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법외노조 원칙 재확인

권승복 위원장, “노조는 자주적 조직, 수 백 년이 지나도 원칙”

25일, 대의원대회 “법외노조 원칙” 원안 가결

법외노조 유지를 두고 논쟁을 벌인 전국공무원노조는 지난 25일 열린 16차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법외노조 원칙 고수”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하반기 투쟁을 결의했다.

이번 대의원대회는 공무원노조특별법을 둘러싸고 법외노조 원칙을 고수하는 원안에 합법노조로 전환하자는 수정안이 제출되면서 많은 관심을 모았었다. 결국 10시간 여의 열띤 토론 끝에 법외노조 원칙을 지켜가기로 결정되었다.

[출처: 전국공무원노조]

지난 8일 중앙위원회에서 대의원대회에 제출한 원안은 “ILO가 제시한 국제기준 권고에 따라 민주노총 공익사업장에 적용되는 일반법에 의한 노동3권 쟁취 투쟁을 전개해 나가며, 정부와의 직접적인 교섭을 통한 합의안이 마련되고 조합원들이 이를 승인할 때까지 법외노조의 원칙을 지켜 나간다”는 것이었다.

이는 전국공무원노조 3기 지도부인 권승복 집행부에서 원칙으로 제시해 온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9월 정부가 전국의 전국공무원노조 사무실을 강제로 폐쇄하는 등 사상 최대의 탄압이 이어지자 다시 법내노조 노선에 대한 의견이 제출되기 시작했다.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제출된 수정안은 “조직이탈 등 조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술기조 변경을 전제로 하여, 지속적인 법외노조 전술유지 여부는 2006년 12월 이내에 조합원의 총투표를 통해 확정하자”는 의견이었다. 수정안을 제출한 대의원은 “문제의 핵심은 대중조합원과 함께하는 조직을 건설하는 방안 마련이며, 그것을 위해 사용되는 수단적인 전술적 운용으로 법외냐 법내냐는 조직의 현실에 기반해 선택할 수 있는 문제이지, 불고불변의 영원한 원칙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수정안의 근저에는 법내노선 채택이 깔려 있었다.

권승복 위원장, “더욱 단결된 투쟁으로 하반기 돌파”

  권승복 위원장/참세상 자료사진

논란이 예상될 이번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권승복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24일, 특별담화문을 통해 “노동기본권에 대한 정부 측의 태도변화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의 총투표란 사실상 특별법을 받을 것이냐 말 것이냐를 묻는 것으로, 지난해 8월 27일 대의원대회에서 결의한 특별법 거부와 무력화 투쟁 지속적 전개의 기조를 부정하는 것이며, 04년 총파업 투쟁을 사실상 실패로 규정하는 것”이라며 “원안 부결 시에 사무처장과 함께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결국 대의원들의 판단은 법외노조 원칙을 지키자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법내노조 전환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 온 정유근 경남지부장은 제명처리 되기도 했다.

권승복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이번 논란에 대해 “노조 활동을 했다는 것만으로 행자부가 독재정권 때도 없었던 엄청난 탄압을 하는 상황에서 일부 조합원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결정에 대해 “한 가지 안건을 가지고 10시간 이상 논의하면서도 끝까지 함께 한 대의원들에게 모든 공을 돌리고 싶다”라며 “이번 결정으로 조직이 더욱 단결된 모습으로 하반기 투쟁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외노조 원칙을 지켜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 권승복 위원장은 “노조는 자주적인 조직이며, 이 원칙은 수 백 년이 지나도 지켜져야 할 것이다. 이것을 법이란 틀거리로 한계지울 수 없는 것”이라며 “힘들더라도 흔들림 없이 지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승복 위원장은 27일, 특별담화문을 다시 발표하기도 했다. 권승복 위원장은 담화문에서 “위원장으로서 그동안 현장의 조합원들과 일선 노조 간부들의 고충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던 점 반성하며, 공무원연금법 개악과 총액인건비제 구조조정 저지 투쟁을 강력한 지도력으로 더욱 가열차게 추진하라는 질책 또한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라며 “실질적인 대정부 교섭투쟁을 치밀하게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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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노조 조합원

    '합법노조'라는 표현은 은연중에 법외노조를 '불법노조'로 인식하게 만드는 표현입니다. 기자님 '합법노조' 또는 '합법노선'이란 표현을 '법내전환', '법내노조', '설립신고', '법내노선' 등의 표현으로 수정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 이꽃맘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