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 대한 국가의 감시, 철저한 규제필요

“국민감시의 핵심수단 주민등록제도는 폐지되어야 마땅하다”

점점 강화되어가고 있는 국민 감시 및 통제 시스템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에게는 자신의 신분을 증명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고유의 일련번호가 있다. 주민등록번호이다. 국가 행정부는 국민에 대한 개인 업무를 집행할 때는 거의 대부분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한다. 주민등록번호는 기본적으로 생년월일, 출생지, 성별 등의 개인정보에 대한 숫자조합으로 만들어져 있다. 주민등록번호만 보더라도 그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여러 가지 개인정보들를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각 개인에게 부여된 주민등록번호는 고유의 일련번호로써 각 개인에 대한 주거, 금융, 의료, 보험, 교육 등 사회생활의 거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신분증명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주민등록제도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모든 국민에 대한 의무사항으로 집행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 프라이버시 학자들 및 활동가들은 이 제도가 국가의 감시 및 국민 통제의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인격권과 프라이버시권 등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하는 제도라는 비판을 해 왔으며, 마땅히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최근 한국 정부는 전자정부를 구축하여 국민 개인정보들의 통합적인 관리 및 서비스를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에 의한 전자정부 실현의 작업은, 행정의 투명성, 효율성, 국민에 대한 서비스 강화라는 명목아래서 전 국민 개개인의 정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여 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작업은 정보통신기술의 발전 및 정부가 가지고 있는 모든 국민에 대한 주민등록번호, 그리고 이에 따른 개인정보들의 총체적 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구축되고 있다.

특히, 주민등록제도가 밑바탕 되어 각 개인에 대한 모든 정보가 하나로 통합되는 것은 국가의 국민 통제 및 감시를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이며 초국가적 감시사회가 초래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비판하고 있다.

더욱이 인터넷이 발달을 하면서, 각종 홈페이지 및 커뮤니티, 전자상거래, 심지어 뉴스사이트 등에서도 각 사이트의 이용을 위해서 회원등록을 요구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이트가 개인인증을 위해서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고 있다. 자본의 영역에서도 국민들의 주민등록번호 및 개인정보들을 자신들의 상업적 이익을 위해서 사용하고 있는 사례들이 많이 적발이 되었었다.

최근 일본에서도 주민기본대장법이라는 것이 개정이 되어서, 지난 8월 5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 일본 주민들도 주민등록제도가 감시와 통제의 도구로써 이용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으며, 현재 이에 대한 반대 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다. 실제 요코하마의 경우 350만 주민 중 거부의사를 밝힌 사람이 84만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9일 오후 1시 성균관대학교에서는 한국의 주민등록법과 일본의 주민기본대장법에 대한 문제점을 살펴보고, 정보화 사회의 국가의 국민통제 및 감시,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한국․일본 국제공동워크샵이 열렸다. 이 워크샵은 민주화사회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이하 민교협), 지문날인반대연대 (이상한국), 반주기네트연락회 (일본) 주최로 열렸다.

오늘 토론회 참가자들은 주민등록제도 뿐만 아니라, 최근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CCTV, 생체기술을 통한 인증시스템, 스마트카드의 도입, 지문인식 등 국가 및 자본에 의한 감시의 형태가 비약적 발전을 하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것은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와 위협이라고 경고하고, 국가와 민간의 감시를 국민이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장치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실제로 ‘반감시위원회설립’이라는 구체적인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민교협의 공동의장인 박상환 교수는 인사말에서 “우리는 독재정권의 국가 동원체제 속에서 많은 피해를 받아 왔으며 지금도 그 가운데서 살고 있다”고 비판하고, “특히 국가 감시 및 통제제도는, 일본에서도 그 감시제도가 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환 교수는 한국과 비슷한 감시제도로 인해서 피해받고 있는 일본민중들과 연대할 수 있는 공감대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앞으로 국제적인 활동을 기대해 본다고 마무리를 지었다.

정부 감시에 대응한 반감시권 확립 필요
‘전자정부시행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통의 문제점 및 주민통제로 인한 기본권 침해의 문제’에 대해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의 이은우 변호사는 이 문제가 실제로 민주주의에 위배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 국가의 감시를 적극적으로 규제하고 통제할 수 있는 국가로부터 독립적인 성격의 반감시권 및 위원회를 법률적으로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최근 정보통신부가 도입을 시도하려는 ‘위치정보시스템 핸드폰 의무도입’에 대해서 비판하면서, CCTV, 생체인식시스템 등 심각한 감시 시스템의 발전에 대해서 예를 들었다. 특히 이은우 변호사는, 감시 및 프라이버시 개념이 과거 개인정보의 자기통제권의 수준을 넘어서서 행위의 결과로써 개인이나 집단의 표현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 등 포괄적 범위에서 억압받을 수 있는 것 등을 아우를 수 있는 개념으로 정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차원의 전국적인 주민등록법 폐지/지방자치단체의 자발적 등록제로 변환 필요
주민등록법에 대해서 이은우 변호사는, “전국민에 대한 고유번호의 부여제도(National ID)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은우 변호사는, 주민등록제도가 ▲ 전국민에 대한 의무적인 등록제도 ▲ 전국민에 대한 일련번호의 부여 ▲ 의무적인 신분증 발급제 라고 지적하고, “전국민에 대한 고유번호의 부여제도는 국가에 의한 전국민통제의 원천이다”라고 비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민등록제도는 국가와 민간에 의한 과도한 국민감시를 허용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되는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으며 마땅히 폐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리고 대신에 전국적인 의무적 국민 등록제를 폐지하고, 지방자치차원에서 주민등록제를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즉 지방자치단체별 주민에 대한 등록체제로 주민등록법을 지방자치단체 주민의 지위를 정한 법률로서 위치 짓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자발적으로 원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경우에만 필요한 범위 내에서 통용되는 신분등록번호를 부여하자는 것이다.

전자정부시행, 뚜렷한 목적성 없는 행정정보망 공동이용은 위헌요소 다분
이은우 변호사는 현재 시행중인 전자정부 정책도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전자정부 구현에 있어서, ‘행정정보의 공동이용’은 어떤 기관이 수집한 개인정보를 다른 행정기관에서 이용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개인정보를 수집한 목적범위 이외로 이용하는 것이며 원칙적으로 이는 허용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전자정부의 추진으로 정부가 발표한 전산망 통합계획도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문제제기도 있었다. 주민전산망, 부동산전산망, 자동차전산망, 교육전산망, 납세와 관련된 전산망, 4대보험 전산망 등이 통합될 경우 그것이 가져올 개인정보의 침해와 인권침해의 문제가 굉장히 심각해진다는 것이다. 이은우 변호사는, “특별한 법적 근거도 없이 전자정부구현을 위한 행정업무 등의 전자화 촉진에 관한 법률의 행정정보의 공동이용규정을 근거로 각 전산망을 통합하자는 것은 위헌적이고 위법이 아닐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일본의 주민기본대장법 개정에 대한 반대 움직임 - 프라이버시 액션
일본에서 주민기본대장법 반대운동을 30년 동안 진행해 온 프라이버시 액션의 시라이시 다카시씨는 1999년 일본에서 개정된 주민등록대장법으로 도입된 주민기본대장 네트워크 시스템 (이하 주기네트워크)은 한국의 주민등록제도와 많은 부분에서 유사하며, 특히 국가에 의해서 국민에 대한 감시와 통제의 도구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하고, 이에 대한 폐지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다카시씨는, “주민등록대장은 초기 주민들의 행정 서비스를 위해서 만들어졌다. 주민등록제도를 새롭게 나라가 관리하려고 하는 것이 1999년 8월에 주민등록대장법에서 개정되었다. 일본국민들은 국가가 국민을 직접 관리하는 것에 대해서 강력히 반발하였다. 요코하마의 경우 굉장히 많은 국민들이 반대운동을 펼쳤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본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국민에 대한 주민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었다. 각 지역별 지방자치체에서 주관하는 주민 서비스차원의 정보들이 있었던 것이며, 이 정보들에 국가는 개입하지 않았었다. 이 제도는 우리나라의 행정자치부가 주민등록번호를 비롯하여 국민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다.

다카시씨는 “원래 시나 구단위에서의 주민은 국가적 차원의 등록제가 필요 없다. 국가적 차원의 등록이 있더라도, 시나 구 차원의 주민은 서비스가 달라지는 것이 없다. 따라서 국가 차원의 등록제도는 별로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시장이나 구장이 주기네트워크의 도입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다카시씨는 마지막으로 “이제 우리는 ‘국가가 개인들의 정보를 가지는 것이 정말로 필요한가?’를 이야기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주민등록이라는 비슷한 제도에 대해서 한국과 일본의 민간차원의 교류 및 연대운동을 통해서 폐지운동을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들의 개인정보 공공재적 성격으로 바라보아야
지정토론자로 나온 건국대학교 법학과 한상희 교수는, 역감시권의 내용에 대해서, 정보주체가 국가적 차원에서의 개인정보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작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조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주민등록법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 모색 및 전자정부 추진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을 지적하고, 앞으로는 개인정보를 공공재의 성격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상희 교수는, “개인정보에 대한 것은 철저히 민주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국가를 어떻게 규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카시 씨의 지방자치단체의 주민서비스적인 개념 도입에 대해서 한상희 교수는 전반적으로 동감한다고 밝히고, 국가적 차원에서의 국민 개개인에 대한 통제는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상희 교수는 다음과 같은 예시를 들었다. “다른 이웃에 사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A에 누가 살고 있는지 알 필요가 없다. 구청이나 동에서는 알 수도 있지만, 상부기관으로 갈수록 알 필요가 없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하급 지방자치 업무이지 국가의 업무가 아니다. 그러한 기초단체들이 가지고 있는 자료들을 통계화 시켜서, 나머지 일반적인 정보들만 가지고 있으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처음부터 국가가 그것을 통제하는 시스템이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

마지막으로 한상희 교수는, 개인정보에 대해서 그 정보가 개인의 고유한 것도 아니며, 배타적인 것도 아니다고 지적하고, 국민들의 개인정보에 대해서 국가가 국민 위에 굴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에게 서비스하고 협력하는 차원에서의 관계형성을 위한 제도로 바뀌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지문날인 반대연대 김한울씨는 우리나라에서 지문날인 반대운동을 하고 있으면서, 실제로는 주민등록문제 전체를 놓고 문제제기를 해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한울씨는 국가는 국민의 개인정보뿐만 아니라, 생체정보, 화상인식 및 IC카드 도입을 통해서 계속해서 국민을 통제해 나갈려고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작년 911 테러 이후에 영미권에서도 IC 카드 및 생체기술을 도입한 개인 인증시스템의 시도가 진행되고 있고, 홍콩 대만 등지에서도 전자카드 도입을 운운하고 있다며, 자본과 정부의 관료주의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운동이 필요하고, 이것은 일국적인 수준을 뛰어넘어 지구화된 운동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일 공동 성명서 / 프라이버시 교육 도입 등 제안
오늘 토론을 통해서 주민등록제도를 비롯하여, 앞으로 국가의 감시 시스템에 대한 여러 가지 대응책들이 제시되었다. 이은우 변호사는 과학 및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른 미래의 현안들에 대해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대응책들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우 변호사는 덧붙여, 한일간에도 이런 행사 등을 통해서, 공동성명을 통한 국제적인 연대의 틀을 공고히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로어에서도 좋은 제안들이 많이 나왔다. 그 중 지문날인반대연대 한 활동가는, “과학기술의 민족통제와 유인동기를 어떻게 만들어 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하고, “실제로 프라이버시를 비롯한 인간의 기본권과 관련된 내용들이 초등학교를 비롯한 중고등 교육에서 대학교육까지 커리큘럼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전교조라던가 교수연합에서 운동으로 풀어가야 할 것이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부분에 대해서 오늘 참가자들을 많은 공감을 했다.

국가적 차원에서의 감시가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혹자는 이런 감시시스템에 대해서 이미 너무 늦은 것이 아닌가라고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국가의 감시시스템에 대해서 민중들은 얼마나 뼈져리게 몸소 느끼고 있는가,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차근차근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의지이며 실천일 것이다. 이번 워크샵을 통해서 감시의 문제를 놓고 한일 양국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보다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기회였으며, 앞으로 보다 적극적인 운동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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