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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나라 교육 위해' 전교조결성식 *
89년 5월, 경찰의 봉쇄를 뚫고 창립선언문을 낭독하고 전교조의 탄생을 알렸다. 사진의 왼쪽의 초대 윤영규 위원장님과 가운데 현재 이수호 위원장님, 고은주 선생님의 모습에서 흔적이 묻어난다.
전교조민주화운동
인정에 목말라하며 살아온 세월은 아니었기에 일희일비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교원노조 결성과 활동이 역사적으로 인정이 됐다는 것, 향후 전교조의 책무를 각인시켜 줬다는 점에서 의미는 작지않다.
ㅣ 초대 전교조 위원장 윤영규 선생님
'헛살지 않았구나’ 남다른 감회
전교조민주화운동인정이라는 희소식이 공식화된 후, 99년 교단에서 퇴직한 후에도 열심히 활동하는 윤영규 선생님(사진)을 광주 용봉동 자택에서 찾아뵈었다. 인터뷰 내내 윤영규 선생님은 따뜻하고 편안했다.
))) 선생님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요즈음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요?
- 바쁘게 살지. 광주인권센터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어.
또 당장 5.18 관련 일이 많아 여전히 바뻐. 5.18 정신배 광주시민축구대회며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5.18 정신계승 강연이며 5.18 시민법정 등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어. 버는데는 없는데 쓰는 곳은 많다네…(웃음)
))) 초대위원장으로서 감회가 남다르시겠죠?
- 전교조라는 조직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 가슴 벅차고 감격스러워. 해직교사들 복직문제나 합법화 문제 그 어느 것 하나 만만한 문제는 하나도 없었지.
그래도 우린 결국 해냈고 마침내 이번엔 전교조 운동이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받게 되는 것을 보면서 ‘내가 잘 못살지는 않았구나’, ‘헛살지는 않았구나’ 뭐 이런 생각과 함께 그 동안 고생해준 조합원들에게 정말 위로와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
))) 혹독한 탄압 속에서도 89년 전교조 결성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교사들의 정서는 어떤 것이었습니까?
- 파탄에 빠진 이 나라 교육과 죽어 가는 아이들을 살려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였어. 전교조 창립 결성문에 나와 있듯이 모름지기 교육은 수십년 군사독재를 청산하여 민주화를 이루고 분단된 조국의 통일을 앞당길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소신이었지.
그 동안 집권세력에 의해 유린 당한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독립성을 되찾고 올바른 민주시민을 키워내기 위해서는 교육 민주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신념이었어. 그것이 전교조 결성 당시의 참여 교사들의 초발심이었지.
))) 전교조 결성 이후 바로 이어진 도피와 투옥 생활 중 특별히 잊을 수 없는 감동적인 일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 지금 생각해도 정말 잊을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았지.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이렇게 이어지는 1년 4개월 도피 생활 동안 나 하나를 숨겨주기 위해서 전교조 전 조직이 동원되었지.
당시의 공안 당국도 전교조 조직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지. 수배중인 나에겐 2000만원 현상금과 1계급 승진이 걸려 있었지. 당시 나를 보호하는데 사용된 암호가 ‘짐짝’이었는데 말하자면 ‘광주에서 강릉으로 ‘짐짝’ 다 펐습니다’. 뭐 이런 식으로 전달되곤 했어.
))) 합법화 이후 전교조에 대한 평가를 해주십시오
- 우리는 조합원 이전에 교사야. 그래서 전국교직원 노동조합인 거야. 명칭에도 교사가 먼저고 조합이 뒤에 나와 있잖아? 우리들의 자세가 <교사-학생>간의 관계 정립이 <교사-조직>간의 관계보다 더 우선 되어야 한다는 소리지. 다시 말하면 <학생>이 <조직>보다 당연히 우선되어야 한다는 소리야. 그럴 때 우리 조직의 건강성도 유지될 수 있고 국민의 사랑과 신뢰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
조합원 수도 중요하지만 지난 겨울방학 때 보여준 참교육실천발표대회 같은 것이 더욱 확대 심화되어 우리 교육에 하나의 기폭제가 되었으면 해.
))) 끝으로 교육 대안 세력으로서 앞으로 전교조가 나갈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합법화도 이루었고 이제 명예회복까지 이루어졌으니 좀 눈을 멀리 두고 일을 추진해 갔으면 해. 거시적 안목에서 눈을 크게 뜨고 사업의 틀과 방향을 잡아갔으면 좋겠어.
또한 한국의 전교조 운동은 세계 교육운동사에도 하나의 교과서적인 전범이 되어 있어. 그런 점에서 이런 분야도 좀 연구하고 준비해서 더욱 승화시켜 나갔으면 해.
광주 장권호 주재기자
l 민주화 운동 인정, 향후 전교조
참교육과 노동운동 양 날개 편다
보상에 일희일비 안해
참교육실천강령 제정, 교육과정 개발
학교민주화, 공교육정상화 주력
'우문우답’이란 말이 있다.
도둑질을 할 것인가, 강도 짓을 할 것인가. 이 말에 답할 필요는 없다. 질문 자체가 ‘우문’이라 대답도 ‘우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참교육운동을 할 것인가? 교육노동운동을 할 것인가? 이 말에 답할 필요도 없다. 이 또한 우문우답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참교육운동과 노동운동은 어느 하나가 크면 다른 하나를 잡아먹는 ‘제로섬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육노동운동이 곧 참교육운동
전교조 해직 교사에 대한 민주화운동 인정을 놓고 몇몇 족벌언론과 일부 보수 교원단체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조선·중앙·동아를 비롯한 족벌언론과 한국교총·교장협 등 보수 교원단체들이 바로 장본인이다.
이들은 사설과 성명까지 동원해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 결정에 반기를 들고 있다.
이들이 내세우는 가장 큰 반대 논리는 ‘전교조가 교사 권익을 위한 노동운동 단체이기 때문에 민주화운동 인정은 부당하다’는 말로 모아진다.
과연 그럴까? 이에 대한 대답은 전교조의 이념인 민족·민주·인간화 교육이란 말 자체가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역사를 되짚어 볼수록 참교육과 교육민주화 운동을 위한 교사들의 몸부림이 더욱 분명해 진다는 얘기다.
그럼, 교육 노동운동 단체이기 때문에 교육민주화 운동을 할 수 없는 것일까. 이런 논리도 폭 좁은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는 게 뜻 있는 교사들의 설명이다.
해직 경험을 지닌 여운모 오류여중 교사는 다음처럼 말했다.
“해직교사들이 민주화운동 인정을 받았다고 일희일비할 분들이 아닙니다. 다만 교육노동운동 깃발을 든 전교조가 민주화운동 인정을 받게 되면서 80년대 말 사회민주화에 기여한 다른 노조운동까지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는 것이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민주화운동이 노조운동이 아니듯, 모든 노조운동이 민주화운동이 아니라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전교조 운동 또한 교육노동운동과 참교육운동이란 양 날개를 통해 발전해왔다는 말이다.
양쪽 날개로 비상하는 전교조
민주화운동 인정을 계기로 전교조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이수호 전교조 위원장은 ‘조합원에게 띄우는 서신’에서 “우리는 전교조 결성당시의 열정과 치열한 문제의식을 갖고 공교육정상화를 위해 헌신하겠다”며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무를 안고 힘차게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런 다짐을 실천하기 위해 전교조는 이 달 중 참교육실천강령을 선포하기로 결정했다.
이 강령은 이미 올 초 대의원대회에서 의결된 것으로 ‘조합원들이 학생들을 교육할 때 적용해야할 실천원칙’이 담겨 있다.
또한 전교조는 중장기발전계획 연구와 참교육실천연구대회 준비, 대안 교육과정 개발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중장기발전계획의 연구 목적은 10만 조합원 시대에 맞는 전교조의 할 일을 규정하기 위한 것이다.
전교조는 16개 시도 지부장과 전교조 핵심 간부들이 참여하는 중앙집행위원회를 지난 2일 열고 “올바른 교육을 위해 학교민주화와 참교육 운동을 힘있게 벌이는 한편 교사의 사회경제 지위 향상을 위한 교육노동운동도 함께 진행해 나갈 것”을 결의했다.
참교육운동과 교육노동운동이란 두 날개로 교육민주화와 참교육 실현에 보탬이 되겠다는 다짐인 셈이다.
윤근혁 기자 bulgom@ktu.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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