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에 해고· 복직을 4번 ‘오락가락’ 했죠

인사이트코리아 김인선씨의 두 번째 해고, 그리고 두 번째 복직


*고등법원 앞에서 (2003.3.14) [사진출처:워킹보이스]

김인선씨는 해고된 인사이트코리아 노동자 4명에 대해 '전원 SK 직접고용'판정을 내렸던 지노위 판정을 뒤엎고, 중노위가 ‘불법적인 파견업무에 종사하는 3명을 제외하고 사무보조 업무에 종사하는 김00씨에 대해서만 SK의 채용거부가 부당하다’며 유일하게 복직을 인정한 바로 그 김00씨다.

김인선씨는 2001년 9월 이 같은 중노위 판정 이후 그 해 11월에 SK에 직접 고용되어 정식직원으로 일하며 SK노조에도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하지만 SK는 곧 김인선씨에 대한 중노위 재심판정에 불복,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고 행정법원이 김씨조차도 고용의제 적용을 할 수 없다고 중노위 판정을 취소함으로써 김씨는 지난해 8월 다시 해고자 신세가 됐다.

김씨는 “복직했을 때는 2년간의 설움이 가실만큼 기뻤고 무언가 달라질 줄 알았는데 다시 해고가 되니 처음부터 해고자였을 때보다 절망적이었다”라고 회고한다. 당시 김씨는 두 달 후인 11월에 결혼날짜 까지 받아놓은 상태였다.

“모든 것이 원점이었어요. 지노위, 중노위, 행정법원... 먼 길을 돌아 원점으로 온 거죠.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시 서울과 SK노조가 있는 울산을 오가며 복직투쟁을 했죠. 결혼 후에도 울산에 내려가 노조 활동을 했어요. 다행히 SK노조 대의원대회에서 ‘해고자 신분 보장지원’건이 대의원대회에서 통과되면서 SK노조에서 어느 정도 지원을 받으며 활동할 수 있었어요. 그렇지만 지원이라는 것이 생활비 정도였기 때문에 울산에서는 방도 구하지 못하고 찜질방을 전전하다가 아침 선전전을 나서기를 벌써 6개월째 해 왔죠.”

김씨는 이렇게 깨가 쏟아져야 할 신혼임에도 평일에는 울산에 있다가 주말에만 서울로 올라오는 ‘주말부부’ 생활을 5개월째 해오고 있다.
14일 있었던 고법 판결로 이제 김씨의 ‘주말부부’생활도 청산되는 것은 물론이고 김씨가 자신만 복직되었을 때 부채처럼 안고 있었을 다른 인사이트코리아 조합원도 일터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복직과 해고를 반복해 온 것이 더 큰 상처를 주었던 것일까?

“사실 지금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에요. 회사가 분명히 대법원에 상고할 것 같고.. 해고도 두 번 당하고 복직도 두 번을 하다 돌아간다고 해도 ‘또 어떻게 쫓겨날까’ 벌써 겁이 나는 것도 사실이죠. 제 나이 이제 25살인데 인생에서 너무 많은 것을 겪은 것 같아요.”

4년에 걸친 김씨의 불법파견과의 싸움은 그녀를 나이보다 훨씬 크게 만들어 놓은 듯 했다.


인사이트코리아 판(정)례, 어떻게 변했나
-상급심으로 갈수록 노동자에게 불리, 뒤집힌 고법판정은 처음 지노위 판정과 유사

방송사비정규노조 주봉희 위원장은 이번 고등법원의 복직판결을 환영하는 집회에서 “법원의 판결이 반가운 것이 아니라 인사이트코리아 조합원들의 늠름한 모습이 반가웠다”고 말한다. 지난 2000년 11월1일자로 해고 된 뒤 햇수로 4년이다. 상급심으로 갈수록 판(정)결 내용은 노동자들 편에서 멀어졌지만, 패색이 짙은 와중에도 경제적인 또는 건강상의 어려움을 이겨내며 그 긴 시간동안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이들의 손을 고등법원에서는 일단 들어 주었다.

SK의 저유소에 근무하던 이들 노동자들은 SK에 의해 작업지시와 관리감독을 받으며 직영(정규직)들과 똑같은 일을 면서도 파견업체 소속이라는 이유로 절반밖에 되지 않는 임금과 각종 복지혜택의 차별을 받아오면서 2000년 3월 노조를 설립했다. 그러나 SK와 인사이트코리아는 노조에 가입한 직원들에게 탈퇴를 강요했고 노조는 두 회사를 모두 부당노동행위로 서울지노위에 신고했다. 지노위는 인사이트코리아의 혐의는 인정했지만 SK에 대해서는 사용사업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신청을 기각했고 이때부터 인사이트코리아노조와 SK의 ‘사용자 밝히기’싸움은 시작됐다.

그 해 8월에 서울지방노동청이 인사이트코리아노조가 제기한 불법파견 진정에 대해 "불법파견이므로 직접 고용 등으로 시정하라"는 결정을 내렸지만 이들에 대한 ‘SK의 직접고용’ 여부에 대해서는 지노위와 중노위, 행정법원에 이르기까지 뒤집히고 엇갈리며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만큼이나 불안정하게 흘러갔다.
다음은 지금까지 인사이트코리아 관련 판(정)례의 요지이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2000부해902, 부노247(지무영 등 4명)실제 사용자 회사가 2년을 초과해 계속 사용한 경우 파견근로자들은 고용이 의제됐다 할 것이므로 계약직 근로자계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채용하지 않은 것은 부당해고이다.

중앙노동위원회 2001부해184 (지무영 등 4명)이 사건 근로자 중 파견업무에 해당하는 근로를 한 김00은 고용의제가 인정되어 사용자 회사의 채용거부는 부당하다. 그러나 그 외 3명의 근로자가 수행한 출하서기, 영선원, 보일러 및 저유원의 업무는 파견법상 근로자 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어 고용의제가 인정되지 않으며 따라서 사용자 회사를 이들의 사용자로 볼 수 없고 이들 근로자들의 부당해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서울행법 2001구4349,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 (원고 지무영 등 3명)근로자파견이 허용되지 아니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경우까지도 고용의제를 하려는 데에 그 취지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과 같이 불법파견인 경우에는 파견법이 적용될 여지가 없기 때문에 고용의제가 되지 않는다.

서울행법 2001구44341,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 (원고 SK 대표이사)*SK는 중노위에서 구제된 김인선 씨에 대해 재심판정취소소송을 냈다.
불법파견의 경우 그 위반한 기간이 2년이 넘었다고 그 순간부터 '고용의제'를 적용 함으로써 위법한 근로관계를 적법한 근로관계로 갑자기 질적인 변화를 가한다는 것 또한 수긍하기 어렵다. 고용의제조항은 허가를 받지 않은 근로자파견의 경우에는 26개 업무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떠나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봐야 한다. 따라서 중노위에서 고용의제조항이 적용돼 구제명령을 받은 사무보조원 김00씨의 구제명령도 취소한다.

서울고법 2002누1955, 2002누12320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지무영 등 3명, 김인선)
불법적인 근로자 파견이었던 점이 인정됨에도 원고들의 파견업무가 적법하지 않다고 하여 고용의제를 적용하지 않는 것은 불법파견을 방치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적법한 파견업무가 아니라 할지라도 고용사업주가 2년 이상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한 경우 ‘고용의제’를 적용하여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


워킹보이스 김경란 기자 eggs95@kcw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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