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역사에 설치되어 있는 죽음의 리프트

값싼 고정형 리프트를 철거하고 안전한 엘리베이터로 교체하라!

한 진(노동자의 힘 보건복지기획단)

2001년 1월 22일 개통된지 6개월이 않된 오이도역 장애인수직형리프트 추락참사. 박소엽(71,여, 지체3급)사망, 고재영(71, 남)중상.

장애인 수직형리프트는 엘리베이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때 요구되는 여러 가지 안전수칙과 무관하다. 때문에 엘리베이터보다 싼 값에 설치될 수 있다. 작년 오이도역 참사는 이 리프트를 고정하고 있던 줄이 끊어져 리프트가 추락하여 발생했다. 액션 영화 속에서나 보던 장면 아닌가?
이 사고 후 노들장애인야학, 서울DPI 등 장애인 단체를 중심으로 '장애인이동권연대회의'를 구성하여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권리를 주장하게 된다. 하지만 정권은 이들의 너무나 정당하고 기본적인 요구 앞에 끊임없는 폭력과 탄압으로 일관해왔다.

2002년 5월19일 발산역 고정형 리프트를 사용하던 중증장애인 윤재봉(남, 63)씨 추락사망.

고정형리프트는 지하철 계단 옆에 붙어있는 네모난 판을 가리킨다. 이 판은 평소에는 접혀있으며, 이용자가 이를 펴서 사용하게 돼 있다. 고정형리프트는 계속 단추를 눌러주어야 작동을 하며, 안전을 위함인지 무지하게 느린 속도로 움직이면서 한술 더 떠 작동시 아름다운(?) 멜로디를 온 지하철 역사에 울려댄다.
이런 인권침해적 요소들 외에도 고정형리프트는 치명적인 위험 소지가 있다. 이 리프트는 수동휠체어용이어서, 현재 더 많이 보급되어 있는 전동휠체어를 싣기에는 크기나 무게를 지탱하기 어려워 위험하다. 이에 대한 서울시와 지하철공사의 대책은 '전동휠체어 사용시 역무원을 꼭 부르라'는 조항뿐이다. 그나마도 현실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2002년 6월6일 5호선 굽은다리역에서 리프트 도움요청에 대한 역무원의 태도와 장애여성(박주희, 36세, 지체1급)에 대한 횡포.

휠체어 장애인인 박주희 씨는 굽은다리역에 있는 고정형리프트를 이용하면서 언제나 추락의 위험 때문에 두려워하면서도 유일한 대책인 '역무원을 부르라'는 조항을 지키려고 애써왔다. 대부분의 리프트 추락사고가 역무원이나 공익근무요원이 옆에 있는 상황에서 벌어졌음을 알고있으면서도 말이다. 역무원이 리프트 작동방법을 모르는데다가 '이렇게 도와주시면 돼요'라고 박주희씨가 이야기하자 '알면 혼자하지 왜 나를 부르느냐'며 몹시 불쾌해 했다.

장애인들이 일상적으로 밖으로 나가기 위해 겪는 위험과 수모는 몇 가지 사례에 국한될 수 없다. 이 말 저 말 할 것 없다. 지하철 역사의 각종 리프트를 모두 철거하고 안전한 엘리베이터로 교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