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사유화-"초반대응에 승부 달렸다"

철도-'공사화'로 선회하면서 분리운영 저지에 초점 발전-"매각 결사반대" 속 '자율경영강화' 대안으로

새 정부 출범을 앞둔 2월에도 공공부문 사유화를 둘러싼 노정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갈등의 중심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철도와 발전산업이 놓여 있다. 더욱이 기간산업 사유화는 정책입안·법안상정 등 초기단계에서 사실상 결판이 나고, 일단 시작되면 되돌리기 힘들다는 점에서 초반부터 노·정 모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철도는 김대중 정부가 추진했던 '민영화' 방침이 '공사화'로 급선회한 상태다. 이에 따라 현정부도 계획을 수정해 공사화로 방향을 틀었지만 갈등의 불씨가 꺼진 건 아니다. 정부가 내놓은 철도산업 구조개편의 핵심은 '시장중심 공사화와 시설·운영 분리'로 요약된다. 즉 민영화에서 공사화로 후퇴하는 대신, 시설부문과 운영부문을 분리하겠다는 것이다. 아직 세부방침이 나와있진 않지만, 옛 민영화계획에서 주식매각 등을 삭제하고 공적 소유는 유지하는 내용으로 알려지고 있다.

철도노조(위원장 천환규) 박흥수 기획국장은 이에 대해 "구조조정 차원에서 공사화가 추진될 경우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공사화의) 구체적 내용이 나오면 대응을 본격화하겠지만 '공공철도 강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박 국장은 또한 "철도 같은 네트워크산업이 승객편의와 안전 등 공공성을 유지하려면 '유기적 연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운영과 시설을 분리하는 건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로와 열차가 같은 정보를 원활히 주고받아야 하는 만큼 이원화는 실익보다 폐해가 더 크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정부가 새 정권 출범 전에 구조개편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어 2월 중하순께 갈등이 물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발전산업은 남동발전 매각문제가 '발등의 불'이다. 발전노조(위원장 이호동)는 1차 입찰사 4곳이 선정(1월27일)된 뒤 본격적인 심사절차가 2월초에 진행될 것으로 보고 저지투쟁에 한창이다. 노조는 남동발전 6개 발전소에 '발전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소속 해고자를 분산 상주시키고, 순회투쟁도 계속하고 있다.

노조는 또 정부가 실사에 착수할 경우 '2003년 총력투쟁 선봉대' 등 역량을 집중해 맞설 계획이다.

'공공부문정책협의회'도 지난 1월2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남동발전 매각,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본격적인 매각반대 활동에 나섰다. 이호동 위원장은 이날 발제를 통해 △미국·영국·호주 등의 발전산업 민영화에 따른 폐해 △전기요금 인상·공급불안정 등 위험 △구조개편 비용과다 등 정부 방침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짚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수많은 부작용과 국가경제 불안을 초래하는 발전소 매각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공기업체제로 존속하면서 자율경영을 강화하는 경영혁신 정책이 추진되는 게 올바르다"고 결론지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상완 교수(성공회대)가 호주 전력산업 민영화에 따른 부작용을 중심으로 두 번째 발제를 했으며, 석광훈 부장(녹색연합), 김상곤 교수(한신대), 안영근 의원(한나라당) 등이 토론자로 나서 발전산업 사유화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승철 keeprun@nodong.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