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거하라, 저항하라, 생산하라!"

다른 세상의 증거를 영화로 만난다
제8회 서울국제노동영화제, 16일부터 21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언젠가부터 우리에게 가을은 절망의 계절이 되었다. 전태일 열사, 그리고 그를 따른 수많은 열사들이 떠오르는 계절, 고통을 나누는 노동자 대회의 계절. 그러나 기억하자. 매년 11월이면 놓치지 말아야 할 희망의 증거가 우리를 찾아온다.

전세계 노동자 민중의 다양한 현재를 아우르며, 미래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제8회 서울국제노동영화제가, 16일(화)부터 21일(일)까지 안국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올해 영화제에는 <점거하라, 저항하라, 생산하라! - 다른 세상이 시작되고 있다>는 슬로건 아래, 다른 세상의 예고편과도 같은 10개국 26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이유 있는 저항, 실현 가능한 희망, 새로운 미래를 노래하다

개막작은 작년 상영작 <혁명은 TV에 나오지 않는다>에 이어, 베네주엘라의 사회변혁 속으로 좀더 파고드는 작품인 <볼리바리안 혁명 : 베네주엘라 민중의 삶과 투쟁>(마르셀로 안드라데)이다. 미디어 활동가인 마르셀로 안드라데 감독은, 민중 스스로의 발언을 통해 진행 중인 혁명을 기록하고 재구성함으로써, 미디어를 통해 민중에게 권력을 돌리는데 성공하고 있다. 또한 폐막작은 <점거하라, 저항하라, 생산하라!>(나오미 클라인, 아비 루이스)로, 자본가들이 떠난 공장의 점거로부터 시작된, 노동자들이 만들어 가는 다른 세상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폐막작 <점거하라, 저항하라, 생산하라!>(원제:The Take)
해외작품은, 이중착취에 의한 고통 속에서도 자기중심을 잡고 투쟁하는 여성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여성전사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어떻게 이 세상을 망치고 있는지 각 부문별로 보여주는 작품들(물 사유화에 관한 <갈증 : 물은 누구의 것인가?>, 미국 의료제도를 비판하는 <출혈 - 삶과 죽음을 가르는 의료제도>, 유전자 조작식품에 관한 <식량의 미래> 등), 스페인 정보통신기업 노동자의 거리 투쟁을 다룬 <이과쥬 효과>, 착취당하는 중국 노동자의 현실을 보여주는 <메이드 인 차이나>를 비롯하여, 노동영화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주류 미디어 비판 및 대안 미디어에 관련한 작품 등 한 편 한 편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알짜배기로, 다섯 가지 섹션에 나뉘어 관객을 기다린다.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의 소장이기도 한 김명준 프로그래머는, "변혁 운동의 전략이 반영된 작품들이 많다. 대중적으로, 또 활동가 수준에서도 논쟁하고 토론할 내용이 많이 있다."고 말하며,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고민할 수 있는 작품들이니, 서로 다른 곳으로부터 찾아와 만나고 영화를 보고 함께 토론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지금, 이 곳의 신음 소리를 들으라.

국내신작 <알고싶지 않은...>
국내작품은 세 가지 섹션으로 구성된다. 최저임금 문제를 다룬 이진필 감독의 <알고싶지 않은...>, 올해 여러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바 있는 주현숙 감독의 <계속 된다 - 미등록이주노동자 기록되다>, 55일 간의 박일수 열사 투쟁을 담은 울산노동미디어센터의 <절망의 공장 - 현대중공업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뉴스제작단] 및 [교육영상기획 노동자의 눈]에서 제작한 교육물 등이 상영되는 “국내신작” 섹션, 동명의 워크숍에서 제작된, 거칠지만 생생한 노동자들의 기록물이 상영되는 “카메라를 든 노동자” 섹션, 그리고 지난 한 해 직접민주주의의 실험장으로 떠올랐던 부안의 투쟁을 기록한 작품들이 상영되는 “부안 민중의 투쟁” 섹션이다.

노동자 민중에 대한 미디어 교육, 그것을 통한 실천으로써 나온 성과물만을 따로 모아 상영할 수 있는 나라는 전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 어렴풋이 알고는 있지만 표면적 이해에 그쳤던 다른 사업장 및 지역의 문제를, 직접 보고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이미 다른 세상은 시작되고 있다

FTA니, WTO니, 세계 곳곳에서 무서우리만치 똑같은 재앙이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대세라 말하는 자들이여, 오만하지 말라. 그것에 대항하는 민중의 투쟁이 대세다. 그리고 민중은, 투쟁을 넘어 다른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 증거를 노동영화제라는 우리의 공간에서 곧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무장한 신자유주의가 강요하는 파괴의 속도를 늦추는 것을 넘어서 건설의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한 노동영화제에 다른 세상을 꿈꾸는 모든 분들을 초대한다.”
덧붙이는 말

1. 개막작 <볼리바리안 혁명 : 베네주엘라 민중의 삶과 투쟁>의 마르셀로 안드라데 감독이 방한한다. 개막작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가 마련되며, 영화제 마지막날에는 <변혁운동에서 영상활동가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안드라데 감독 및 국내 영상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토론할 예정이다.

2. 노동영화제가 서울대 보건대학원을 벗어나 서울아트시네마로 상영장을 옮겼다. 그로 인해 재정적 부담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모든 작품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노동영화제의 독립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관객들의 자발적 후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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