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핵폐기장 반대 투쟁, 어떻게 볼 것인가?
핵발전소 건설은 자본의 이익 때문 “대체에너지 개발로 전환해야”
7월 14일 부안 군수가 위도를 핵 폐기장으로 유치하겠다는 신청서를 냈다는 언론의 보도와 함께 부안 군민들은 투쟁으로 일어섰다. 매일 같이 3천에서 1만 5천여명의 군민들이 모여 집회를 가지며 고속도로 봉쇄, 차량, 해상 시위, 등교거부, 상경 투쟁 등 치열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왜 이들은 핵 폐기장 반대 투쟁에 나섰을까? 그리고 이들의 투쟁은 어떤 의미가 있으며 과연 우리는 이 투쟁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핵은 과연 안전한가?
방사성물질이 내뿜는 방사선을 인간이 쬐면 즉시 중추신경계에 장애가 일어나고, 수 일 또는 수십 년의 잠복기를 거쳐 백내장, 백혈병, 각종 암 등에 걸리게 된다. 방사성 물질은 우리 몸에 축적되고, 생식기에 작용해서 유산과 사산, 기형아 출산율이 높아지게 됨은 물론, 그 독성은 자손대대로 물려진다.
이런 방사능의 독성이 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수십 초에서 수억년이며 플루토늄 239의 경우 2만4천년이다. 요드의 경우 1570만년으로 워낙 관리기간 자체가 길어 예측조차 불가능하다. 이에 반해 정부가 건설하려는 핵폐기장은 중저준위 핵폐기장과 고준위핵폐기물 임시저장고인데, 운영기간도 30년으로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핵폐기물 독성은 앞서 본 것처럼 30년보다 오래, 아니 먼 미래에 살아갈 우리의 자자손손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이 자명하다.
핵폐기물을 콘크리트나 강철로 씌워 땅 속에 묻어두는 방법도 완전히 방수가 되지 않아 지하수를 따라 방사성 물질이 빠져나온다는 것이 밝혀졌고, 암염층, 화강암지층, 우주공간, 빙하, 바다에 처분하는 방식들이 제안되었으나 누구도 안전성에 확신하지는 못하고 있다.
더구나 고준위핵폐기물 임시저장고는 세계 어디에도 건설된 곳이 없다. 수백 년 수억 년을 보관해야 하는데 그만큼의 시간 동안 안전하게 관리할 방법도 없고, 그 시간 동안 관리할 비용을 산출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미국의 반웰 핵폐기장이나 영국의 셀라필드 핵시설 주변에서 암과 백혈병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몇 군데에만 건설되어 있는 중저준위 핵폐기장에서도 이렇게 방사성 물질 누출로 지역 주민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는 상황에서 그저 안전하게 관리하겠다는 말을 ''믿어달라''고만 한다.
군수와 정부 태도에 분노하는 부안 군민
부안 핵 폐기장 유치 과정은 어떠했을까? 부안 군수는 7월 11일 기자회견에서도 핵 폐기장 유치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리고 의회서도 7:5로 핵 폐기장 건설이 부결되었다.
그러나 군산 시장이 핵 폐기장 건설 포기를 선언하자 부안 군수는 2003년 7월 14일 핵 폐기장 유치를 신청했다.
이러한 군수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를 지켜본 부안 군민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군수 면담을 요청했지만 기다리는 것은 폭력 경찰뿐이었다.
또한 9월 25일 국정 감사에서는 핵 폐기장을 건설해서 저장하는 것보다 현재 각각의 핵발전소에 저장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연구결과를 은폐한 사실이 밝혀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연구자들에게 연구 결과를 바꾸라는 압력을 행사했고 연구자들이 거부하자 보고서를 은폐한 것이다.
과연 무엇이 이렇게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게 할까? 이러한 과정을 지켜보며 부안 군민들은 군수와 정부, 한수원에 대한 분노를 높여갔다.
한국의 핵 폐기장 건설은 핵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점차 폐쇄하는 것이 아니라 증가시키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안 군민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우리들의 투쟁은 단지 우리 지역에 핵 폐기장을 설치하지 말라는 투쟁이 아닙니다. 정확한 안전진단과 충분한 민주주의 절차가 없는 핵 폐기장 설치는 어떤 곳에서도 이루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투쟁입니다.
그리고 위험천만한 핵발전 위주 에너지정책을 폐기하고 재생가능한 에너지 정책으로 전환하도록 촉구하는 투쟁입니다.”
자본의 이익을 위한 핵발전소 건설은 중단되어야 한다!
그런데 왜 핵발전소를 건설하려고 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자본의 이익 때문이다. 미국 부시 정부의 핵 산업 부활 정책이 자국 내 핵발전소 건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아시아 지역으로의 핵 산업 확장을 부추기기 위한 제스츄어에 가깝다는 평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미국 핵 산업 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이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핵발전소 2기를 건설하는데 드는 비용이 4조원 정도라고 한다. 이 건설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건설업체들이 포함되어 있다. 정부와 자본가들은 국민들이 방사선 오염이라는 엄청난 질병과 죽음에 직면하게 되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자본의 이윤만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부안에서도 나타났다. 지역 건설회사 직원이 유치 동의서를 허위로 작성한 것이 발견되었다. 이것은 바로 지역 건설회사에 수의계약권을 주기로 산자부가 얘기했기 때문이었다.
정부와 한수원 그리고 자본가들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보다는 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재앙을 부르는 핵발전소 사라져야 한다.
핵에너지에 대한 각국의 정책은 어떨까? 전 세계적으로 핵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는 나라는 겨우 32개국뿐이다.
특히 유럽 7개국(오스트리아·덴마크·그리스·이탈리아·아일랜드·룩셈부르크·포르투갈)은 핵발전소가 없으며, 벨기에·네덜란드·스페인·독일·스웨덴의 의회는 핵발전소의 수명을 제한하자는 결론을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내렸다.
그러나 지난 17년간 한국에서 핵발전소와 핵폐기장 부지를 위해 쓴 홍보비는 자그만치 2,500억원이었다.
그런데 한국의 대체에너지 사용량은 2002년에 총 1.4%(연28억)밖에 안 됐다. 그리고 그 1.4%도 쓰레기 소각열이 93.5%를 차지했으며, 재생 가능한 풍력과 태양열 에너지 비중은 1.5% 미만이었다.
반면 독일의 경우 재생가능한 대체에너지 목표는 전체 전력량의 60%나 된다. 핵발전소, 핵폐기장 홍보비로 쓸데없이 들어가는 돈만 대체에너지 개발비로 사용해도 한국의 대체 에너지 이용률은 최소 5배 이상 늘어났을 것이다.
현재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사용하는 연료는 화석연료 중 석유의 매장량은 약 40년, 석탄은 230년, 천연가스는 60년 정도이고, 핵발전의 연료인 우라늄의 매장량은 약 60년 정도라고 한다.
한국도 이제는 세계적인 흐름에 맞게 핵에너지 생산을 감소, 중단시키며 대체 에너지 개발과 생산으로 정책방향을 하루 바삐 바꾸어야 한다.
이번 부안 핵폐기장 반대 투쟁은 다시 한 번 우리에게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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