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고단한 삶, 병든 육신
주가가 900선을 돌파하고 민주당의 국민경선제로 인한 한국사회 상류층들의 축제분위기 속에서도 갈수록 고달퍼지고 힘들어지는 것이 있다면 바로 노동자들의 삶이다. 불과 몇날동안 많은 이들이 삶을 비관하고 정부와 자본의 착취에 절망해 우리 곁을 떠났다.
최옥란도 그렇고 몇몇 노점상들, 철거민들도 그랬다. 비정규직 불안정노동상태에 있는 수백만 노동자들의 고단함은 물론 익히 알고 있는 것이지만 경기회복의 과실을 조금이라도 나눠먹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고 3년간의 일감을 모두 확보해 이제는 고부가가치 선박만을 선별하여 발주하겠다던 대우조선 대공장 노동자들의 삶이란 자본이 씌워준 그 허울을 벗어던지자마자 병든 육신과 고단한 삶 그것 외에 아무 것도 없었다.
다만 워크아웃 이후 대우자본의 수년간 진행된 구조개편과 구조조정에 따른 살인적인 노동만이 있었다.
살기 위한 절규-착취에 맞선 투쟁
대우조선 노동조합은 지난 3월5일 근로복지공단에 집단요양신청을 냈다. 이는 설문조사결과 2,223명중 81.24%가 근 골격계질환 유소견자로 나타났고 의사에게 검진을 받고 2차로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검사를 받은 265명중 248명이 3주이상의 치료를 요한다는 결과가 나왔으며 당장 수술을 요하는 조합원이 그중 10%에 달했기 때문이다.
회사측의 설득과 협박, 회유 속에서 이루어진 검진이었으니 제대로 된 검사였다면 그 결과는 상상하기 어렵다. 노동조합은 75명을 입원시키고 요양신청을 하지 못한 161명에 대해서도 바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였다. 또한 나머지 7000여명의 조합원에 대한 특별검진을 회사측에 요구하였다.
이 병든 육신들이 바로 주가 900이라는 자본의 축제를 만들어냈고 그들의 호화호식을 위해 희생되었던 것이다. 또한 세계적인 경제불황 속에서도 경제성장률 5%이상이라는 경이적인 성과를 이끌어내었다.
그러나 회사는 어떠했는가. 해고를 무기로 협박과 회유를 일삼았고 오히려 불법적인 파견과 구조개편을 단행하였다. 노동조합은 이를 투쟁으로 넘어서고자 3월 29일 근로복지공단 통영지사를 점거하게 된다.
경기회복의 환상과 적들의 도발
4월 4일 아침 근골격계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구조조정에 따른 노동강도강화를 막아내고자 불법파견철폐와 물량외주화를 반대하는 조합원들을 대우자본은 구사대를 동원해 폭력으로 진압하여 많은 조합원이 부상을 당하게 된다.
노동조합은 생존권을 무시하고 노동조합을 말살하고자 하는 기도에 즉각 대응하여 그 날 11시경 인력부사무실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이에 기다렸다는 듯 해머와 쇠파이프로 중무장한 수백명의 구사대가 사무실 벽을 부수고 난입해 조합원들을 패고 짓밟고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만행을 저질렀다.
여느 노동자들이 일터를 향하는 시간에 세계최대규모의 조선회사에서 벌어진 일이다. 그 옛날 현대중공업 식칼테러를 재현한 듯 하다. 현장을 보지 않고 어느 누가 이 현실을 믿을 수 있겠는가. 26명이 입원했다. 한 손에는 경기회복과 월드컵에 따른 노사화합 다른 한 손에는 노동자에 대한 초법적인 무자비한 테러가 자본(정부)의 이중적인 본래 모습이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에도 자본에 하수인들은 적반하장으로 노동조합위원장과 간부들을 폭력혐의로 구속하고 모든 책임을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에게 돌렸다.
대우조선 노동조합은 이에 굴하지 않고 더욱 더 단결하여 지금도 흔들림 없이 싸우고 있다.
대우조선노동자들의 근골격계 투쟁 대우자본은 노동조합의 근골격계 질환 사업의 성과와 76명의 집단요양 승인에 당황했고 이 문제가 조합원들의 뜨거운 관심과 언론보도 등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부각되자 이를 조기에 차단하고자 계획된 폭력을 저지른 것이다.
대우자본은 집단요양승인과 직영인원 감소에 따를 인력보충을 위해 정규직을 채용하기보다는 비용이 적게드는 비정규직을 채용함으로써 노동자들의 고용과 건강권은 아랑곳없이 오로지 이윤 확대에만 혈안이 되어 결국 경제회복이 그들만의 것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만 것이다.
IMF이후 구조조종과 인력개편으로 강화된 노동강도는 인간노동력을 한계점으로 몰아가고 있고 노동자들의 육체는 병들어 가고 있다. 한번 고장난 몸은 다시 되돌리지 못한다. 이를 대우조선 노동자들이 보여준 것이다.
또한 이번 투쟁은 이런 노동강도의 강화와 비정규직의 착취 없이는 경제회복은커녕 경제지탱도 어렵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노동자들에게 건강권 쟁취와 구조조정의 철폐는 다른 것이 아닌 한 몸이다. 이를 위해 대우조선과 전국 곳곳의 노동자들의 자본에 대한 복수는 지금처럼 계속될 것이다. 이제야 말로 복수는 노동자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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