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개를 패면 징역형이라는데

지난 4월10일 대우차 폭력진압 당시 왼쪽눈을 실명당한 대우차 해고노동자 김용한씨

지난 15일 대우차노동조합은 국가인권위에 지난해 4월 경찰의 유혈폭력진압에 대해 국가적 차원의 조사와 책임규명을 묻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참세상뉴스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대우차사태 당시 왼쪽 눈을 실명한 김용한씨와 오른쪽 다리에 영구적 상해를 입은 김진택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 김용한씨는 대우차 부평공장 조립 1부에서 8년 간 일하다 정리해고 됐다. 지난해 2월 17일 정리해고 반대투쟁을 전개하던 중 경찰에 맞아 왼쪽 눈을 실명하고 후각을 잃었다.

어떻게 다쳤는가
경찰이 찍은 방패와 곤봉에 얼굴 반이 깨졌다. 왼쪽 눈을 다쳐 2월 19일 날 안병원에 응급 후송됐지만 안병원에서는 포기하고 부평 자해병원에 가 정밀검사를 받았다. 3월 초 1차 수술을 했고, 열흘뒤 2차 수술을 했다. 한달 후 퇴원한 후 통근치료를 하고 있다. 현재 눈물샘을 잃었고, 후각을 잃어 음식을 먹어도 맛을 알 수 가 없다. 현재는 눈 성형을 위한 4차 수술과 후각 장애 검사가 남아 있다. 그런데 후각은 장애등급이 없어 장애판단도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한쪽 눈이 실명했는데 장애급수가 6급 나왔다. 6급이면 장애인 주차 밖에는 아무런 국가적 보상이 없다. 나는 앞으로 평생을 반쪽짜리 인생을 살아야 한다. 나의 잃어버린 반쪽 인생을 누가 보상할 수 있겠는가?

경찰의 과잉 진압에 대해서
경찰들은 완전 무장을 하고 나와서 곤봉을 휘두르고 방패로 노동자들을 찍어누른다. 경찰이 적법한 시위에 곤봉을 들고 나올 필요가 없다. 방어용 방패마저 사람을 찍어내리는 공격용 무기로 사용하는데, 공격용 곤봉은 경찰의 시위대를 향한 공격을 정당화하는 무기가 아닌가? 지금까지도 경찰이 회사에서 먹고 자고 있고, 용역깡패들이 상주하고 있다. 지난주 집회 때도 의경 3개 중대가 회사 안에서 나와서 우리의 집회를 막고 나섰다.

대우차 사태에 왜 과잉진압이 있었다고 생각하나
대우차를 외국자본에 헐값에 넘겨주면서 노동조합의 정당한 요구들이 알려지지 못하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과잉진압이 이루어졌다고 본다. 방어만 해야 하는 경찰이 공권력이란 이름으로 적법한 시위에서 노동자들에게 유혈 참극을 벌였다는 것은 어떤 나라에서도 있을 수도 없고, 일어날 수도 없는 일이다.

정부에게 한마디
정권은 테러방지법을 만들어 노동자들의 시위나 점거를 테러로 규정하고, 무방비 상태의 노동자들을 완전 군장한 경찰병력으로 무력 진압한다. 김대중 정권이 올해 구조조정, 사유화 움직임 속에서 어떤 사업장이든 대우차사태와 같은 공권력 남용 가능성은 농후하다. 김대중 정권에게 약속을 지키는 정부가 되라고 말하고 싶고, 아르헨티나 사태를 보고 긴장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현재 바라는 것은
현재 바라는 것은 원직복직이다. 가장으로서 가정생활을 원만히 할 수 있는 나의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 그리고 대우차 사태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책임과 적절한 보상, 영구장애자에 대해 국가유공자로 등록돼야 한다.

■ 김진택씨는 지난해 4월 10일 경찰의 유혈진압으로 오른쪽 다리 연골을 다쳐 수술을 했으나 아직도 휴유 장애를 앓고 있다. 그는 대우차 부평공장 조립 1부에서 14년 간 근무하다 지난해 2월 대우차 1750명 정리해고시 해고됐다.


목발을 짚고 있는 사람이 김진택씨

4월 10일날 상황을 말해달라
인천지법의 노조사무실 출입 허용 가처분신청에 따라 대우차 해고 조합원들이 노조사무실에 가려고 인도로 가는 도중 경찰이 길을 막아섰다. 금속연맹 박홍 변호사를 위시해 투쟁대오는 적법한 노동쟁위 활동이라며 경찰이 길을 열어줄 것을 요구했으나 경찰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길을 열어 줄 때까지 앞 대오는 상의를 벗고 누웠고, 뒷 대오들도 옷을 벗고 누우려는 찰라 경찰이 방패로 찍으면서 달려들었다. 피바다 아수라장이 된 앞 대오들이 일어서기도 전에 경찰은 노동자들을 끌어내 밟으며 곤봉으로 두들겨 팼다. 도망가는 노동자들을 골목길까지 쫓아와서 방패로 찍고 개 패듯이 두들겨 팼다. 4월 부평은 80년 광주였다. 당시 경찰에게 맞아 피범벅이 됐고, 오른쪽 다리를 다쳤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4월 사태 당시 왼쪽 다리 내측부 연골을 다쳐 수술했고 현재 장애 등급 6급이 나왔다. 겨울이 되자 수술부위가 굳고, 바람이 들어와 솜바지가 아니면 다닐 수가 없다. 물리치료,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치료비가 없어 집에서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혼자 물리치료를 하고 있다. 경찰은 여론에 밀려 4월 사태에 대해서만 1차 치료비를 지불했을 뿐 이후 휴유 치료, 장애에 대한 치료비나 보상은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나 뿐만 아니라 당시 김낙기 동지는 골절로 다리가 빠져 현재도 통원치료중이고, 다른 한 동지는 코가 다 깨졌다. 현재 코 재수술을 한 상태지만 외상뿐만 아니라 정신적 피해의식이 크다. 묵묵히 일해온 동지들이 4월 사태에 다친 사람이 너무 많다. 한 동지는 얼굴과 머리를 맞았는데 정신적 불안정과 피해의식으로 너무 고통스러워 했다. 그는 현재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겨 이상한 소리를 하고 했는데 정신과 치료도 못했다. 결국 집을 나가 노가다 판에서 생활한다고 들었다.

경찰이 왜 이렇게 폭력진압을 했다고 보나
김대중 정권이후 최루탄이 없어져 더 거칠어 졌다. 폭력적 진압이 너무나 공공연하다. 방패로 찍고, 봉으로 내려치고 부상자가 당시 부상자가 100여명에 달했다. 최루탄이 없어져 근접전을 하게 되고 경찰은 노동자, 농민, 시민까지 닥치는 대로 때린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가장 힘들었다던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그 어떤 정권보다 더 힘든 것이 김대중 정권이 아닌가 싶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가진 것 없는 노동자, 농민 민중들을 짓밟고 탄압하는 것이다.

가족과 동지들에게 한마디
가족, 친지, 동지들게 다쳐서 신세를 너무 많이 졌다. 수술하고 움직이기가 거의 불가능했는데 동지들이 도와줘서 너무 고맙다. 지난해 4월 병원에 실려갔을 당시 아내가 걱정할 거 같아서 다쳤다고 말도 못했다. 아내에게 사실대로 얘기하지 못한 것은 아직도 미안하다. 동지들이 투쟁할 때 같이 나가 전면에 나서서 함께 투쟁하고 싶은데 무리하면 인대가 다시 돌아갈 수 있고, 다시 재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꼭 꼭 목발을 가지고 이동해야 해서 속상하고 동지들에게 미안하다.

정부에게 한마디
요즘 월드컵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개를 잡는 과정이 참혹하다고 외국에서 비판이 많았다. 이 때문에 김대중 정권은 개를 패서 도살하면 벌금형과 징역형을 내리겠다고 발표했다고 들었다. 도대체 노동자들은 개만도 못하단 말인가? 어떻게 인권대통령이란 이름으로 노동자들을 유혈 진압할 수가 있는가? 4월 조합원들을 개패듯이 팬 경찰 책임자는 직권해지 3개월만에 복직됐다. 노동자 학살을 자행하는 김대중 정권은 퇴진해야 할 것이다.

현재 바라는 것은
열심히 투쟁하는 동지들이 우리의 일터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부상당한 동지들의 마음과 몸이 회복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너무 많은 동지들이 고통을 받았다. 우리에겐 '복직'만이 치유고 위안이다.

이진숙기자 kokoree@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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