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선(전국시설관리노동조합 법조타운지부 대법원사업소 명호지회 지회장)
지난 4월26일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지금까지 너무나도 숨가쁘게 달려온 나날이었다. 시설관리 15년차 경력으로 명호 종합개발(주)에 올해 3월20일날 입사하여 지난 서너 달 남짓을 보낸 날들이 나에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노동조합을 결성하기 전 "우리가 마시는 물 좀 사주세요!", "당직비 좀 주세요!" 하며 너무나도 소박한 소망을 회사에 요구하였는데 회사는 직원들을 도급계약 정원을 채우는 하나의 소모품으로만 취급하는 못된 관행으로 일관하였다. 말하자면 "이런 환경이 싫으면 나가라!"는 것이다. 회사는 오랜 동안 회사에 뭔가를 요구하면 이를 주도한 사람을 갖은 방법으로 쫓아냈었다. 따라서 이런 회사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들끼리 뭉칠 수밖에 없었고, 결국 노동조합을 결성하게 되었다.
우리가 근무하는 사업장이 법을 수호한다는 법원이고 그것도 인권의 최후의 보루라고 하는 대법원인지라 당연히 노동조합의 합법적인 모든 활동이 보장될 거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들의 착각일 뿐이었다. 법원은 4월26일 노동조합이 결성됨을 알고 직·간접적으로 개입하여 지부장을 해고하였다가 언론을 통해 관심이 커지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6일만에 복직시켰다. 그리고 뒤이어 나를 직위해제 대기발령 하는 야누스의 이중성을 보였다.
5월20일 직위해제 되어 본사 창고에서 40여일 동안 혼자서 출근 투쟁을 하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되었다. 급여마저 삭감되고 고용마저 불안한 가운데 연로하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다 포기하고 다른 직장 알아 봐야할 것 아닌가! 내가 무슨 의미로 이 싸움을 해야 하나! 수십 수백 번을 내 자신에게 물어봐도 그 답은 하나였다. "나 자신이 정당하고 떳떳하다"였다.
회사와 7차례의 단체교섭이 결렬되었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종료 판정을 받기까지 법에서 이야기하는 모든 법을 지켰다. 그리고 6월28일을 기점으로 우리들의 요구 안을 관철시키고자 합법적인 파업에 들어갔다.
365일 밤낮으로 근무하는 법원이 우리들의 사업장인지라 파업으로 우리들의 결의를 대외적으로 다지는 행사인 파업 출정식을 엄숙히 거행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당연한 권리인 노동3권을 유린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현장출입을 통제하고 폭력경찰을 동원하여 무자비한 폭력으로 불법강제연행을 사주했다. 가장 먼저 연행된 나는 인근 서초경찰서로 연행되면서 여러 차례 폭행을 당했다.
경찰서에 도착해 피의자대기실에서 "밥그릇 싸움하다 왔냐"는 형사의 말에 항의하자 수갑이 채워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고있던 슬리퍼로 수 차례 때리는 형사를 보며, 나는 인격적인 모멸감을 느꼈다. 불법 연행되어 강제 조사를 받고 유치장에 있던 동안 밤새 혼자 생각했다. 과연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단 말인가? 유치장에 수감되어 끼니때마다 주던 콩밥을 거부하고 벽만 바라보며 그 이유를 생각해봤지만,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다음날 오후 조사를 마치고 수사관들이 "왜 하필 법원에서 떠들었냐"고 '집회 및 시위법 위반'이라고, 81년 전두환 군사독재 시절에 만들어진 집시법으로 우리들을 옭아맸다. 과연 이 나라의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은 법원의 권위 앞에서 짓밟혀도 문제없다는 말인가!! 대법원 정문에는 대문짝만하게 '자유, 평등, 정의'라는 말이 쓰여 있다. 도대체 무엇이 자유고 평등이며 정의란 말인가! 법원은 자신들을 위하여 바로 어제까지 건물지하에서 묵묵히 일해왔던 우리 시설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합법적으로 파업에 돌입하자 이를 무마시키고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무노동무임금'을 적용하고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리고 노동조합에 가입한 사람들은 아무도 '고용승계'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우리들을 고용불안으로 떨게 만들었다.
파업은 장기화되고 있다. 왜냐하면 회사는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겠다는 태도로 사태를 수습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법원과 노조의 싸움을 불 구경하듯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제 싸움은 법원의 용역회사인 명호개발과의 싸움에서 법원과의 싸움으로 확대됐다. 우리는 이 싸움을 통해 고용안정을 쟁취해야 하고, 헌법에서 보장하는 노동3권을 억압하는 법원을 준엄하게 심판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모든 조합원들은 모두 하나같이 법원과 전면적인 싸움을 결의했다. 이를 위해 지부 명칭을 '법조타운지부'로 변경했다. 이를 통해 서초동 법조타운내의 모든 시설관리노동자들이 폭 넓게 단결하여 이 나라 모든 노동자의 신성한 권리인 노동3권을 완전히 보장받을 수 있는 계기를 쟁취하기 위한 것이다. 악법도 법이라면 지켜야한다고 하는데 자신들이 수호해야 하는 법마저 지키지 않은 법원은 무슨 법을 적용해야 하는가! 이는 모든 노동자들의 힘인 투쟁이란 법으로 반드시 응징해야 할 것이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