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강행하면 너희들은 끝장이다”

‘이라크파병 결사저지 평화대행진’ 열려

10일 종묘공원에서는 ‘이라크파병 결사저지 평화대행진’에 앞서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국민행동) 주최로 사전 행사가 열렸다. 국민행동의 구호 선정 등 집회 진행방식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600여 명의 시민과 사회단체 회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은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것을 대통령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드린다"며 "오히려 대통령이 국민의 의지에 대해 정면으로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파병철회를 요구하면, 정권에 대한 도전이 되는 것인가?”라며 반문했다. 또한 김 대표는 “추가 파병철회는 물론이고, 현재 주둔하고 있는 서희․제마부대도 철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대표는 “미국과의 불평등한 동맹관계는 변해야 하고, 이제 세계의 모든 나라와 평등한 동맹국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 중반 국민행동 중앙실천단 30여 명의 단원들이 파병을 철회한 국가들과 이라크 파병을 강행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의 군인들을 대비시킨 퍼포먼스를 연출해 참가자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정태흥 중앙실천단 단장은 결의 발언을 통해 “고 김선일 씨가 살려달라고 애원할 때 탄핵무효 집회 때처럼 10만,100만이 나서서 반대했다면 어떻게 되었겠는가?”라며 “김선일 씨의 죽음에는 노무현 정부와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도 책임이 있다”며 국민들의 무관심을 지적했다. 또한 정 단장은 “노무현 정부는 한미동맹을 위해서 국민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이 김선일 씨의 피의 교훈이다”라고 말한 뒤 “이제는 노무현 정부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라며 “노무현이 파병을 강행한다면, 노무현을 단죄하기 위한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사전 행사 마지막 순서로 △망국적 파병강행 노무현 정부 규탄 △미국의 파병압력 중단 △이라크 파병 저지 등의 내용을 담은 ‘이라크 추가파병 결사 저지를 위한 7월 총력투쟁’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 결의문에서 참가자들은 “노무현 정부는 7월 13일 부산 제8부두에서 군수물자를 실은 선박을 이라크로 출항시키겠다고 한다. 8월 3일에는 자이툰 부대의 선발대를 파견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밝힌 뒤 “노무현정부의 대응을 통해 노무현 정부 스스로 파병을 중단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신한다”며 “부시와 미국에 붙어 국민을 무는 개로 남겠다면 우리는 그 선택을 철저히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국민행동은 이후 7월 총력투쟁 일정으로 7월 12일-15일 파병강행 청와대 열린우리당 항의 행동, 7월 15일 파병결사저지를 위한 국회항의투쟁, 7월 17일 대규모 광화문 촛불집회, 7월 24일 청와대 인간띠잇기대회 등을 예고하였다.

1시간가량 진행된 사전 행사가 끝나고 참가자들은 각자 준비한 피켓과 선전자보 등을 들고 광화문 까지 행진을 하였다.

“노무현은 정권퇴진과 파병철회 중 선택해야 할 것”

한손에 “파병 강행하면 노무현 퇴진이다”라는 피켓을 들고 행진을 하던 김혜련 씨(민주노동당 중랑갑 지구당 위원장)에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구호 선정 문제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퇴진이라는 구호가 현실성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만약 파병하면 너희는 정말 끝장이다’라는 것을 분명하게 밝히고 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파병철회는 불가능하다”며 “파병철회는 의회 내에서는 절대 못한다. 오로지 아래로부터의 대중 투쟁으로만 막아낼 수 있다”며 각 운동주체들의 투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퇴진이든 규탄이든 지금 이 행진을 하고 있는 일반대중들,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수행하고 있는 이들을 지도부가 틀 지우려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7시 30분 경 행진 대오가 교보문고 부근에 도착했을 때 쯤 전경들이 차선을 좁히기 위해 행진대오의 도로 쪽 가장자리에 있던 시민들을 방패로 밀어 시민들과 경찰들 간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행진 대오의 선두에 있던 참가자들도 평화행진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며 항의했지만, 교보문고에서 더 이상 행진을 진행할 수는 없었다. 참가자들은 경찰과 40여 분간 대치하다 교보문고 앞에서 자유발언을 중심으로 이날 마지막 행사인 촛불 집회를 가졌다.

자유발언을 통해 강정구 동국대 교수는 “전쟁의 주범은 미국”이라고 밝히고, “열린우리당이 한미동맹의 자발적 노예가 되고 있다”며 “한미동맹을 끝내고 민족동맹을 개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지네의 한 회원은 “고 김선일 씨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을 때 노무현은 파병을 강행한다고 했다”며 “노무현에게 더 이상 목숨을 구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일 전 고 김선일 씨의 장례식 때 노무현의 장례도 함께 치러진 것”이라고 말한 뒤 “노무현은 퇴진과 파병철회 중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이라크 파병 강행하는 노무현은 퇴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서는 주최 측에서 정한 구호와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외치는 구호가 엇갈리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사회자가 “노무현 정부 규탄한다”고 구호를 외치면, 참가자들 중 일부는 “노무현은 퇴진하라”고 하는 등 주최 측과 참가자들 사이의 불협화음이 곳곳에서 감지되었다.

한편 9시경 집회가 끝난 후 학생단위들은 이날 오후 평화행진중 미대사관 앞에서 전원 연행된 기독청년단체 학생들이 분산 감금되어 있는 5개 경찰서로 이동해 항의집회를 갖기로 하고 집회를 마무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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