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외국학교법인”이라 함은 외국에서 외국법령에 의하여 유아,초등,중등,고등교육기관을 설립,운영하고 있는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법인을 말한다.
정부가 외국교육기관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는 핵심 의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WTO 교육개방 1차 양허안 수준으로는 외국대학 및 외국교육기관의 국내 진입이 사실상 어려우므로, 이를 보완하여 개방을 확대하는 장치로 외국교육기관특별법을 통하여 외국대학 및 외국교육기관의 국내진입을 자유로이 허용하는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외국교육기관특별법의 현 단계에서 갖는 의미는 대학은 물론 유아,초,중등교육기관 등 한국 공교육 전체를 개방함으로써 WTO 교육개방 수준을 확대하는 조치라는 점이다. 아래 제11조에서 잉여금을 다른 회계로 전출하여 본국으로 송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제2조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법인’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제3조(다른 법률과의 관계) 이 법에 의하여 설립되는 외국교육기관은 이 법에 따로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및 사립학교법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
현행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비영리법인’만이 학교를 설립할 수 있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교육기관특별법안은 외국교육기관을 국내법 적용범위를 벗어나는 그야말로 초법적 지위를 인정하고 있다. 외국교육기관이 형태상으로 ‘비영리법인’이라 해도 국내 교육관계법의 규제를 벗어나 있게 되면 영리추구 목적의 외국교육기관의 설립 및 영리행위의 규제, 그리고 교육의 질을 한국정부가 통제할 수 없게 된다. 그야말로 교육주권의 매각 조치나 다름없다.
제5조(외국교육기관의 설립승인) ①외국학교법인은 외국교육기관을 설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시설․설비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설립기준을 갖추어 다음 각호의 자의 추천을 받아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1. 경제자유구역에 설립되는 외국교육기관은 경제자유구역의지정및운영에관한법률 제27조제3항의 규정에 의한 행정기구의 장
2. 제주도에 설립되는 외국교육기관은 제주도지사
②외국학교법인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외국교육기관의 설립승인을 신청하고자 하는 때에는 신청서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서류를 첨부하여 교육인적자원부장관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④외국교육기관의 장은 설립승인 사항 중 명칭,설립목적,교사,교지 그밖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중요한 사항을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미리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⑤설립승인절차 그밖에 설립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교육기관”에 대한 문제를 재경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재경부 산하 경제자유구역위원회에 최종적인 심,의결 과정을 맡긴다는 것의 의미는 교육이 철저히 경제 논리에 예속됨을 의미한다. 이런 문제점이 있음에도 정부 확정안은 이런 문제점을 고려한 조항을 전혀 배치하고 있지 않다. 물론 교육정책을 경제부처에 맡기는 모순을 낳게 만드는 법리적 요인은 모법인 경제자유구역법이다. 16대 국회에서 엄청난 국민적 반대를 무시하고 처리된 경제자유구역법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17대 국회에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송도 신도시 조감도
제9조(학생정원) 외국교육기관의 학생정원은 교원 및 의료인,약사,의료기사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인력의 양성과 관련된 정원을 제외하고는 외국교육기관의 장이 정한다.
최근 내국인 입학과 관련해서 교육부는 “외국교육기관은 외국인 생활여건 개선이라는 설립 취지에 맞게 경제자유구역에 거주하는 외국인 자녀의 입학이 원칙이며, 내국인의 입학은 보충적, 제한적으로 허용될 수 있도록 지도해 나가겠음”이라고 하였지만,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 자녀수가 정원을 채우기에 턱없이 부족할 것이 뻔하고 영리 목적의 기관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외국교육기관의 장은 학생정원 책정시 잉여금을 최대한 많이 남길 수 있도록 정하게 된다. 정부가 이런 사실을 모를 리가 없으며 따라서 정부의 입장은 “내국인 입학 전면 허용”이다. 외국교육기관의 학생정원 중 내국인이 100% 미만이면 그만인 셈이다.
제10조(학력인정)
①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초,중등교육법 제2조의 규정에 의한 초등학교,중학교 또는 고등학교에 상응하는 외국교육기관이 대통령령이 정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경우에는 당해 외국교육기관을 학력이 인정되는 교육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다.
②고등교육법 제2조의 규정에 의한 대학 또는 전문대학에 상응하는 외국교육기관을 졸업한 자는 그에 상응하는 대한민국의 학교를 졸업한 자와 동등한 학력이 있는 것으로 본다.
③제1항의 규정에 의한 지정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WTO 교육개방 및 ‘외국교육기관특별법’에서 가장 쟁점이 되어 왔던 조항. 위 조항에 따르면 외국고등교육기관에 대한 학력인정은 무조건 허용하는 내용이고, “대통령령이 정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경우” 라고 명시하였지만 법이 통과되고 나면 국민보편교육단계인 초중등교육까지 무분별하게 학력 인정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 분명하다.
학력인정과 관련하여 최근 확인된 정부의 입장은 고작 주당 한국어 1시간, 한국사 1시간 만 이수해도 학력을 인정해줄 뿐 아니라 국내대학 입학자격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대학 입학자격을 부여하면 특혜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또한 국내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수하지도 않은 학생을 대학에서 선발하려면 ‘쉬운 문’을 따로 만들어야 가능하며 ‘쉬운 문’으로 간주되면 외국교육기관을 가려는 입학경쟁이 대단히 치열해질 우려가 있다.
게다가 입학금이 2000만원을 상회하기 때문에 부유층에 대한 특권시비가 불거지고 외국교육기관의 장은 이런 경쟁을 악용하여 등록금을 보다 높게 책정할 가능성이 있다. 이 정도의 가이드라인으로 학력을 인정해 준다는 사실은 교육과정 편성권을 외국교육기관의 장에게 그냥 내맡기는 것으로 이는 정부 스스로 국민에 대한 교육을 포기하겠다는 무책임한 처사와 다를 바 없다.
또한 특별법과 연동하여 경제자유구역 외의 개방을 허용할 지역특화발전법에 근거한 교육특구 신청에 있어서 지역 관할청이 ‘외국교육기관에 대한 학력인정’을 가장 많은 규제완화 요건으로 요구하였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해당 관할청에서 외국교육기관 중 초,중등교육기관의 졸업자에 대한 ‘학력인정’ 조항을 결코 규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본 조항으로 보아도 특별법이 ‘외국인 생활편의’에 목적을 두고 있지 않음이 명백하다. 이는 내국인 입학허용과 짝을 이루어 내국인의 외국교육기관 선호도를 높여 영리목적의 외국교육기관을 국내에 대폭 유치하려는 정부의 유인책일 뿐이다.

제11조(외국교육기관의 회계 등)
① 외국교육기관의 회계는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정하는 회계원칙에 따라 처리한다.
② 외국교육기관의 잉여금은 당해 교육기관의 설립목적 달성을 위하여 사용되어야 한다. 다만, 학사운영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공인회계사 또는 회계법인의 감사증명서를 첨부하여 교육인적자원부장관에게 신고한 후 당해 외국학교법인의 다른 회계로 전출할 수 있다.
외국교육기관을 비영리법인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형태만 그러할 뿐 내용상으로는 영리행위를 인정하는 조항을 배치하여 영리법인에게 설립을 허용하는 꼴이다. 심지어 입법예고 되기 전의 법률안은 ‘외국교육기관의 회계는 기업회계에 따른다’며 노골적으로 표현했었다. 지금은 말만 바꾸었을 뿐 내용의 차이는 전혀 없다는 게 큰 문제다. WTO 교육개방 허용에 있어 과실송금 조항이 쟁점이 되자 내용은 그대로 유지하되 말만 바꾼 것으로 ‘기만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그간 정부는 WTO교육개방에서 교육철학은커녕 교육을 교역대상의 하나로 간주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렇게 현 정부는 ‘경제적 사고’에 매몰되어 공교육 포기정책으로 일관해 왔다. 대학의 기업경영원리 도입, 대학의 기업화를 버젓이 입에 올릴 정도로 현 정부와 교육부는 철저한 시장주의 원리를 고수해 왔다. 따라서 교육인적자원부가 정하는 외국교육기관 회계원칙은 말로만 표현하지 않았을 뿐 기업회계의 원칙에 따를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되면 국내로 진출하는 외국교육기관이 ‘잉여금’을 최대한 많이 남기는 데 관심이 쏠릴 것이라는 점은 예상하기 어렵지 않으며 지금 당국은 영리추구 목적의 외국교육기관을 받아들일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는 내국인 입학 허용 및 학생정원 규정과 맞물려 정부의 조치로 국부가 유출되는 어이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제13조(재정지원)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외국교육기관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외국교육기관의 신청에 의하여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
교육에 필요한 시설 임차 가능, 수익용 기본재산에 대한 대체요건으로 재산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험에 가입토록 하여, 사실상 국내 진입 외국교육기관은 교육기관 설립에 따른 재정이 거의 필요 없는 상태, 이는 전면적 WTO 교육개방 수준에 해당하는 특혜조치이다.
제20조(권한의 위임) 이 법에 의한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의 권한은 그 일부를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특별시․광역시 또는 도 교육감에게 위임할 수 있다.
정부확정안은 관할청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으로 수정하여 구성하였지만 ‘권한의 위임’ 조항을 삽입하여 교육적 가이드라인이 지역 개발논리에 휘둘릴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제14조(지원에 따른 조치), 제16조(시정명령 등), 제22조(벌칙), 제23조(과태료) 조항은 솜방망이에 불과
지원에 따른 조치 및 시정명령, 벌칙, 과태료 조항 등은 입법예고안보다 강화되었다. 하지만 이런 조항을 정부확정안에 삽입하는 것으로 해서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잔여재산까지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을 따름이다. 이런 조항이 추가된다해도 문제는 여전하다. 영리추구 허용, 학력인정, 내국인입학허용, 잉여금 송금 등 외국교육기관에 대해 이미 많은 혜택을 대폭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규제가 거의 없는 상태이므로 ‘위법적’ 행위로 간주될 만한 사안이 발생할 소지가 애초부터 적게끔 법안이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이런 조항은 유명무실할 수밖에 없다.
** 이 글은 지난 6월 22일 범국민교육연대 주최로 열린 <'제주국제자유도시및경제자유구역내외국교육기관설립및운영에관 한특별법'국회 공청회> 자료집을 바탕으로 작성 되었습니다. **
틈새 / 문화사회 편집위원 rebel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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