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배달호 분신사망 대책위원회'(이하 분신대책위)는 29일 2시 기자회견을 갖고 "두산중공업은 모든 법적 권리를 가진 미망인과 그로부터 위임받은 우리 협상단을 배제한 채, 고인을 졸지에 잃은 일부 유족들의 약한 심성을 이용하여 부도덕한 방법으로 인륜을 파괴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며 "28일 회사가 일부 유족의 대리인 최모 변호사와 회사 대리인 법무팀장간의 '합의서'는 아무런 권한이 없는 자신들만의 협의사항에 불과하고, 임의적인 '합의서'를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족들, 빈소 방문해 대책위와의 오해 풀고 돌아가
이번 기자회견은 28일 배달호 열사의 일부 유족들이 두산중공업과 장례절차 및 위로금을 합의하고 29일 오전 창원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늦어도 설날 이전인 1월 30일까지 망인의 유해 수습과 장례절차가 매듭짓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장의사를 대동하여 빈소를 찾아와 시신인도를 요구했다가 대책위의 설득으로 되돌아간 직후 열렸다.
이날 빈소에서 유족들을 만난 민주노총 경남본부 이흥섭씨는 "어머님과 여동생이 '이 정도 했으니깐 오빠의 장례를 치르겠다'고 해서 '형님의 한을 풀어드려야 잘 모실 수 있고 우리도 죄인의 심정으로 싸우고 있다'고 말씀드렸다"며 "어머님은 분신 직후부터 빈소를 지키고 있는 김건형씨에게 '고생하는 거 다 알고 있다'고 말하며 유족들은 대체적으로 수긍하시는 분위기"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흥섭씨는 또한 " '노조가 시신을 이용하고 있다'는 등 회사측이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을 그대로 말해 유족들이 회사에 회유당해 많은 오해를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며 "하지만 긴 시간 말씀드려 유족들은 빈소에서 조문을 드리고 돌아갔고, 앞으로 진전되는 상황을 수시로 알려드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족들의 빈소 방문은 경찰, 방송사 기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차분히 이루어졌으나 두산중공업측은 이날 즉시 "대책위가 장례를 치르려는 유족들을 막아 격렬한 몸싸움까지 벌어졌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해 당시 현장을 지켜본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오른쪽에서 세번째 캐비넷이 열사의 캐비넷이다[사진출처:두산중공업지회]
미망인 동의없는 위로금 합의 효력 없어
이번 위로금 합의에 대해 두산중공업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망인에게는 여식만 있어 상주의 자격이 있는 남동생인 배일호씨와 장례절차 협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차정인 변호사는 "여식도 연령의 고하를 막론하고 상주의 자격이 있으며 상주가 나이가 어린 경우 친권자인 모가 법정대리인이 된다"며 "합의서가 정상적인 효력을 발생하기 위해서는 망인의 처 또는 '장례절차에 대하여 처의 위임을 받은 자'로부터 추인을 받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정주석 법률사무소, 김기덕, 김성진, 박훈 변호사 등 법조인들은 이번 합의의 법적 효력에 대해 "실제 합의로서 효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전혀 없고 회사와의 합의사항조차 되지 않는다"며 "이런 식으로 회사가 합의를 한다면, 그 범위를 넓혀 사돈팔촌과도 합의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해프닝과 관련해 분신대책위 박유호 언론담당은 "두산중공업은 법적으로 효력이 없는 것을 뻔히 알면서 '가족간의 대치 장면을 유도해서 여론을 호도하겠다'는 것"이라며 "열사의 미망인 황길영씨는 이미 친정, 딸 등 수많은 회사의 회유시도를 받았던 지라 이번 일에도 의연했다"고 밝혔다.

*두산 설 선물세트 불매운동 목록[사진출처:분신대책위]
대책위, "설날을 열사와 함께"
분신대책위는 설날연휴 두산중공업의 빈소 침탈 가능성에 대비해 금속노조를 비롯한 금속연맹간부들, 민주노총,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열사와 함께 하는 설날'을 선포하고, '빈소 지킴이'를 최소 300여명 이상 규모로 모집하고 있다. 27일 두산중공업지회는 확대간부회의에서 '설날 휴가반납'을 결의하기도 했다.
또한 두산중공업지회가 간부파업에 돌입하고 현장순회투쟁, 공장내 집회 등을 진행하면서 두산중공업지회 조합원의 집회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다. 대책위의 기자회견을 앞둔 29일 중식집회에는 조합원 5-600여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조합원의 참여율이 높아짐에 따라 대책위 관계자는 "설날 연휴 빈소 사수에도 문제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경남여성회, 김해 여성의전화 등 7개 여성단체가 소속된 경남여성단체연합은 29일 "주부들을 대상으로 두산제품 불매운동에 돌입한다"고 밝혀 민주노총과 대책위가 전국 10여개 도시 65곳에서 일제히 벌일 두산불매운동과 함께 '주류와 식료품을 많이 생산해 파는 두산이 대목을 보는데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은 30일 기차역, 버스터미널, 공항, 대형할인마트 앞 등 65곳에서 일제히 귀향홍보전을 펼쳐 두산제품 중에서도 특히 '설 특선 선물세트 불매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또한 29일 "두산중공업은 군대의 적을 제압하기 위한 '선무공작'을 노무관리에 도입해 밀착 감시하고 협박해 사장의 직접 지시 아래 초기-성숙-완성의 3단게 지침에 따라 전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실시해온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80년대 보안사찰을 연상케 하는 두산중공업의 '노조원 살생부' 사건과 관련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13조에 따라 노동부에 두산중공업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을 공식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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