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 의료노조의 총파업을 시작으로 민주노총의 6월 총력투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독자 임단협도 한 축에서 진행되고 있다. 민주노총 6월 투쟁기조에 비정규직 차별철폐 요구와 그에 따른 연맹 단위의 비정규 요구안 주장과 투쟁이 꾸려지고 있지만 비정규직 주체들의 싸움이 구체적으로 녹아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과의 연대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독자적 임단투를 진행해왔다. 열사투쟁 경험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현장 조직력을 강화하여 2004 임단투 출정식을 치러내는 한편 전조합의 임단협 의지를 모아가고 있는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노조의 경우나 전국적으로 동일업종 사업장 투쟁을 통해 임단협 타결을 이뤄낸 타워크레인노조의 경우는 성공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사업장의 경우 전국적인 조직망과 사측에 직접 강제를 줄 수 있는 물리력을 가졌다는 면에서 일반적인 비정규직 노조의 상황과는 다소 다른 부분이 있다.
비정규직의 경우 노조 설립 자체에서부터 노조를 와해하려는 사측의 강도높은 공세에 밀리거나 노조가 결성되어도 교섭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많다. 또한 어렵사리 교섭을 진행해도 교섭안이 전혀 강제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규직 노조라고 해서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지만 고용 자체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비정규직 노조의 임단협은 그 자체가 지난한 투쟁의 과정이다.
노조 자체를 와해하려는 공세
학습지노조, 골프장노조, 건설운송노조, 시설관리노조의 작은 지부들, 건설일용노조, 사내하청노조 할 것 없이 사측의 비정규직노조에 대한 탄압은 극심하다.
골프장노조인 남여주GC노조의 경우 최근 위원장을 포함한 노조 간부 네 명이 해고되면서 지난 4월 21일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회사 측이 노조 간부를 차례차례 해고했다는 것이다. 해고 사유는 지난해 노조의 파업 과정에서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것. 노조 김수완 위원장은 “지난 2002년 9월 노조가 설립될 때부터 회사는 계속해서 노조를 탄압해 왔으며 그 해 11월에 경기보조원까지 노조에 가입하자 노조원인 경기보조원을 해고하는 등 노조를 말살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파업을 이유로 노조 간부를 해고하는 것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이자 부당해고”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15일 부로 회사 앞 천막농성을 접고 문화관광부 앞에서 출퇴근 시간 항의집회를 무기한 진행할 계획이다. 사측은 부당해고 철회 요구에 대해 정당한 해고였으므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할 의사가 없다는 태도를 일관하며 노조를 옥죄고 있다.
건설일용노조는 지난해 9월부터 직접 고용관계가 없는 원청업체와 단체협약을 체결했다는 이유로 공갈협박·금품갈취 혐의로 검·경으로부터 수사를 받아왔다. 이번 수사로 지금까지 노조간부 8명이 구속되고, 11명이 수배상태에 있으며 출두요구를 받은 간부도 20여명에 달한다. 현재 건설일용노조는 명동성당에서 190여 일간 노숙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지난 2일 검찰의 부당한 건설일용노조 구속, 수배에 대응하기 위한 노동, 사회, 인권단체 및 민주노동당'건설일용노조 공안탄압 분쇄와 원청 단체협약 인정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꾸려진 상황이다.
성진레미콘분회의 경우 사측은 2004년 임단협을 거부하고 일방적인 재계약을 통지하는 한편 세 명의 간부에 대해 계약해지를 통보해왔다. 3여년 간 인정했던 노조의 실체를 하루아침에 부정하고 업무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 19억원의 손배가압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성진레미콘 분회는 사업주의 합의사항 불이행, 노조불인정, 교섭거부, 부당해고에 맞서 지난 5월 17일부터 파업투쟁을 진행중이다.
단체협약 체결 자체가 불가한 상황
학습지산업노조, 방송사비정규직노조, 보험모집인노조 등 2000년에 결성된 많은 노동조합들은 아직도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학습지노조의 경우 사측은 학습지 교사는 노동자 신분이 아니라며 계속해서 교섭을 거부하고 있으며, 단체교섭응낙가처분 역시 노동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된 상태다.
방송사 비정규직 노조의 경우 파견노동의 특성상 KBS 등의 방송사가 교섭대상자가 아닌 사용사업주로 규정되어있다. 파견회사들은 교섭 자체를 해태하지는 않지만, 임금이나 휴무 등 포괄적 임단협을 진행할 사실상의 권한이 없는 상태다. 파견회사들이 임단협을 반영하여 1년 단위로 진행되는 재계약에 임할 경우 계약이 해지될 것이라는 이유를 대고 있어서 대화가 불가능한 상태. 때문에 아직 한번도 임단협 자체를 진행하지 못했다.
계속적인 임단협 폐기 시도
한편 재능교육교사노조와 삼화산업노조처럼 어렵사리 단협을 체결했다 해도 2년에 한번씩 돌아오는 단협은 개악안을 들고 나온 사측과 2~3년씩 이어지는 투쟁으로 연결된다.
2002년도에 시작된 재능교육교사노조의 임단협 투쟁은 사측이 2000년 단체협약 내용의 삭제와 축소를 요구하면서 2년째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 회사측은 전임자 축소 등 조합활동을 제약하고 여러 종류의 새로운 누계순증(성과 순증이 났을 경우에만 수당 등을 지불) 제도를 만들어 이중 삼중의 성과제도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 단협 명칭에 있어서도 '업무지침'의 삭제, '휴가'를 '영업지원' 명목으로 바꿔 노동자성을 부정하려 하고 있다. 임협도 2년에 한번씩만 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기본급의 개념이었던 '기본관리과목 100과목 이상원칙' 역시 삭제를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2000년 결성한 포스코 광양제철 사내하청업체 노조인 삼화산업지회 역시 2002년 단협, 2003년 임협을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며 서울대 시설관리노조는 용역업체가 바뀌는 바람에 투쟁이 끝나고 얼마 안 있어 다시 새로운 용역업체를 대상으로 단협인정 투쟁을 벌여야만했다.
눈에 띄지 않지만 비정규직은 싸우고 있다.
이러한 공세 속에서도 열거된 사업장의 계속적 싸움과 새로이 비정규노조를 일구고 독자적 임단협을 준비하는 단위들의 싸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기아사내하청 세화 노동자들은 해고자 복직과 단협 요구안을 갖고 무기한 잔업과 특근거부를 진행하고 있으며 세화노동자들과 신성물류 노동자들이 함께 비정규직 업체 공동잔업거부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신성물류 노동자들은 정규직 동일수당 신설 및 동일액 지급이라는 핵심임금요구안을 바탕으로 지난 7일 삭발식을 통해서 투쟁을 결의하고, 3차의 교섭에 임한바 있다. 또한 지난 10일부터 천막투쟁 거점을 중심으로 비정규직현장투쟁단은 주.야간 중식선전전과, 출퇴근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소지공 노동자들은 임금삭감 반대를 골자로 하는 교섭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하청노조의 공식적인 교섭을 거부할 명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교섭을 해태하면서, 소지공 개개별로 해고를 무기로 삭감된 시급으로 근로계약서를 체결해오고 있다. 지난 5월 31일에는 세경기업에서 폐업공고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또한 6월 5일 아성기업에서는 아성기업 3명의 노동자들에게 해고 통보서를 날렸다. 노조는 지난 5월 27일부터 6월 11일까지 노숙농성을 시작해 어제(6월11일)부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후 '현장실천단'의 형태로 현장투쟁을 지원할 것을 결의한 상태다.
현대자동차 아산 하청지회는 사측이 집회 참석을 위한 조퇴를 무단이탈로 간주하고 해고한 손진 대의원 해고 철회를 위한 투쟁을 진행해 고용보장에 대한 원칙을 약속 받았다. 손진 대의원의 11일차의 단식과 현장의 동력이 강제한 결과다. 한편 올해 단체협약의 핵심요구로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내걸었다. 또한 금속산업연맹 울산본부와 함께 오는 27일 울산지방노동사무소 앞에서 불법파견 철폐와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후 불법파견 집단 진정 투쟁에 돌입한다. 노조 결성 1년여의 시간 동안 26명이 해고되는 악조건 속에서도 다시 대의원을 선출하고 조직을 정비하는 한편 사측에 대한 정규직화 요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임단투의 원래적 의미를 살리자
이지수 불안정노동철폐연대 교육부장은 "비정규독자 임단투의 방향에 대해 임단투의 본래적 의미를 살릴 것과 단위사업장을 넘어 사회적 투쟁으로 나아갈 것"을 제안했다.
즉, 액수의 문제를 넘어서 포괄임금제, 시급제, 100% 성과급 등 왜곡된 임금체계를 변화시키는 투쟁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지수씨는 또 "성과급적 요소를 저지하고 기본급 확충을 통한 생활임금을 쟁취할 것"을 강조했다. 비정규직 노동자간의 내부격차를 없애는 투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투쟁들이 제도적으로 비정규노동을 양산하는 구조에 대한 사회적 투쟁으로 나아갈 때 진정한 의미의 비정규 임단투 승리의 길이라는 것이다.
*위 기사는 불안정노동철폐연대 기관지 '질라라비' 6월호를 자료로 삼았습니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