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업무용'이라며 접속차단된 ETRI 노조 홈페이지
정보통신분야 연구개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이 지난 2월 28일부터 "비업무용 인터넷 사이트에 대해 적극적으로 차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노조홈페이지 등의 접속을 차단해 노조가 부당노동행위로 고소고발하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ETRI 사이버정보윤리위원회는 지난 2월 27일 "근무시간 중에 비업무용 사이트를 이용한다는 것이 취업 규칙 등에 어긋난다"며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 정의한 유해사이트 목록을 기본으로 연구원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인터넷 사이트 등 비업무용 인터넷 사이트를 차단한다"고 밝히며 노조홈페이지, 다음 한메일 사이트 등을 차단했다.
ETRI는 노조가 2002년도 노사간 임금협상 결과를 내부 게시판에 올리는 족족 삭제하면서 이에 항의하는 직원들의 부서장에게 "글 올린 사람들을 교육시켜 보고하라"고 지시해 노조의 항의를 산 바 있다. 이어 자유게시판을 폐쇄하고 직원들이 올린 글의 IP를 추적하던 ETRI는 2003년 1월 노조와의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비업무용이나 유해사이트를 연구원 망과 차단할 것을 연구원에 건의" 등을 임무로 규정한 연구원내 사이버정보윤리위원회를 신설했다. ETRI는 또한 "노조 홈페이지에 오길록 원장을 비방하는 글이 올라왔다"며 홈페이지 관리자인 노조 정기현 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고, 피켓팅, 보도자료, 정부에 전달한 정책건의서 등 역시 "원장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정 위원장을 추가 고발했다.
ETRI 노조 한주동 사무국장은 "이번 접속차단으로 '게임'이 들어가는 사이트의 접속조차 차단되어 정부로부터 수주받은 게임관련 프로젝트 수행조차 어려워졌으며, 사이트 차단 리스트조차 공개하지 않고 임의로 차단을 진행해 일일이 들어가봐야 차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이번 홈페이지 접속차단은 민주노총,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말썽의 소지가 있을 것 같은 곳은 막지 않으면서 노조 홈페이지의 접속을 차단하고 노조의 의사소통 수단을 묶으려 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주동 사무국장은 또한 "사이버정보윤리위는 연구원 측에 건의만 할 수 있게 규정되어 있음에도 이번 접속차단은 원장의 승인 없이 진행되어 명백한 월권행위"라며 "어디보다 의사가 자유롭게 개진되어야 할 정보통신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원에서 계속 IP를 추적하고, 비업무용 사이트라고 접속을 차단하는 것은 연구원의 업무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연구원의 출퇴근 관리, 직원 식사 등 연구원 전반 사항이 오길록 원장의 통제 아래 있는 것을 비추어 볼 때 "원장의 사실상 승인은 있었으되, 오 원장 자신은 책임에서 빠지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있다.
ETRI 노조는 현재 "오길록 원장이 노동조합을 파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조 간부에게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고, 총체적인 부실경영의 책임이 있다"며 오길록 원장 즉시 퇴진을 요구하고 있으며 노조측의 설문조사에 응한 1216명 중 86.5%가 '오 원장의 임기를 보장하면 안된다'는 뜻을 밝혀 오원장의 퇴진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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