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행동은 누군가가 아닌 스스로가 제안하는 것

공동행동 준비주체들과의 인터뷰

2001년 '민중복지 한마당'에서 사회의 소수자로 표현되던 비정규,실업,이주,장애,산재 노동자 등의 첫번째 공동투쟁이 시도된 이후 지속되어왔던 공동투쟁의 준비가 2004년 '불안정노동과 빈곤에 저항하는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의 이름으로 모아졌다. 5월 31일 출범식을 시작으로 6월 3일~5일간 불안정노동자들과 빈민의 인권선언과 행진, 비정규직 확산법안 저지 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동행동으로 이어진다. 어떤 준비를 거쳐 어떤 모습의 공동행동이 만들어 질 것인지 공동행동 집행위원장과 각 파트별 주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강동진(공동행동 집행위원장)

*오래 전부터 준비한 줄 아는데

2001년 '민중복지 한마당' 이후 각 참가단체가 각 마당의 요구를 나열하는 방식이 아닌 공동의 요구를 모아내자는 문제의식이 공유되었고 2003년 각각의 요구와 문제점을 '불안정노동 공동논의 팀'에서 내부 세미나를 올 1월까지 1년 정도 진행했다.

그 속에서 공통으로 모아진 '기본적 소득보장과 안정적 일자리'요구를 어떤 방식으로 사회화할까를 고민했다. 공동요구안에 딱 맞아떨어지는 적절한 행동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참가자들의 직접 행동중심으로 갈 것을 동의하고 그 속에서 3가지 공동행동 구상하게 되었다. 여전히 요구와 행동이 바로 부합하는 모습에 대한 고민은 남아있지만, 공동행동은 단체와 개인 모두에 열려있는 공간이고 공동행동의 큰 기조에 맞는다면 다양한 제안들을 적극적으로 받아 안을 것이다

*같이 하는 단위의 문제의식과 결합수준은 어떠한가

직접 확인 해본 바는 없다. 우선 단체에 제안이 들어 갈 때 직접 행동에 참여할 것인지를 확인한다. 공동행동은 연명형식 참여를 지양한다. 당위적 연대가 아니라 실제의 행동에 동참함으로써 자기 단체의 사업으로 만들어 조직화에 도움이 되길 바라고, 그러기 위해서도 실제적 참여가 중요하다.

*예전에도 빈곤은 있었는데 왜 최근에 빈곤이 운동의 화두로 대두된다고 보는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효과가 현재의 빈곤이다. 과거 노동권은 고용된 사람들의 고용과 임금 중심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그것만으로 포괄될 수 없는 부분이 점차 광범위해지고 있고노동과 생활 자체가 파괴되고 있는 지점까지 와있다. 자본은 문제를 은페하고 관리만 하려 하고 있다. 이에 적극대응하지 않으면 운동의 토대가 무너질 것이다.

빈곤과 불안정노동은 동전의 양면이다.
과거 서구의 '구민법'은 부랑자에게 '부랑자자격증'을 부여하고 그것 없이 부랑하는 자들을 감옥에 보냈다. 현재 정부는 '기초생활수급권'이라는 틀로 빈민을 구분하여 수급권 대상 밖의 사람들을 '노동할 수 있는데 일하지 않는 자'라고 왜곡하고 있다. 지금은 폭력적 강제가 아닌 자본 스스로 규정한 보호대상 외곽자들이 스스로 일자리를 찾게 하는 경제적 방법으로 불안정 노동을 강제하고 있다.

*빈곤자 스스로 이를테면 노숙자 스스로 조직화가 가능한가

노숙인 자활지원 센터를 거쳐 일상으로 복귀한 분들이 다시 자활사업에 참여하는 경우가 있다. 스스로 노숙인은 벗어났지만 자활사업 등을 통해 이후 노숙인 문제를 운동의 고민으로 가져가려는 분들이 생겨나고 있다. 빈곤사회연대(준)의 '노숙인인권과 복지를 실천하는사람들'(이하 노실사)에 함께하는 분들도 그런 분들이다. 분명 아직 한계는 있다. 조직화된 노동자 중심이다. 이주노동자나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조직화된 노동자들 중심이다. 하지만 이들이 공동행동을 매개로 좀더 지금의 요구에서 확장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올해목표는 크게 대중적 반향을 일으키는 것이라기 보다는 공동행동의 양식을 사회적 의제화하는 것이다. 참가자들이 새로운 행동 속에서 주체로 서기를 바란다. 활동가들만의 퍼포먼스로 끝나는 것 아닌가 라는 우려가 주변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7월16일 이후 평가를 통해 공동행동에 바로 부합하는 행동태를 계속 고민할 것이고, 진정인 총회 등을 통해 참가자 개인들을 주체로 세워내는 과정을 이어갈 것이다.

*이후 공동행동의 성과를 어디로 모을 것인지

아직 구체적으로 공유된 바는 없다. 우선 참가 각 단체의 주체 발굴 등의 성과는 남을 것이고, 이것 자체가 상설 운동체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현재 외국의 사회운동은 의제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전쟁저지운동이나 가난한 이들의 행진, 브라질의 토지점거 등이 그 예이다. 공동행동의 요구가 구체적인 이슈로 대중적 흐름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기존의 조직도 이슈중심 운동을 통해 강화될 수 있다. 일테면 정규직 노조의 경우 일상적 임단협에 묶여있는 측면이 많다. 구성원들이 사회적 활동이나 투쟁을 경험하게 해야한다. 이런 경험을 통해 아래로부터 강제하게 해야한다. 그래야 노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저변을 확대할 수 있다. 혹자는 노조의 이름을 걸고 이를 활용하라는 제안도 하지만 이는 노조원 개개인을 비주체화 하는 것이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어떤 것이었는지

상근활동가가 없다. 일테면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상에서도 개인이 참여하도록 유도해야하는데 홈페이지조차 안정적으로 운영되지 않았었다. 그래서 실무상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있다. 또한 계속 강조 한데로 장애인이동권연대의 '버스타기'처럼 요구와 부합하는 활동태가 아직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오랜 기간 준비를 거쳐 공동행동을 시작한 소감은

이제 발걸음 한 걸음 내딛었다.
'공동행동은 누가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에게 제안하는 거다'

[이종훈 (공동행동 선언단 주체)]

*그간 준비 사황은

선언자 조직화 단체 5군데와 인권단체 연석회의 사회권팀 5개 단체가 결합해서 선언자 내용(진정서)을 작성하고 조직화를 시작했다. 현재는 다른 단체들도 동참하여 15단체와 개인참가자가 결합하여 일을 추진하고 있다.

*조직화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이미 조직화된 각 단위 회원들을 중심으로 조직화를 하고 있다. 노숙인의 경우 빈곤사회연대(준)의 '노실사'에서 활동 관계를 맺고 있는 노숙인들이 함께 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에서 의료구호비 중단 방침을 발표한 이후 20~30여명이 서울시를 상대로 싸움을 진행해 왔고 그분들 중 계속 지속적으로 운동을 고민하는 분들이 있어서 조직화 자체가 특별히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어느 정도 인원이 참가하는가

당초 선언인 공식 모집 기간은 5월 15일에서 30일 까지였으나, 일정이 다소 변경되어 6월 2일 까지 선언자를 모집한다. 현재 각 진정 분야별로 총 300여명 정도가 참여한 상태인데, 아직 신용불량 분야참가자는 없다.

*인권위 집단 진정의 의의는

불안정노동자와 빈민들이 같이 모여서 싸우기 위한 '단결의 계기'다. 진정 자체가 가지는 유의미한 상징성 외에 개별 단체별로는 진정자체의 성과에 일정 기대가 있고, 그 결과를 받아서 더 운동을 확장시키려는 기대가 있는 단위도 있는 것같다.

*진정인 총회의 의의는

불안정 노동자와 빈민의 인권선언을 한번의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연대의 판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진정인 총회는 각자의 증언대회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고, 참가자들이 직접 인권선언문과 인권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상황을 좀 더 공유하고 또한 선언의 주체로서 이후에도 지속적인 활동을 고민하는 장이 될 것이다.

*준비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실무상의 어려움보다는 조직화 과정에서 어려움이 컸다. 선언 과정을 대중적 수준으로 도모하려다 보니 진정의 내용과 의미를 설명해 가는 과정이 다소 어려웠다. 집단 진정 형식을 통한 권리선언 방식의 행사는 처음이어서 더 그러했던 것 같다.


[최인희 (공동행동 행진팀 주체)]

*그간 준비 상황은

안정적으로 행진 준비에 결합하는 4명 외에 참여의사를 밝힌 단체가 6~7군데가 있다.

*이전에도 행진이라는 형식이 많았는데

일단 이전에 진행된 '행진'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 다소 진부한 면도 있을 수 있겠지만 여러군데 거점을 거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투쟁상황을 공유하기 위해 아직은 유효한 방식이라고 판단했다. 1차 행진은 여의도 일대를 각 거점별로 행진하는 것인데 보여주기 위한 행진이라기보다는 참여자들이 공동의 요구와 각각의 상황을 공유하고 연대를 결의하는데 더 중심을 두고 있다.

*행진과정에 장애인 참가자들이 있는가

처음에 장애인 동지들의 참여를 상정했었는데 초반에 다소 혼선이 생겨서 현재 기획단에는 참가하고 있지 않아서 최종 참가여부는 확인해야 한다.

*2차 행진은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것인데 진행이 잘 되고 있는가

사실상 선언이나 행진 참여자가 수도권 중심이어서 대전에서의 행진 방식은 주로 조직된 단체 중심으로 적은 인원의 참여가 될 것 같다. 그러나 각 지역에서 한 두 명씩이라도 결합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본다.

*준비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행진자체 기획에는 별다른 애로점은 없었다. 그러나 행진이라는 형식이 행진 자체가 튀지 않으면 이슈가 안 되는 상황이어서 아이디어나 퍼포먼스의 고민이 있었다. 또한 단체 등을 통하지 않는 직접 조직의 경우에 어려움이 많았다.

*바램이 있다면

행진이 1차, 2차, 3차로 진행된다. 각각의 이슈에 대응하는 시기를 보고 판단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불안정노동과 빈곤에 맞서는 공동행동'이라는 하나의 의제 그리고 '기본소득 보장과 안정적 일자리'의 공동요구로 보여지길 바란다. 각 행진의 주제는 따로 가지만 사회적 의제의 큰 틀이 모아지는 성과로 남겨지고 계속 그 고민이 이어지길 바란다.


[이지수(비정규직 확산법안 저지 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동행동 주체)]

*간 준비상황은 어떠했는지

선언이나 행진팀처럼 눈에 가시화된 일정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긴 안목으로 전체적인 틀을 만들고 조직화에 주력하고 있는 상태다.

*어떤식으로 사업하려고 하는가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문제를 자기문제로 받고 현장 노동자들과 함께 문제의식을 나눌 수 있는 매개를 만들어 실천을 조직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참가자들 내부 교육과 참가자 현장 선전전, 비정규투쟁에 결합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기 현장 상황을 바탕으로 비정규직의 문제점과 대응 방식을 수합하여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정규직 노동자들의 5대선언 ,10대 선언'들을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핵심이다. 이 흐름을 우선 가을 '전국비정규직노동자대회'까지 이어간 후 평가를 통해 이후 전망을 고민하게 될 것이다.

*다른 파트는 비정규직, 빈민의 주체화를 주로 고민하는데 비해 정규직 노동자 조직에 주력하게 된 이유는?

분리 사고할 것은 아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 주체의 고민은 다른 파트에 일정부분 묻어나고있다고 본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부의 비정규직법 개악은 이후 불안정노동이 전 노동자에게 미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그 중요성에 비해 투쟁의 주체는 적은 수의 비정규직 노조에 일임되어 왔던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노동운동 전체에서 이 투쟁을 어떻게 안을 것이가라는 고민이 시급히 되어야 하며, 그런 측면에서 투쟁 주체의 확장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준비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현재 임단투 시기와 맞물린 시점이다. 오히려 투쟁의 집중시기에 비정규직 문제를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음에도 현실적으로 정규직 노동자들이 단위 사업장의 현황에 묻혀있는 부분이 있고 그래서 조직화에 일정 어려움이 있다. '전노동의 비정규직화'에 대한 위기감이 정규직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 그러기에 더더욱 자신의 문제로 받아안는 계기를 만드는 공동행동의 시도가 중요한 의미가 있는 시점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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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 공동행동 , 불안정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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