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4일 아프간에 비전투요원을 파병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시민들과 사회단체들은 성급한 결정이라며 우려와 반대의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미국의 테러응징 전쟁에 이동 외과병원 수준의 의료지원단과 항공기, 선박을 포함한 수송자산 등 비전투요원을 파병하기로 했다. 이러한 정부 결정의 배경에는 지난 17일 김대중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국의 대응조치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고 한미 상호방위조약 정신에 따라 미국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제2조에 의하면 '어느 일방이 외부로부터의 무력침공에 의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어느 당사국이든지 인정할 때에는 언제든지 당사국은 서로 협의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제3조는 '공통의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각자의 헌법상의 수속에 따라 행동할 것을 선언한다'고 적고 있다.
이러한 정부 방침에 대해 이장희 교수(한국외국어대 국제법 전공)는 "정부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과도하게 적용하고 있다"며 "현재 테러범이 밝혀지지도 않았고 어떤 한 나라가 국가차원에서 미국에 테러를 일으키지도 않았는데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명시된 '무력침공' 등에 관한 것을 적용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이후 아랍국가간의 관계를 보더라도 정부의 결정은 국가이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의 어떠한 군사적 지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시민모임 김민아 사무국장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한국전쟁에 따른 남북분단 상황 속에서 미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체결된 조약으로 현재 이를 전면개정 내지 폐지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확대 해석하여 적용한다는 것 자체가 시대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또 "한미상호방위조약 정신 운운하는 것을 보면 전투병 파병도 배제할 수 없다"며 "아무리 비전투병의 지원이라고 해도 미국의 보복전쟁을 지원하는 것이므로 찬성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시민행동21 전북기독교사회선교협의회 등 전북지역 7개 시민단체는 지난 18일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보복공격에 대한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의 무제한적인 군사행동을 통제할 국제사회의 개입과 평화원칙이 절실하다"고 밝히고 "한국정부도 보복공격 지원에 최대한 신중하게 판단하여 무력 제재 분위기에 동조하기보다는 미국과 아랍국가간에 화해와 평화를 정착시키는데 나서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한편 테러 희생국인 미국 안팎에서 점차 아프간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에 대한 신중론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섣부른 군사적 지원보다는 걸프전이나 동티모르 사태에서와 같이 유엔 결의안과 같은 형식을 거쳐 다국적군 및 그에 따른 파병 문제가 검토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국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있을 비전투병 파병에 대한 국회동의 과정에서 정부와 시민단체간의 파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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