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종로1가 부근 도로에 쓰러져 있는 한 노동자를 경찰이 집단으로 방패와 곤봉으로 내려치고 있다. [참세상]
최근 노동자 집회에 대한 경찰의 잇따른 과잉진압을 비난하는 여론이 높다. 반면 정부가 이를 외면하고, 나아가 노동자들의 화염병 시위를 계기로 강경 대응할 방침으로 있어, 노·정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어제(9일) 벌어진 노동자들의 화염병 시위와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은 오늘(10일) 오전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는 대화창구를 열어놓고 있고, 노동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대화가 아닌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시위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고 윤태영 대변인은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시위로는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면서 "시민들을 불안으로부터 보호할 책임이 있는 만큼 원칙과 일관성을 가지고 질서유지에 책임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변인은 이날 회의 참석자들이 "화염병이 다시 등장하는 등 폭력적인 시위가 벌어진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며 "과거의 집회시위 문화로 되돌아가는 듯한 모습에 우려와 개탄을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정부, 화염병 시위 엄단키로
앞서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은 9일 "시위현장에서 검거한 화염병 투척자(5명)와 채증자료 판독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관련자를 철저히 추적,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화염병을 제조·운반·소지·투척하는 행위자에 대해 끝까지 추적 검거하고, 그 배후세력까지 색출해 사법처리하는 등 강력히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허 장관 주재로 오늘 오후 열린 긴급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화염병 시위자에 대해서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고, 불법 집회시위자에 대해서 집회시위를 허가해 주지 않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최기문 경찰청장은 이날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사법처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어 "화염병 시위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고 전제하며, "전국노동자대회 후 격렬한 시위는 노동자들이 잇따라 분신자살하는 데 손배가압류, 비정규차별에 대해 팔짱만 끼고 있는 정부의 태도에 절망해 격앙된 노동자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근 경찰이 특수기동대를 앞세워 노동자 집회 시위를 가혹하게 폭력진압하면서 빚어진 충돌이라고 민주노총은 강조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지난 6일 1차총파업 집회 당시 탑공공원 앞에서 경찰이 특수기동대를 앞세워 무차별 폭력진압을 해, 한 노동자는 척추 두 개가 부러졌으며 다른 여성노동자는 코뼈가 내려앉고 입 주위가 찢어져 두 차례 수술을 받는 등 50여명이 부상당했다.
민주노총은 당시 집회는 합법집회였을 뿐만 아니라 일몰시간도 많이 남겨놓았으며, 경찰이 문제삼은 행진 대열 선두의 '각목 든 노동자' 또한 실제 그 행위 정도가 무차별 폭력진압을 정당화하기에는 보잘 것 없었다고 주장했다.
의도적 공안정국 조성 말아야
또한 9일 시청 앞 집회 후 광화문으로 평화행진에 나선 노동자들에 대해 경찰이 또다시 무차별 폭력을 가해, 100여명이 부상하고 이들 중 56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민주노총은 밝혔다. 연행자는 111명으로 민주노총은 집계했다.(10일 오전 3시 현재)
민주노총은 이날 "죽음으로 내몰린 손해가압류 사업장 노동자들과 차별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정부에 거듭 촉구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12일 전면 총파업에 이어 매주 수요일 총력집중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노총은 오는 15일 이라크파병 반대 범국민대회, 19일 전국농민대회, 다음달 초 민중대회 등 각계각층의 투쟁과 연계해 노무현 정권의 반개혁정책을 심판하기 위한 범국민운동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노총 또한 이날 성명을 통해 "화염병 시위가 사전에 의도되었다고 볼 수 없고, 정부의 개혁정책 후퇴와 경찰의 과잉대응이 사태를 야기시켰다."며 "화염병 시위를 이유로 노동계의 합리적인 요구가 묵살당하거나, 정부가 의도적으로 공안정국을 조성해 노동탄압의 빌미로 악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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