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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 끄레미유는 국내에 '프랑스 실업운동'이라는 저서로 알려져 있을 뿐,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활동가는 아니다. 그는 97년 암스테르담에서 5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실업자 시위를 주도했고 97-98년 실업자들의 고용안정센터 점거 농성했던 MNCP(실업자 및 불안정 취업자 국민운동/ 2002년 까지)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MNCP 파리지부 대표이다. 그리고 투기자본 과세운동으로 유명한 프랑스 아딱의 창립 멤버이며, 포르투알레그레 - 반 다보스 정상회담의 조직위원이기도 하다.
인터뷰는 아딱과 프랑스 실업운동에 관한 끄레미유의 활동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또한 한국 운동에 대한 부분적인 평가와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프랑스 국내 문제에 관한 정치적으로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기도 했으나 인터뷰가 진행된 두시간 내내 성실한 자세로 대화에 임했다.
"어떤 운동도 '너무' 전투적일 순 없다"
한국에 온 것을 환영한다. 현재 한국은 비정규직 문제를 중심으로 총파업을 앞둔 투쟁 정국이다
개인적으로 집회나 시위 같은 한국사회의 생생한 모습들을 보고 싶었다. 며칠 전 반세계화 활동가들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집회(비정규 노조대표단 삭발식이 포함된 결의대회)를 가 봤다. 한국의 운동은 프랑스에 비해 상당히 활동적이고 전투적이란 느낌을 받았다. 내 생각에 어떤 운동도 '너무' 전투적일 순 없다. 단지 '덜' 전투적인 운동이 있을 뿐이다. 한국과 비교할 때 프랑스의운동은 활동성이 부족하고 많이 분열되어 있는데 그것이 문제다. 노동자들의 시위와 파업은 필수적인 것이고, 그 자체로 긍정적이다.
프랑스의 노조 조직률은 8% 정도 되는데 유럽에서 가장 낮다. 5개의 대형 노총이 있고 그외 다수의 군소조직이 있다. 그리고 정치조직으로는 사회당, 녹색당, 공산당 그리고 LCR과 노동자투쟁정당인 리뜨부리에가 있다. 말미의 두 정당은 원내 의석이 없고 정치적 영향력은 적지만 LCR은 사회운동 내에서의 영향력이 크고, 리뜨부리에는 노조운동내에 영향력이 큰 편이다. 이런 조건 속에 아딱이 있다.
최근 국내에는 Schumann, Harald/ Grefe, Christiane/ Greffrath, Mathias 등이 쓴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에서도 비정규 노동자들과 실업자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 됐는데 이것은 프랑스 우파의 정책적 실패 때문이 아니라 세계화에 따른 정책이었기 때문에 한 나라 안에서만 머물러 대응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는 결론을 얻었다. 빈곤, 실업, 고용, 비정규직의 문제들은 전세계적인 사회문제다.
당시 영미계 경제학자 토빈이 '국제자본에 대해 과세하자'는 토빈세를 제안했고 이런 초국적 자본들이 자본의 세계화를 선도하고 있다고 판단하면서 우리는 아딱 결성을 결의하며 첫 번째 목표로 '투기자본 과세운동'을 설정했다. 처음에는 토빈세를 요구하는 활동이 주 였지만 점차적으로 세계화에 반대하는 요구들로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아딱은 좌파 앙상블로 표현 될 수 있다. 다수 구성원은 좌파 정당에 실망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스스로가 새로운 정치기구로 성장하고 있다. 대안적 세계화에 대한 요구로 '정당'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들도 있다. 현재 프랑스에만 매년 20 유로의 회비를 내는 회원이 8만명 정도 된다. 아딱은 세계사회포럼에 함께 참여하고, 여름이면 대학을 빌려 썸머스쿨도 열고, 각종 대안 세계화 책자 발간한다. 올해 유럽사회포럼에는 조직적으로 개입했다. 지금은 공공부문을 사유화 하는 내용의 유럽헌법 조약문제에 대한 반대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덧붙여 프랑스에서는 이제 반세계화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 르팽 같은 우파들 조차 반세계화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 단어는 오염됐고 우리가 모든 형태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 민중의 '대중으로 부터의 세계화'에 대한 고민 속에서 대안세계화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전세계적으로 40여개 넘는 아딱 지부가 있다. 아딱 운동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대안세계화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특별한 정치적 성향에 관계 없이, 특정 정당과 연계 없이 투쟁을 하고 있다. 아딱이 결성되던 당시, 우리는 국제 연대의 필요성을 강력히 느꼈다. 그리고 프랑스 내에는 세계화, 신자유주의 흐름에 강력하게 대응하는 정당도 없었다. 아딱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전세계적인 세계화의 흐름을 막고, 다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단 국제 연대의 창출에 전념했다. 유럽 각국에서 이에 조응하는 흐름들이 자생적으로 나타났다.
아딱이 갖는 중요한 장점 중 하나는 과거에는 실업, 세계 경제 관련 문제가 프랑스 내부의 정치적인 문제였던데 반해 이제는 아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전세계적 문제로 인식하고 있고 이를 통해 전세계적 논의 주제로 확장시켰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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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4일 민주노동당 주최 반세계화 간담회의 끄레미유 |
물론 아딱 내부에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이 있다. 그리고 다양한 논쟁과 비판도 있다. 아딱 활동의 우경화에 대한 우려보다는, 프랑스 좌파 정당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아딱을 중심으로 대안세계화 정당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일정 정도 있는 편이다.
"이제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
아딱이나 유럽 쪽의 대안세계화 운동과 다른 흐름인 라틴 아메리카의 대안 세계화 운동도 요즘 활발하다. 좀 더 직접적으로 권력에 접근하는 라틴 아메리카의 경우, 최근 좌파 도미노 현상이라 불릴 정도로 권력을 잡고 있다. 또한 라틴 아메리카 반세계화 운동의 영향을 받은 메르코수르 협정은 미국 중심의 FTAA를 좌절시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어떻게 평가를 하는지?
사실 프랑스의 어떤 사람들은 브라질 룰라, PT 정당식의 운동을 꿈꾸기도 한다. 아딱은 처음에는 프랑스에 국한된 운동이었으나 차츰 유럽등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아딱류의 운동이 유럽에 국한된 것은 문제다. 라틴 아메리카나 남미 운동의 민중운동과 연계 맺을 수 있을 지는 아직 과제로 남아 있다. 물론 어느 누군가가 왕도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민중 운동과의 열쇠를 지고 있는 것은 아딱이 아니다. 누가 쥐고 있는지 오히려 물어보고 싶다.
예를 들어서 한국은 이라크에 파병했지만 프랑스는 파병을 거부했다. 따라서 전쟁 반대, 평화운동에 대한 한국과 프랑스 운동의 목표는 다르다. 마찬가지로 각국 민중운동의 목표가 제각각 이기 때문에 다함께 조직하기가 까다롭다.
한국의 민주노총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번 한국의 총파업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이 과연 한국정부에만 맞서 싸우는 것인지, 세계화에 맞서 싸우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프랑스에서도 같은 문제가 있다. 자기나라 정부에 맞서 싸우기도 힘든데 당장 전유럽 투쟁, 전세계적인 투쟁을 상상하는 것은 지금으로써는 유토피아적인 생각인 것 같다.
질문을 좀 바꿔 보겠다. 한국의 경우 IMF 이후 실업자가 급증해 실업자 운동이 수면위로 떠오르긴 했지만 주체적 운동으로 상승되지 못했다. 그에 반해 프랑스에서 공단 점거 등 급진적인 실업자 운동이 있었는데
한국과 프랑스의 상황이 다르다. 2차 대전 후부터 실업자 복지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 사람들은 실업 문제를 그리 큰 사회적 문제로 생각하지 않았다. 프랑스는 70년대 이래로 점진적으로 실업률이 높아졌고 현재 10%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실업은 비정상적인 일탈이 아니라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필수적인 부분이라는 의식들이 확산됐고,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의 임금을 억제하거나 삭감하기 위해서 실업률을 일정 수준 이상 항상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 실업자운동을 이어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지만 98년 겨울을 기점으로 CGT같은 노총들도 실업운동에 함께 하기 시작했고 정부도 재정지원을 확대 했다.
유럽 사회포럼이나, 포르투 알레그레 회의에도 참가하고 있다. 현재 내부에서 제기되는 이슈들은 어떤 것이 있나
시간이 거듭 될 수록 세계사회 포럼은 새로운 이슈들을 생산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고 내부 개혁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업운동이나 자본 규제 등의 운동은 단지 일국적인 정치적 근거만을 가지지 않는다. 전세계에 사업장을 가지고 있는 초국적 기업들로부터 발생하는 세계화 현상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자유주의자들은 막강한 자본과 조직을 가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방식이 필요한지에 대해 토론했고 그 결과물의 하나가 유럽 사회 포럼이다. 유럽사회포럼에서 얻어야 할 것은 이미 다 얻었고 이제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 더 이상 똑같은 것을 반복할 필요가 없고 새로운 논점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것이 무엇인지가 고민이다. 물론 그 논점들 중의 하나는 여러 나라 활동가들의 만남으로 시작한 다는 것은 분명하다. 예를 들면 프랑스 안의 '대우'가 문닫는 것은 프랑스 내의 고용문제 뿐만 아니라 한국에 적용되는 문제기도 하다. 이런 문제에 대해 양국 활동가들이 만나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아직 이런 사례가 없는 것 같은데 이런 실질적 종류의 모임들이 생겨야한다.
아딱도 대중시위를 일상적으로 조직하는 것으로 안다. 대표적 구호는 어떤 것이 있나
No Tax Heaven! (투기자본의 세금없는 천국에 반대한다!)




11월24일 민주노동당 주최 반세계화 간담회의 끄레미유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