신념으로 생활합니다.
조합과 조합원에 대한 사랑으로 생활합니다.
또한 부도덕에 대항하는 노여움으로 생활합니다.
정의와 분노와 사랑으로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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