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전시의 주제는 '내 이웃 사람들', 즉 우리 삶 속에 치열하게, 또는 평범하면서도 그 자리를 꿋꿋하게 지키며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인물 열전입니다" 2004 노동만화전 '들꽃'의 여는 말이다.
이번 만화전에는 강우근, 김지찬, 도단이, 문동호, 배영미, 신성식, 오영진, 오종연, 장진영, 전선봉, 정재훈, 채경환, 최정규, 황우 등이 참여하였다. 참여한 만화가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도무지 공통점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만화를 전업으로 하는 사람, 교사, 주부, 농민, 노조활동가, 엔지니어... 그러나 기획 집행을 총괄하고 있는 도단이 씨는 '노동만화전'에 출품하고 함께 활동하는 데 있어서는 색깔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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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활동중인 김지찬 씨의 '이 땅에 살기 위하여'는 빈곤한 어느 집안 식구들이 겪는 고단한 삶을 웰빙을 풍자해서 그린 만화이다. 두 남매의 마지막 멘트가 최저생계비조차 보장되지 않는 사회적 빈곤의 현실을 드러내는 것 같아 코끝이 찡하다.
도단이 씨는 노동만화전 '들꽃'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을 맡고 있어 많은 작품을 출품하지 못했다고 했다. 평소 어린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만화를 많이 그린다고 한다. 작품 '농담이 아니라'는 2015년 어느 날 정규직 노동자가 길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을 현장 취재하는 장면을 다루고 있다. "세상에 아직도 정규직이 있다니~"라고 놀라워 하는 시민들의 눈 동그란 표정이 재미있다.
문동호 씨의 '내 이웃 아닌 사람들'은 '내 이웃 사람들'의 프레임을 그대로 가져와 부시와 미군, 그리고 파병안을 통과시킨 구더기들을 등장시킨다. 내 이웃 사람들과 내 이웃 아닌 사람들을 한 눈에 대비시켜 시원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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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전문 아줌마로 소개가 된 오영진 씨의 '일하고 싶어요'는 아이 키우는 두 아줌마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자리 구하기, 물가, 육아, 교육비 등등 두 아줌마의 수다 속에 오늘 이땅의 아줌마들이 겪고 있는 삭막한 현실이 자연스레 녹아 있다. 떡볶이 먹는 것조차 자유롭지 않은 아줌마의 표정이 안쓰럽기만 하다.
오종연 씨의 네 컷 만화 '방돌이'는 노보에 잘 어울리는 친숙한 그림이고, 만평으로 내놓은 '결국 우리는', '울고 싶은 놈'은 임단협 등 노동조합의 일상 투쟁에서 쉽게 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자의 입장에서 그 일상을 잘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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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신문 금속노동자에 만 3년째 만평을 기고중인 채경환 씨의 작품은 금속노동자라면 누구한테나 익숙하다. 쉽게 쉽게 그리는 그림 같지만 노동자의 투쟁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있어 시원시원한 느낌을 받는다.
최정규 씨의 '곰씨 이야기'는 아이들의 생활을 세심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그려내기 어려운 작품이어서 눈길을 끈다. 형이 유치원에 가고 없는 동안 동생이 형의 유희왕 카드를 찾아내서 형을 난처하게 만드는 이야기, 나쁜 말을 소재로 아빠와 대화하며 생긴 해프닝 등을 내놓았다.
황우 씨의 잠수함 속에서 호흡 곤란을 느끼는 토끼 이야기를 반영한 '잠수함 속의 토끼'는 박제화된 학교 안에서 신선한 공기를 제공해 주는 교사의 상을 그리고 있다. 투명한 인사관리와 교문지도 안 하는 선생님, 학교 청소하는 선생님, 이제 막 허울 벗은 새내기 선생님 등이 등장한다.
전시는 8일까지, 남산 아래 위치한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데이트 코스 삼아 들러보기 안성마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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