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노동자대회, 분신현장 집회 경찰 막아

[대체] 사측, 정문에 철망·바리케이트 설치…노동자 진입시도 부상자 속출


△'노무현정권 규탄 노동자 대구대회' 참가자들이 이해남 지회장이 분신한 장소에서 마무리집회를 하기 위해 사내에 진입하자, 경찰이 이들을 밀어내고 있다. [참세상]

세원테크 노조 이해남 지회장이 분신한 지 7일째 되는 29일 열린 '손배가압류철폐·노동운동탄압분쇄·비정규차별철폐·파병반대 노무현정권규탄 대구대회'는 경찰과의 충돌로 다수의 부상자가 속출한 가운데 끝났다.

서울·부산지역에서 열린 노동자대회와 함께, 이날 오후 4시 대구 달서 와룡공원에서 대구경북·충남지역 노동자 2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대구대회는 오후 5시 본집회를 마치고, 성서공단에 위치한 세원정공(세원테크 본사)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오후 6시경 세원정공 앞에 도착한 노동자들은 회사 쪽이 정문에 설치한 바리케이트를 철거하기 시작했다. 앞서 회사 쪽은 이날 집회를 대비, 작업에 쓰이는 철골구조물로 정문에 바리케이트를 설치한 상태였다.

경찰과의 충돌은 이날 참가자들이 이 지회장이 분신한 장소에서 정리집회를 하기 위해, 정문에 설치된 바리케이트를 철거하고 사내에 진입하면서 발생해 1시간여 동안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세원대책위 한 관계자는 경찰의 방패에 머리를 맞아, 이마 부위를 40바늘 꿰매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한 노동자는 얼굴 부위에 중상을 입어, 이 지회장이 치료를 받고 있는 동산의료원으로 후송되는 등 이날 충돌로 20여명의 노동자가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았다. 경찰 또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배가압류철폐·노동운동탄압분쇄·비정규 차별철폐·파병반대 노무현정권 규탄 대구대회' [참세상]

세원테크 사태와 관련해 노동자들의 공권력(경찰)에 대한 불신을 적지 않다. 세원대책위 관계자에 따르면 고 이현중 씨의 죽음에 대해 지난 9월 4일 회사 쪽에 도의적인 책임을 요구하던 유가족에게 회사 쪽 관계자들이 폭행을 나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를 수수방관했으며, 이에 항의하는 유가족과 금속노조 조합원 등 64명을 연행하기도 했다.

경찰은 또 이 지회장이 분신할 당시 수거한, 유서가 담긴 가방을 돌려주지 않아, 가족 등 대책위 관계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또한 이날 회사 쪽은 이곳에서의 집회에 대비해 이 회사 담장에 철망을 설치하는가 하면, 정문에 바리케이트를 설치하는 등 분신현장에 들어가는 것을 철저히 차단해 노동자들을 분노케 했다. 회사 쪽은 나아가 분신현장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 '구분선'까지 이날 노동자들과 경찰이 충돌하는 사이에 철거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세원대책위 관계자들은 경찰이 회사 쪽의 행태에는 방관하면서, 노동자에게 과도한 공권력을 행사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과 분신으로 분노에 찬 노동자들에 대한 무리한 공권력 행사는 큰 충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참가자들은 오후 7시 반경 사내 분신현장이 아닌 정문 앞에서 마무리집회를 갖고, 상징의식으로 '근조 노무현정권 노동정책'이라고 쓰인 관을 불태우며 이날 대구대회를 마쳤다.

한편 이날 현장을 취재하던 시민의신문 한 기자는 기자임을 밝혔음에도 경찰이 휘두른 곤봉에 맞기도 했으며, 대구 소재 영상집단에서 활동하는 한 여성은 충돌과정을 촬영하다 회사 쪽이 설치한 철망에 손을 베어 큰 부상을 입었다. 또한 달서경찰서 한 관계자는 본 기자가 분신현장을 촬영하는 것을 막기도 했다.


△(오른쪽부터) 배달호·이현중·김주익열사, 분신한 이해남 지회장과 이용석 본부장 [참세상]

앞서 와룡공원에서 진행된 본집회에서 김형탁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은 배달호열사 분신 이후 (손배가압류 등 노동자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바로 이 정부의 산하 기관 노동자가 분신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면서 "죽는 것도 저항의 방식일 수 있지만, 죽지 말고 싸우자"라고 호소했다.

대구지역본부 정우달 본부장(세원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은 "노무현 정부는 개혁의 약속을 포기하고, 세원·한진 살인재벌과 한통속으로 많은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며 "더 이상 죽을 수 없다. 우리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또 "총파업을 전개하고 민중항쟁을 일으켜,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노동탄압을 분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원사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대책위원회' 오규섭 공동대표는 "열사들은 노동자의 문제를 단위사업장의 문제로 바라보지 말라고 당부했다"면서, 그러나 "권력자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 공동대표는 "노동자를 죽이는 적들이 침략전쟁에 동의하고, 자본의 이해가 관철된다면 '노동자들이 죽어도, 이라크인들이 죽어도 좋다' 한다"면서 "돈 앞에 사람의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더러운 탐욕을 보이고 있다"며 신자유주의와 파병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자 대구대회에서 김형탁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투쟁사를 하고 있다. [참세상]


△이날 2천여명의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세원정공으로 향했다. [참세상]


[참세상]


△'근조 손배가압류' [참세상]


△회사 쪽은 이날 세원정공 정문에 철망과 바리케이트를 설치했다. [참세상]


△노동자들이 세원정공 담에 설치된 철망을 철거하고 있다. 담 넘어 경찰병력이 서 있는 곳이 이 지회장이 분신한 장소이다. 회사 쪽은 이날 현장 '구분선'을 철거했다. [참세상]


△바리케이트 뒤에서 경찰이 경계를 하고 있다. [참세상]


△노동자들이 바리케이트를 철거하고 사내로 진입하고 있다. [참세상]


△바리케이트로 사용된 철근을 사이에 두고 노동자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참세상]


△분신현장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주위에 두른 '구분선'을 이날 회사 쪽 관계자들이 철거하자, 한 노동자가 현수막으로 사건현장을 표시해 두었다. 그러나 회사 쪽 관계자들은 이 현수막마저 가져갔다. [참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