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인터뷰프로젝트 스틸 작업 : 주하아린·빈진향
이 글은 인터뷰프로젝트 추진과정과 추진과정을 통해 성과라면 성과를 약식 기술했습니다. 아무래도 이주노동자인터뷰프로젝트에 대해 낯선 독자들을 위해 이해를 돕고자 서술 되었습니다. 개인의 기억에 의존한 부분들이 많기에 사실과 조금 다를 수 있고, 참가자의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전제하면서 글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시작의 풍경
작은 관심과 목소리 하나로 시작되다
이젠 기억이 가물가물한 4월. 한국독립영화협회(이하 한독협) 중앙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이마리오 감독(이주노동자프로젝트 총프로듀서)이 천막농성중인 이주노동자들의 연대를 이야기했다. 이전까지 한독협의 연대방식은 성명서와 집회 참가 등 보통의 시민사회단체의 활동과 거의 흡사한 형태였다. 따라서 이번에는 다른 연대방식을 고민하면서이주노동자 농성장을 방문하게 되었고, 우리의 연대의지를 농성장 이주노동자들에게 밝히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논하게 된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결합할 지는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이주노동자들도 밤마다 농성프로그램 중에서 하나로 영상물을 보고 있어서 섣부르게 독립영화 상영을 제시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했다. 일단 장기간 농성으로 투쟁기금이 바닥난 상황을 듣게 되었고 작은 액수였지만 두 번이나 모금을 해서 전달했다. 이 정도로 연대 활동이 끝날 줄 알았다.
그러나 독립영화가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뭘까 고민하게 되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가 카메라를 들고 그들의 목소리를 담는 작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이 생각도 중앙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이마리오 감독이 스쳐 지나가듯 제기 하었다. 이주노동자들을 인터뷰한다는 생각이 거기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다시 이주노동자 농성단을 만나게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독협 회원들이 몇 명 참가해서 시간이 되는대로 촬영을 할 계획을 세우고, 농성장을 찾아가는 방향으로 내용을 정리했다. 일정을 정하고 인터뷰 촬영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전달하였다. 그러나 그 일정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에 대해 한독협 중앙운영위원이기도 한 미디액트 고영재 실장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프로젝트의 내용을 진보네트워크를 통해 상영할 생각으로 미디어 참세상의 이정훈씨에게 기획안을 보냈다. 그렇게 팀이 구성되었다. 그러나 아직 뭔가 부족했다.
그때 마침 이주노동자 작업을 오랜 동안 해온 주현숙 감독이 <여정>이라는 작품을 DVD 서플먼트를 제작하는데 이주노동자들의 인터뷰를 넣을 작정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자, 주현숙 감독에게 프로젝트의 내용을 보내고 참가여부를 기다려 보자.
이거 장난이 아닌데
당시 주현숙 감독은 <계속된다>라는 작품을 인권영화제 출품을 위해 막바지 편집 중이었다. 바쁜 상황에서 몇 번 연락을 주고받게 되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만나지 못했다. 물론 스텝회의는 계속되는 상황이었다. 완전한 형태의 기획안은 아니었지만, 이마리오 감독이 계속 업그레이드를 시켜가면서 스텝회의를 통해 전체적인 기획안을 만들었고, 기획안을 주현숙 감독에 보냈다.
그러나 여전히 잘 와 닿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사실 그때 까지만 해도 의욕이 앞선 상태였다. 인권영화제가 끝나고, 주현숙 감독이 팀에 본격적으로 결합하면서 활력을 얻게 되었다. 세부적인 기획안과 일정, 방향성에 대해 본격적으로 내용이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참가자를 모집하게 된다.
사실 주현숙 감독이 총연출로서 팀에 합류한 것은 그 전까지 어렴풋하게 생각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상을 정확히 하게 된 계기이면서, 구심으로 프로젝트를 끌고 나갈 힘을 얻은 셈이었다. 아무튼,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가할지 몰랐다. 모집 기간 첫 주엔 별로 신청자가 없어 조금은 난감한 상태였다. 혹시 프로젝트가 소수의 사람들(한독협 회원들만 소수 참가한 형태로)로만 진행되지 않을까 내심 걱정을 하였다. 첫 주가 지나면서 사무실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계속 신청서와 의뢰 전화가 하루에도 몇 통씩(거짓말 조금 보태어) 걸려왔고 작지만 <씨네21>에도 광고가 나왔다.
첫 정기모임에는 신청을 한 인원보다 적은 인원이 모였고, 참가자 면면도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프로젝트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이주노동자들이 투쟁을 담은 작품도 감상하였다. 첫 모임의 느낌은 "아직 팍 오지 않는다" 였다. 두 번째 모임에는 첫 모임 참석자가 대거 빠지고 지금까지 이주노동자프로젝트 작업을 지속하고 있는 분들이 많이 참석했다. 분위기는 사실상 첫 모임이었는데, 집중도가 탁월했다. 이 프로젝트가 지속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 회의였다. 그리고 또 하나의 느낌은 많은 참석자의 수로 봐서 이게 장난이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더불어 하게 되었다.
비 오는 광화문
세 번째 모임을 하면서 각 팀별 내용들이 생산되었다. 어떻게 인터뷰를 할 것인가. 참가자나 스텝들 모두에게 고민스럽게 다가왔다. 그러나 이대로 주저앉기에는 너무 많이 왔다는 생각으로 참가자들을 독려하면서 서서히 촬영 일정으로 들어가게 된다. 촬영기간 내내 쏟아지는 빗소리와 함께 네팔어와 방글라데시어가 조용한 톤으로 미디액트에서 카메라에 담겨지기 시작했다.
밤마다 야식을 사기위해 2000원씩 거뒀지만(이주노동자프로젝트는 시작부터 제작비가 없었기 때문에 모든 진행비는 테입 구입비를 제외하고 참가자이 갹출했다), 누구 하나 불만을 토로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열의가 높았다. 한편으로 스텝들은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누가 누구를 데리고 하는 작업이 아니라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참가자들, 스텝들 모두가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주노동자 인터뷰프로젝트는 계속 된다
지금 이주노동자 프로젝트는 프리뷰 작업을 끝내고 가편집 중이다. 8월 9일 정도면 본편집 시사회가 있을 예정이다. 고용허가제가 실시되는 8월 17일부터 진보네트워크에서 상영된다. 거의 한 달 이상 가까이 인터넷을 통해,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시민방송에서도 이주노동자들의 모습을 볼 것이다. 그리고 공동으로 작업한 내용들은 참가자 모두의 자산임으로 모두가 활용가능하다. 혹시 이번 작업을 중심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작품이 나올 지도 모른다. 그때까지 이주노동자 프로젝트는 계속된다. 그리고 이주노동자들이 우리 사회의 한 일원으로 들어오는 순간까지 이주노동자프로젝트는 계속될 것이다.
김화범 (한국독립영화협회 배급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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