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살인적 노동조건개선과 철도민영화 완전철회를 위한 서울지방본부결의대회'가 철도노동자 6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서울역 광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철도조합원들은 죽음의 일터를 상징하는 상복을 입고, 전 조합원의 머리에 상 두건을 쓰고 철도청장 처벌과 노동조건 개선 등을 촉구했다. 집회에 참여한 6백여 조합원들은 지난해 산재사고 등으로 31명의 동지를 잃고 지난해 산재사망사고 책임규명, 노동조건개선, 민영화반대 등을 요구해 왔으나 철로 현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현실 속에서 "더 이상 죽을 수 없다. 철도청장 처벌하라", "노동조건 개선하고 현장인력 충원하라"는 처절한 분노를 담은 투쟁구호를 외쳤다.
"더 이상 죽지 않기 위해 열차를 멈출 수밖에 없다"
지난해 31명의 동지를 철길에 묻어야 했던 철도 노동자들의 피맺힌 한 속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더욱 장엄하게 울리며 이날 집회는 시작됐다.이날 서울지방본부 이병은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철도현장은 총성 없는 전쟁터다. 지난 5년간 7천여명의 철도 인원을 감축, 일제시대 저임금 착취의 전철인 철야 24시간 맞 교대, 한 해만 30여명이 죽어나가는 것이 우리 철도의 현실이다"며 철도노동자 총단결로 노동조건 개선을 쟁취할 것을 촉구했다.
김재길 전국철도노조 위원장은 이날 투쟁사에서 "우리 철도노동자들은 더 이상 묵묵히 일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해방 이후 2,175명의 순직자들이 우리의 투쟁을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3대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는 더 이상 죽지 않기 위해 열차를 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지하철 기술지부장 한용석씨는 연대사에서 "서울지하철은 지난 92년 투쟁으로 24시간 맞교대를 2인 3교대로 전환했다. 92년 투쟁 이후 단 한 명의 산재 사망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철로는 지난 50년간 철도노동자들의 피로 움직여왔다. 투쟁해야 인간답게 살 수 있다"며 강고한 투쟁을 촉구했다.
경찰, '상여'트집 행진 저지·폭력 진압
이후 깃발과 상여를 앞세운 철도조합원들은 서울역 광장을 돌아 명동으로 행진하려 했으나 서울역 일대를 에워싼 경찰들은 이들의 평화적인 행진을 막아섰다. 경찰은 집회허가가 난 평화 행진을 집회 물품에 상여가 들어있지 않았다는 트집을 잡아 명동으로의 행진을 막아선 것. 그러나 이와 관련 서지본의 한 노조간부에 의하면 "집회신고 시에 집회 물품에 상여 는 물론 모든 물품을 개수까지 명시해 서울청에서 집회 허가가 났다"며 경찰의 비상식적인 집회 저지를 비난했다.한편 철도공안원이 서울역사 정문을 봉쇄하고 한 공안원이 노조의 집회와 행진을 촬영하고 있는 것이 발각돼 조합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철도노조는 지난 14일부터 서울역, 청량리역, 부산역 등에서 상복을 입고 연이어 사망하는 열악한 철로현실을 국민들에게 알려내는 산재 선전전을 벌여왔다. 그러나 철도청 공안원들이 지난 16일 서울역에서 저항하는 조합원을 수갑을 채워 연행하고, 지난 19일에는 조합원에게 총구를 겨누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도 없는 부당노동행위를 벌여와 조합원들의 분노를 사왔다.
이 과정에서 경찰병력이 역사 광장으로 들어와 방패로 한 철도노동자의 목을 찍는 등 무력진압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철도노동자 한명이 부상 당해 중대 필동 병원으로 응급 이송됐고, 한 조합원은 경찰의 방패에 머리를 맞아 피가 터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우리도 국민이다, 노동기본권 보장하라" 서울역 대합실 시민선전
철도노동자들은 경찰에 의해 평화 행진이 저지 당하자 대열을 정비해 공안원들이 막고 있는 서울역 정문을 철도노동들의 힘찬 투쟁으로 공안원들을 밀어내고 서울역 매표소 앞 대합실에서 시민들에게 " 시민들을 안전하게 모시려는 철도노동자들이 다 죽어가고 있습니다"며 철도노동자들의 참혹한 노동현실을 알려냈다.경찰과 공안원과의 몸싸움에서 다치지 않았냐는 질문에 한 철도노동자는 "몸이 아니라 마음이 다쳤다. "며 "우리들도 국민이다. 철도 밖에서는 주 5일 근무한다고 하는데 철도현장은 하루에 24시간 노동이 말이 되느냐? 일주일 중 하루 쉬게 해달라는 것이 뭐가 그리 잘못됐다고 경찰들이 새까맣게 막아서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철도노조는 이후 상해를 입은 조합원에 대한 피해보상을 위한 법적 대응에 들어갈 것이며, 특단협을 완전 쟁취하는 그 날까지 다시는 한 맺힌 죽음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철저히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숙기자 kokoree@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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