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9일 민중대회를 불허하고 집회를 원천봉쇄한다는 통보를 내린 가운데,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후보는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집회장을 지키겠다”며 10일 오후 3시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권영길 후보는 “100만 민중대회는 노무현정권과 부패한 보수정치권의 실정에 분노한 국민이 자신들의 요구를 토로하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대회”라며 “민중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조차 가로막으려는 시도는 민주주의 파괴이자 헌법 파괴행위”라고 정부를 규탄했다.
이어 “노무현정권은 특정집단의 이익, 국민생활 볼모, 법질서 문란행위 등 갖은 악선전을 동원해 대회 성사를 막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며 “이번 대회의 요구안인 한미FTA 반대, 비정규직 철폐, 반전평화 실현, 국가보안법 폐지는 국민 생활과 나라의 운명에 직결된 문제”라고 주장했다.
권영길 후보는 “노무현정권의 실정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국민의 정당한 함성을 경찰력을 동원해 막아보겠다는 몸부림은 국민의 분노를 촉발할 뿐”이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공권력을 동원한 폭력으로 가로막으려던 역대 정권의 말로가 어떠했는지 정부는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권영길 후보는 △민중대회 불허 방침 철회와 평화로운 대회 진행 협조 △한미FTA 반대의견 방송광고 허용, 관련 집회 금지행위 중단, 대통령과 일대일 토론 수락 △비정규악법 철회와 전면 개정 △자이툰의 즉각 철군과 해외 파병 중인 모든 국군의 철군 조치 △삼성 비자금 사건 관련 특별검사제 즉각 도입을 노무현정권에 요청했다.
11일까지 이어질 권 후보의 철야농성에는 문성현 대표와 천영세 의원단 대표를 비롯해 강기갑 의원, 단병호 의원, 최순영 의원, 현애자 의원 등 당 지도부가 동참하고 있다.
“정부 폭력에 굴하지 말고 용기와 희망 가지라”
[인터뷰] 권영길 후보가 노동자 농민에게 전하는 메시지
권영길 후보는 10일 공약으로 내세운 '100만 민중대회' 성사를 위해 "집회가 열리는 내일까지 시청 앞에서 밤을 새우며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원천봉쇄로 상경에 어려움을 겪을 노동자 농민에게는 "노무현정권의 음모와 책동과 폭력에 굴하지 마시고 절절한 목소리를 내줄 것을 호소드린다"고 전했다.
▲ 철야농성 돌입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권영길 후보.
-11일 민중대회를 앞두고 철야농성에 돌입한 이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를 죽이고 민주주의를 죽이는 노무현정권의 폭거에 맞서기 위해서다. 100만 민중대회는 노동자와 농민들이 거리에 나와 자기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대회다. 노무현정권은 노동자 농민 서민의 절절한 목소리를 들으려 하기는커녕 공권력을 동원해 대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려 하고 있다. 이는 과거 군사독재 시절에도 찾아볼 수 없던 일이다.
노무현정권의 지시 아래 각 지방마다 파견된 경찰이 가가호호 방문해 농민들이 상경투쟁을 하지 못하도록 온갖 회유와 협박을 하고, 농민들이 계약을 맺은 전세버스에 압력을 넣어 해약을 강요하고 있다. 전세버스의 해약 사례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서울로 올라오려는 노동자 농민의 발길이 막히고 있다. 국가가 영업행위를 방해하고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마저 가로막는 것이다.
100만 민중대회 조직에 앞선 저는 집회가 열리는 내일까지 이곳 시청 앞에서 밤을 새우며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
-내일 상경투쟁을 준비 중인 노동자 농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노무현정권의 비열한 음모와 책동에 흔들리지 마시고 정권의 폭력에 굴하지 마시고 절절한 목소리를 내줄 것을 호소드린다. 권영길이 100만 민중대회를 조직한 만큼 권영길이 책임지겠다. 용기와 희망을 가지시길 당부드린다. 다시 권영길이 노동자 농민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더욱 더 매진할 것을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