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아닌 ‘사유화’가 정확한 표현


정부가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는 공기업은 명확한 주인이 없어 방만한 부실 경영, 적자 경영을 면치 못하니 ‘민간’으로 넘겨 주인을 찾아 주자는 게 ‘민영화(民營化)’다. 이때 ‘민(民)’은 관청, 정부를 의미하는 ‘관(官)’에 반대되는 용어로, 사전적 의미로는 ‘국민, 백성 전체’를 뜻한다.

비민주적이고 폭력적인 몇 십 년간의 군부독재를 경험하면서 한국 사람들은 ‘관청’에 대해 부패, 폭력, 억압, 경직의 혐의를 강하게 갖게 됐다. 상대적으로 민간 부문으로 넘긴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미 자율적이고 합리적인 경영, 국민 전체에 이익이 되는 경영이 가능한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러나 ‘공기업 민영화’라는 표현만을 놓고 보자면, 정부가 관여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관’에 대비되는 개념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민’이 적절한 표현은 아니다. 공기업의 소유권이 한 개인 또는 소수집단에 넘어가는 것인 만큼 더 정확한 표현은 ‘사유화(私有化)’다.

민영화의 문제점은 ‘사유화’라고 표현할 때 더 명확해진다. 개인이 독점하는 공공서비스는 이미 공공의 것이 아니다. 공공 서비스라면 구성원이 자신의 소득유무나 고저, 성별, 나이, 직업 등에 관계없이 보편적으로 사용할 기회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국가의 관심이 ‘국민’이라면 기업을 운영하는 개인의 관심은 ‘돈’이다. 그게 발전소건, 수도사업국이건, 스키장이건 그에게는 큰 차이가 없다. 차이라면 스키는 안 타도 살 수 있지만 물, 전기는 없으면 사람이 살기 힘들다는 것뿐. 그렇다 해도 일개 기업가가 누가 전기를 사용할 수 있나 없나, 누가 스키장을 사용할 수 있나 없나, 왜 신경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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